연대별 이민 변천사

입양·국제결혼→가족초청·취업→부유층·전문직
1968년 이민쿼타법 기폭제…48년이후 82만여명 유입

연방이민국(INS)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된 지난 1948년 이후 2001년까지 53년간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은 총 82만6,348명으로 집계됐다.
미주 한인이민사는 1903년 조선인 102명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집단이주하면서 시작됐으나 INS는 한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부터 한국 국적자를 공식적으로 분류 집계하기 시작했다. 한국보다 이민연도가 오래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의 현재까지의 총 이민자를 비교해 보면 필리핀이 158만1,468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은 중국(138만4,311명)과 인도(88만4,692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이민온 한인도 시대별 상황에 따라 변천했다. 50년대가 6·25참전동란에 따른 고아와 국제결혼한 여성들이 주류였다면 60년대와 70년대는 가난을 탈피하려는 생계형 이민이었으며 80년부터는 한국의 경제적 발전에 따른 이민감소, 90년대 이후는 부유층 이민 증가와 IMF사태 이후의 이민증가 등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40년대 - 한국인 이민시작
INS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자의 미국이민은 1941∼50년에 107명이 이민온 것으로 시작됐다. 이중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일제시대부터 해방된 1945년 이후 미국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와 같이 정기적인 항공편도 없고 일반 시민들이 해외여행이나 출국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당시 상황을 볼 때 부유층이나 정부 관계자 등 특수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이기간 미국으로 이민온 일부 한국인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서비스국(OSS)에서 일본을 상대로 특수전을 벌였던 요원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50년대 - 전쟁 고아와 국제결혼 여성
50년대 한국인의 미국 이민배경에는 6·25동란이 가장 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미군과 결혼한 여성과 6·25직후 시작된 한국 고아의 미국 입양이 시작되면서 51년부터 60년까지 한국인 6,231명이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50년대만 해도 지금과 같은 가족이민제도가 없어 미군 남편이나 미군 부모가 입양을 해주지 않는 한 미국이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들 6,000여명의 압도적인 대다수는 미군과 결혼한 여성과 한국 전쟁 고아라는 것이 정설이며 수백명 정도가 국비장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왔다.

◆60년대 - 이민문호 확대로 집단이민 시작
미국정부가 1860년대부터 실시해온 아시안등 유색인종의 미국 이주를 금지하는 법들을 철폐하고 이민 쿼타제를 신설하는 내용의 이민문호 확대법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68년에 들어서야 현재와 같은 가족초청이민이 시작됐다. 또 이때부터 미군과 결혼한 여성들이 부모와 형제자매들을 미국으로 초청할 수 있었다. 60년대 한국인 이민자는 50년대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하면서 3만4,52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한국 국적기가 미국에 취항하지 않았고 한국경제 사정상 미국 이민을 가고싶어도 비행기 경비와 미국 이주에 필요한 자금이 있었던 한국인은 극소수여서 역시 부유층과 국비장학생 등 특수층 이민이 주류를 이뤘던 시기였다.

◆70년대 - 보리고개 탈피 위한 본격 이민 시작
70년대는 가난에서 탈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한국인의 집단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였다. 현재 올드타이머로 불리는 한인들의 상당수가 70년대 이민 왔다. 연탄으로 추위를 녹이고 생일 때나 쇠고기를 먹을 수 있었던 당시 한국인들에게 미국은 모든 것이 풍족하고 풍요로운 지상의 낙원이었다.
특히 72년4월 대한항공이 한국과 미국을 잇는 정기 항공로를 개설한 것은 한국인들의 이민이 폭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대한항공 비행기가 한 대 도착할 때마다 승객 10명중 6명이 LA에 정착하고 나머지는 뉴욕과 시카고 등 타지역으로 흩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당시 한국정부는 엄격한 외환규제 정책을 실시, 이민자들은 말 그대로 몇백달러만 갖고 맨주먹으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70년대 LA를 비롯, 미주 한인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인구가 늘면서 날마다 새로운 한인업소가 문을 열고 LA를 비롯, 뉴욕과 시카고등 한인 밀집지역마다 한인타운이 형성됐다.

