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날 한국·LA 표정투표를 불과 8시간 남겨놓고 터져 나온 정몽준 국민통합 21 대표의 노무현 후보지지 철회 발표로 선거판이 한바탕 요동쳤던 16대 대선투표는 19일 별다른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LA한인사회도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 선언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예측으로 하루종일 술렁였다. 한국과 LA의 선거일 표정을 정리했다.
한국 스케치
“정대표 처신 잘못”
곳곳 토론모습◎…투표일 아침의 화제는 단연 정 대표의 지지철회 발표였다. 아침에야 방송을 듣고 이를 알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으며 전날 밤 긴급뉴스를 통해 알고 있던 유권자들은 갑자기 불어닦친 ‘정풍’이 대선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종로구청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내가 누구를 지지하는 차원을 떠나 정 대표는 처신을 잘못했다”며 “제2의 이인제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 대표의 폭탄발언 하루가 지난 19일에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정이 훨씬 넘도록 정 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하면서 발언철회를 모색했던 민주당은 모든 노력이 무위로 끝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당사 10층에 위치한 상황실을 중심으로 전국의 투표상황을 수시로 파악하면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당 관계자는 “국민과의 약속을 깬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도 “오히려 동정표가 몰릴 수도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지지철회 발표가 나오자 대선기간 내내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던 한나라당은 뜻밖의 횡재를 한 듯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지철회 소식이 나오자마자 이를 모든 당직자들에게 알리고 분석작업을 벌였던 한나라당은 19일 아침 대세가 굳어졌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정풍이 등장하면서 각 여론조사기관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운을 걸다시피 매달려 온 자신들의 조사결과가 정풍으로 변동이 불가피해지면서 졸지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그나마 재조사를 실시할 시간마저 없어 한숨만을 내쉬고 있다.
“누가 이길까” 얘기꽃
하루종일 술렁
◎…이날 남가주 한인들은 한국 대선 투표 진행 상황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며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인들은 직장과 샤핑몰 등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대선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며 의견을 묻고 대선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한인들은 특히 대선 투표가 시작되기 불과 한 두시간 전에 터져 나온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지철회 선언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모습이었다.
◎…점심시간 타운내 식당 등에 모인 한인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의 지지철회 선언이 단연 최대의 화제거리. 이회창 후보를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반면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노 후보 당선에 대한 희망을 버리자 않았다. 고향이 부산이라는 60대의 김모씨는 “정몽준씨의 갑작스런 지지철회 선언으로 이회창 후보의 승리는 100%확실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60대의 강모씨는 “정몽준씨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그룻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들 장난을 보는 것 같았다”고 정씨를 비난하기도 했다.
◎…한인들은 정 대표의 지지철회 선언에 대해 뭔가 또다른 배경이 있었을 거라며 각기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LA에 사는 한인 김모씨는 “정몽준씨가 현대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한인 박모씨는 “정몽준씨가 후일을 위해 이회창씨를 돕기로 하고 이 후보측와 사전 조율을 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남가주 지역의 각 당 후보 후원회는 이날 한국에서 시시각각 전해지는 대선 소식에 따라 표정이 엇갈리는 모습. 이회창 후원회 회원들은 “이제 대세가 기울었다”며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확신한 반면 노무현 후원회측은 정 대표에 대해 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노무현 후원회의 최희만 회장은 “노 후보의 당선을 의심치 않았는데 정몽준씨의 갑작스런 지지철회 선언으로 맥이 빠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울=황성락 특파원,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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