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집
▶ 최악 실업률, 연쇄 저격범‘고향’오점
주민발의안 위력발휘, 주의회 제치고 세금인상 저지
보잉 3만명 감원, 시애틀·타코마 항 봉쇄 조치도
올해 워싱턴주 뉴스는 워싱턴 DC에서 발원하는 굵직굵직한 전국, 또는 국제 뉴스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신기한 것은 그 전국 뉴스들이 대부분 워싱턴주와 연관됐다는 점이다. DC에서 시작된 연쇄저격 사건의 범인들이 한때 워싱턴주에 거주했다는 것, DC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 전국을 짓누르고 있는 장기 경기침체가 워싱턴주와 이웃 오리건주의 실업률을 전국 최악으로 떨어뜨렸다는 것 등이 그런 뉴스들이다. 다음은 AP 통신이 선정한 금년 워싱턴주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
1. 연쇄저격범 워싱턴주 행적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13명을 연쇄적으로 저격, 그중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존 앨런 무하마드(41)와 존 리 말보(17)가 10월 24일 체포된 후 그들이 한때 타코마와 벨링햄에서 거주했었고 범행에 사용된 무기의 출처가 타코마 총포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사의 불똥이 시애틀 지역에 떨어졌다. 말보는 무하마드의 전처 소생 아이를 돌보던 베이비 시터를 총격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어 타코마 경찰이 아직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2. 경기 침체, 실업률 최악
9·11 테러사태 이후 보잉에서만 3만여명의 종업원이 해고되는 등 워싱턴주 실업률이 한때 7%를 상회, 오리건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실직사태를 빚었다. 손창묵 주 수석 경제 분석관은 워싱턴주의 캄캄절벽 같은 경기가 지난 2000년 마지막으로 누렸던 호황 상태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4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요즘도 워싱턴주의 푸드 뱅크에는 한때 기부금을 냈던 사람들이 무료 급식을 받으러 찾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3. 항만폐쇄로 이어진 노사분규
지난 9월 선주-부두노조 간의 임금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선주협회는 시애틀과 타코마 등 워싱턴주 항구를 포함한 서부 해안의 29개 항만시설을 전격 폐쇄, 부두 노동자의 출입을 금했다. 연간 3천억달러 상당의 무역 물동량을 취급하는 이들 항구가 폐쇄되자 식품, 제품 원료 및 부품 등이 하역되지 못해 하루 1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항만폐쇄는 부시 대통령의 태프트-하틀리 법 긴급발동에 따라 10일만에 재개됐다.
4. 세금 신설 반대 주민발의안 득세
워싱턴 주민들은 게리 락 주지사 등이 교통개선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한 개솔린 세 인상안 을 11월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부결시켰다. 이 안은 개솔린 세를 갤런당 9센트씩 부과, 10년간 77억달러를 모아 도로 신설 및 개·보수에 사용하도록 했었다. 반대표를 던진 주민들은 대부분 이 안이 대중교통 수단 개선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락 지사는 주민투표에서 부결됐지만 교통개선은 여전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5. 가톨릭 신부들 잇단 성추행 피소
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가톨릭 교회 신부들이 전국적으로 유난히 많았던 해이다. 시애틀과 스포켄에서도 어린이 성도착증의 신부로부터 소년 시절 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신자들이 신부와 교회를 상대로 제소, 교계와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6. 마이크로소프트 끝내 승리
반 독점법 위반으로 제소돼 연방법원으로부터 회사분리라는 치명적인 명령까지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합의안 도출에 성공, 4년여 끈 송사가 원만히 해결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등 9개주 정부가 합의안 수용을 반대하고 더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케이스를 맡은 또 다른 연방지법 판사는 연방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사 간의 합의안이 하자 없다고 판결했다.
7. ‘30 마일’산불 악몽
지난해 노스 캐스케이드 산맥의 30 마일(Thirty Mile) 지역 산불 진화작업에 동원된 소방관 4명이 질식사한 후 사고 원인을 정밀조사 해온 연방 직업안전 및 건강국은 연방 삼림국이 소방관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진화활동을 벌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8. 아프간 전투 첫 전사자 나와
퓨얄럽 출신이며 그린베레 부대 소속으로 아프간에 파병된 나단 채프맨 상사(31)가 1월 4일 현지에서 부족 지도자들과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매복한 적병의 저격을 받고 사망, 아프간 파병 미군 전사자 1호로 기록됐다. 그의 미망인은 장례식에서“남편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싶어했던 조용한 직업군인이었다”고 술회했다.
9. 회교 개종자 우자마 구속
시애틀 태생으로 회교 신자가 된 제임스 우자마(36)가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7월 체포돼 시택 연방구치소에 수감됐다. 우자마는 알카에다를 위해 오리건주 벽촌인 블라이에 지난 1999년 테러범 훈련기지를 설치하도록 음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10. 고아 범고래의 귀향
캐나다 수역에 사는 범고래 떼에서 떨어져 나온 새끼 고아 범고래가 퓨젯 사운드 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프링어’라는 별명이 붙은 이 두 살 짜리 고래는 지나가는 배에 접근하는 등 사람들에 친근감을 보였으나 피부병을 앓는 데다 굶주림에 시달렸다. 국립 해양어류국은 이 고아 고래를 생포, 안전하게 캐나다 수역으로 옮겨 무리와 재회토록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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