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이민연륜 길수록 “미국생활 만족”
절반이 “이민온것 후회한적 있다” 응답
“돈·지위보다 가정이 최우선 가치” 54%
타인종과의 결혼 “내자녀는 안돼” 47%
선조들이 하와이에 첫발을 내딛고 미 대륙을 향해 뿌리를 내린지도 100년이 지났다. 나라 빼앗긴 민족의 서러움을 견뎌내며 피와 땀으로 일궈낸 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 땅에 우뚝 선 한인들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며 코리안 아메리칸의 이름과 기상을 미 대륙에 한껏 드높여 왔다. 본보는 선조들의 얼을 이어받아 자랑스럽게 살아가는 현대의 한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설문조사는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지난 11월 한달 간 실시됐으며 객관성과 보편성 유지를 위해 샘플 집단을 광범위하게 선택하려 노력했다. 1세 한인들과 1.5세 이상 영어세대 한인들을 구분해 1세들은 주로 이민의 만족도 및 미국에 대한 시각을 중심으로 조사했고 1.5세 이상은 정체성을 중심으로 설문했다. 응답자는 1세 234명, 영어세대 242명이다.
▲이민 생활의 만족도
이민 연륜이 깊을수록 미국 생활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년 이상 미국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86%가 이민 생활에 대단히 만족하거나 대체로 만족한다고 대답했고 30년 이상 응답자는 4명 전원이 모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전체적으로는 총 응답자 223명중 4명당 3명 꼴인 78.1%가 만족(36.7%) 또는 대체로 만족(40.4%) 한다고 답변, 한인들의 이민생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체로 불만이라고 밝힌 응답자도 19.7% 였고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2명, 기타 3명이었다.
▲성공 정도
자신들이 평가하는 한인들의 성공도는 근소한 차이지만 실패했다고 밝힌 쪽이 더 많았다. 이 항목에 답변을 한 응답자 231명중 54.5%에 해당하는 126명이 대체로 실패했거나 실패했다고 밝혔고 44.2%인 102명은 ‘성공’ 또는 ‘대체로 성공’으로 답변했다. 세부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말한 한인은 14.7%, 대체로 성공이 29.4%, 대체로 실패가 46.75%로 가장 많았고 실패는 7.7%로 적었다.
또 이민 연령별 성공 정도 역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초기 ‘5년 미만’에서 가장 많은 76.2%가 실패라고 답변했고 ‘5~10년 미만’과 ‘10~15년 미만’이 각각 50%로 절반씩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민 후회 정도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이민 온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온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한 224명중 17.9%는 한두 번 정도 해 본적이 있다고 답변했고 ‘자주한다’고 답변한 사람도 27.7%나 됐다. 반면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이 조금 못되는 104명(46.4%)이었고 ‘모르겠다’는 한인은 17명이었다.
▲ 이민생활의 가치
이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가정과 안정된 생활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질문에 응한 203명중 가정을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한인은 54.7%에 해당하는 111명이었고 안정된 생활이 중요하다고 꼽은 응답자도 50명으로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또 돈과 지위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각각 9.8%와 7.8%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이민 온지 15년 미만의 한인들은 돈과 지위를 이민생활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으나 15년 이상의 한인들은 외형적 가치보다는 가정이나 안정 등 내면 생활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이민 연륜이 많을 사람일수록 가정과 안정을 가장 우선 순위로 두고 있으며 갓 이민 온 한인일수록 돈과 가정, 지위, 안정 및 기타 등 고른 분포를 보였다.
▲자녀들의 타인종 결혼
자녀들 타인종과 결혼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를 묻는 ‘자녀가 타인종과 결혼한다면’ 질문 항목에서는 반대와 찬성 비율은 대략 3대2의 비율로 나타나 의외로 진보적이고 개방적 사고를 갖는 한인들이 많았다. 이민 연수가 깊어 갈수록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 한인들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이민 연수에 관계없어 타인종과의 결혼관은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인종간의 결혼을 할 경우 찬성 또는 묵계적 동의에 해당하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230명중 27.0%에 해당하는 72명이었고 절대 반대를 고수한 한인들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8%였다.
▲자녀 이외 타인의 타인종 결혼
자녀가 아닌 다른 사람 또는 그들의 자녀들이 타인종과 결혼한다면 어떤 입장을 취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찬성 또는 ‘내일이 아니므로 상관하지 않겠다’는 대답했다. 전체 응답자 224명중 70.1%는 찬성 또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밝혔고 반대를 고수한 사람들은 23.2%로 나타나 응답자의 자녀가 타인종 결혼 시 2명당 1명 꼴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결과였다.
특히 자녀들의 타인종 결혼에 반대한 한인들의 적지 않은 수가 자녀 이외의 타인이 타인종과 결혼을 하겠다면 찬성할 수도 있다는 다소 이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이 하면 찬성하지만 내 자녀는 안 된다’는 대답이었다.
▲이혼관
이혼관을 묻는 질문인 ‘이혼에 대한 생각은?’ 항목에서는 많은 한인이 필요하다면 이혼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229명중 70.0%는 할 수 있다고 밝혔고 27.1%는 절대로 안 된다고 답변했다. 또 모르겠다고 답변한 사람은 6명이었다.
▲미국 선호도와 상관관계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미국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와 이민생활의 만족도, 역이민 가능성에 대한 상관 관계도 조사했다.
미국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66.2%인 149명이 좋다고 밝혔고 76명은 싫어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미국을 싫어한다고 대답한 한인들의 절반 가량은 이민생활은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싫어한다’고 답변한 사람의 44.7%가 이민생활 자체는 ‘대체로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대답했고 ‘때때로 만족한다’고 말한 응답자도 39.5%나 돼 미국은 싫어도 이민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을 싫어한다는 응답자중 절반은 미국은 싫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을 ‘싫어한다’고 부정적으로 대답한 응답자의 44.5%는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미국을 좋아한다고 답변한 한인들의 4분의1 가량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으로 돌아갈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한다고 밝힌 사람 중 절반 이상은 기회가 돼도 돌아갈 생각은 없다며 미국 생활에 상당한 만족도를 표시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