◆80년대 - 한국 경제성장으로 이민감소 시작
80년대는 여러 면에서 한인이민형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요소는 단연 한국의 경제 발전과 이에 따른 소득향상이다. 특히 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여건과 한국인들의 자신감은 이민에 대한 관심을 식히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는 INS의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가족초청과 취업이민에 힘입어 80년대까지 매년 증가하면서 매년 3만명을 넘던 미주이민은 87년의 3만5,849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90년대 이후 - 부유층과 전문직 세대 이민증가 등 이민형태 변화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인이민감소는 90년대 말까지 계속 이어졌다. 91년에는 2만명대로 떨어지더니 92년부터는 1만명대를 유지했다. 한인이민자 최대 밀집지역인 남가주는 92년 4.29폭동과 94년 1월 노스리지 지진을 겪으면서 한국으로의 역이민자가 급증했다. 이같은 이민감소는 90년대 말까지 가다가 한국이 IMF사태를 겪으면서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자 2000년과 2001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1년의 경우 1991년에 이어 10년만에 한인이민자가 2만명대를 회복했다. IMF 사태로 한국인들에 대한 이민문호가 좁아지면서 관광비자를 갖고 입국한 후 주저앉거나 캐나다나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는 한국인 불법체류자들이 급증했다. 한인 이민업계에서는 이들 한인 불법체류자를 미전국에 최소한 10만명에서 많게는 2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민자의 유형도 생계형 이민보다는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과 생활여건에 도전하기를 원하는 30∼40대 전문직들의 이민이 두드러졌다. 한국의 인구밀도, 교통체증과 공해 등을 피해 더 좋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위해 해외이민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들 전문직 세대에게 한국의 고비용 교육제도는 미국 이민을 결정하게 하는 또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일제시대 미주이민

7,226명 하와이 집단 이주

INS가 한국인의 미국 이민통계를 대한민국이 설립된 1948년부터야 집계하기 시작, 일제시대의 한국인 이민사는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집단이주가 처음 시작된 1903년부터 조선의 자주권을 강탈한 일본이 당시 조선인의 이민을 중지한 1905년까지 총 7,226명이 하와이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1903년중 16차례의 배로 1,133명이 이주했고 1904년에는 33차례에 걸쳐 3,434명이, 1905년 7월까지 16차례에 걸쳐 2,659명이 도착했다. 이후 해방을 맞은 45년까지 한국에서의 미국 이민은 사실상 끊겼다.

이와 관련 인구조사국은 최근 1910년의 하와이 인구조사 결과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는데 1910년 인구조사는 한국인이 인종별로 처음 포함됐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1910년 하와 이주 총인구 19만1,909명중 한인은 4,533명으로 집계됐다. 또 하와이주 한인인구를 1920년에 4,950명, 1940년에 6,851명, 1950년에 7,030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이는 1950년까지 미주 한인의 대다수가 하와이주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구조사국은 하와이와 알래스카주를 제외한 미 본토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인구를 1910년 462명, 1920년 1,224, 1930년 1,860명, 1940년 1,711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알래카주 한인인구는 1910년 1명, 1920년 10명, 1929년 11명, 1939년 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대별 한인이민자
1941∼50 107
1951∼60 6,231
1961∼70 34,526
1971∼80 267,638
1981∼90 333,746
1991∼2000 164,166
1948~2001 826,347

단위:명 자료:연방이민국


지난 20년간
연도별 한인이민자

1982 31,742
1983 33,339
1984 33,042
1985 35,253
1986 35,776
1987 35,849
1988 34,703
1989 34,222
1990 32,301
1991 26,518
1992 19,359
1993 18,026
1994 16,011
1995 16,047
1996 18,185
1997 14,239
1998 14,268
1999 12,840
2000 15,830
2001 20,742

단위:명 자료:연방이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