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연예계를 대표하는 인물을 뽑았다.
방송 영화 가요 등 세 분야에서 올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했고, 대중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인물들이다.
장서희(방송) 설경구(영화) 윤도현(가요)이 그 주인공. 이들이 ‘올해의 인물’로 뽑힐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세 스타에게 직접 들었다.
경쟁자로 혹은 동료 등 주인공을 만난 사연은 다르지만 가장 정확한 표현을 해줄 수 있는 하희라 송윤아 미나 등이 각각을 설명했다.
▲’광복절특사’ 송윤아가 본 설경구
경구 오빠는 ‘배우’다. ‘뭘 해도 배우 느낌이 난다’는 말을 듣는 건 아마도 모든 배우들의 가장 큰 소망일 텐데 오빠가 그렇다. 어떤 몸짓, 어떤 말을 해도 오빠는 ‘배우’다.
영화 <광복절 특사>를 찍고 난 후 가장 좋았던 건 흥행이 잘 돼서도, 상을 받아서도 아니다. 영화를 찍는 동안 오빠와 친해진 게, 오빠에 대해 알게 된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영화산업이 도박장처럼 변해버린 현실에서 연기력과 흥행을 모두 이끌어가는 배우라는 점에서 오빠의 이름은 더욱 빛을 발한다.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 특사> 등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오빠를 본 전국의 영화팬들은 모두 700만 명이 넘는다.
흥행 뿐 아니다. 난 <박하사탕> 보다 <공공의 적>을 보고 나서 경구 오빠의 연기력에 경탄했다. <오아시스>는 또 어떤가.
설명이 필요 없다. 난 설경구라는 배우가 어느 누가 봐도 소름 돋는 연기 뿐 아니라 흥행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아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영화 배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영화 촬영장의 막내 스태프들 까지 세심하고 챙겨주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오빠는 충분히 ‘올해의 영화인’이다. 앞으론 ‘세기의 배우’가 되리라 확신한다.
▲라이벌 드라마 하희라가 본 장서희
<인어아가씨>와 내가 출연한 KBS 1TV 일일극 <당신 옆이 좋아>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지만 솔직히 나도 가끔씩은 “오늘 아리영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할 만큼 <인어아가씨>의 장서희는 단연 화제다.
몇 달 전 장서희로부터 “주인공 되고 나니 조명 각도까지 달라지더라”는 말을 듣고 코끝이 시큰했다.
<인어아가씨>가 방송되기 훨씬 전 장서희가 새 배역을 위해 살사춤과 드럼을 배우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접했을 때 난 어느 정도 장서희의 도약을 짐작하고 있었다.
당시 출연 약속했던 타 방송사의 드라마까지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정신으로 임했을 것이 분명하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는 말을 믿는다.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기회가 자신에게 스쳐 지나가는 것조차 모르는 법이다.
연기자에게 가장 좋은 보약은 무엇보다 자신감이다. 장서희는 <인어아가씨>를 계기로 엄청난 자신감과 연기자로서의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그의 승승장구가 마치 내 일처럼 기쁜 이유는 연기자의 성실함이 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월드컵 가수’ 미나가 본 윤도현
월드컵을 통해 알려지고 가수의 꿈까지 이뤄 내 이름 ‘미나’ 앞에는 항상 ‘월드컵’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하지만 윤도현 선배는 내가 아직 일반인으로 경기장을 찾아 다닐 때 <오 필승 코리아>로 이미 월드컵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월드컵 가수’인 내 입장이 아니라 일반인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올해는 당연히 월드컵의 해이고, 2002년을 대표하는 가수로 윤도현 선배가 뽑히는 것은 당연하다.
월드컵 기간 동안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어디서나 울려 퍼지는 선배의 노래를 들으면 한국팀, 나아가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가슴 속에서 맹솟음쳤다.
내가 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혀 알려지게 된 계기였던 월드컵 4강 독일전이 열린 서울 상암 경기장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가 제일 많이 불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수가 되고 나서는 윤도현 선배가 가요계가 바뀌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도 알았다.
요즘 활동을 하면서 보면 어느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을 가던 록 그룹이 한, 두 팀은 꼭 있다. 윤도현 선배가 월드컵으로 주목 받으면서 일반 가요 팬들이 록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결과라고 방송 관계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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