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양한 보조 프로그램으로 내 집 장만을 하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건축업자나 셀러로부터 다운페이먼트를 받아 주택을 사는 방법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비영리 기관인 증여그룹(gifting group)을 통해 이뤄지는 이 프로그램은 바이어들에게 다운페이먼트를 주고 이를 다시 주택판매자로부터 회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들 비영리 기관들을 통해 다운페이를 지불, 주택을 구입하는 케이스는 월 1만 7,000건여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국 주택거래량의 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증여그룹서 돈 내주고 셀러로부터 회수
월 17,000여건…주택거래량의 3% 차지
모기지 융자한도 144,000~261,000달러선
■어떻게 지원 받나
예비 주택구입자가 다운페이먼트를 낼 돈이 부족할 경우 주택 건축업자, 융자기관, 부동산 에이전트는 비영리 증여그룹의 무상 다운페이먼트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 준다. 증여그룹은 다운페이먼트를 대신 내주고 이후 건축업자나 판매자로부터 동일한 금액을 기부 형식으로 받아낸다.
증여그룹은 다운페이먼트와 함께 수수료를 받아내 이중 일부는 커뮤니티 개발을 위해 활동하는 구호기관에 기증하기도 한다. 단, 건축업자가 기부형식으로 제공한 다운페이먼트 금액은 주택판매비용에 추가되기 때문에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건축업자 뿐 아니라 개인적인 주택판매자도 마땅히 집 살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소수계의 주택소유율 확대를 위해 처음 시작됐으나 인종과 소득수준에 대한 구별 없이 운영되고 있다. 단 연방주택청(FHA)이 보증하는 다운페이먼트를 증여 받은 주택구입자의 모기지 융자한도는 14만4,000~26만1,000달러로 실제 이 프로그램을 통한 고가 주택구입은 불가능하다.
연방모기지 융자기관인 패니 매나 프레디 맥은 이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기지 융자를 사들이지 않으나 지니 매(Ginne Mae), 정부 전국모기지협회(Government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 등에서는 이를 재구입한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비영리단체는 ‘느헤미야’(Nehemiah Corp.)다. 메릴랜드 주 게티스버그의 ‘아메리드림 채리티’(Ameridream Charity Inc.), 유타주의 ‘네이버후드 골드 오브 프로보’(Neighborhood Gold of Provo), 일리노이주 이스트 던디의 ‘파트너스 인 채리티’(Partners in Charity) 등도 느헤미야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택소유율 확대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언제 시작됐나
연방모기지 기관인 프레디 맥 등에서도 이전부터 다운페이먼트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지만 자격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회를 제공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반면 융자기관들은 다운페이먼트를 증여받은 주택구입자는 채무불이행(default)의 가능성이 커 융자를 꺼렸고 프레디 맥과 패니 매도 모기지를 사들이지 않았다.
연방주택청(FHA)도 차압 가능성과 주택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모기지 보증을 꺼렸으나 1998년 모기지 보증을 결정했다. 이후 다운페이먼트 증여 프로그램으로 5,000여 도시에 걸쳐 13만여 주택구입자가 혜택을 봤다. FHA는 증여하는 다운페이먼트의 금액을 주택가의 최소 3%로 정해놓고 있다.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일부지역에서는 다운페이먼트 증여 프로그램이 주택 붐을 받쳐주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콜로라도주 덴버로 전체 판매량의 8~10%가 구입자가 다운페이먼트를 증여받은 주택이다.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 감사원은 증여 프로그램을 통한 모기지 융자의 채무불이행 확률은 일반 모기지의 평균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이 감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주택차압이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모기지 융자기관에 부담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주택판매자들이 증여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택가를 아예 올려서 판매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번 올라간 주택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과적으로 주택가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운페이먼트를 증여해준다는 겉모습과는 달리 주택구입자는 동일한 금액을 부담하면서, 주택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택판매자가 제공한 펀드를 이용해
다운페이먼트하고 집을 구입하는 과정
1. 예비 주택구입자가 집을 사기로 결정했으나 다운페이먼트를 할 충분한 돈이 없을 때.
2. 부동산 에이전트, 융자기관, 건축업자, 주택소유주가 느헤미야를 비롯해 다운페이먼트 증여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비영리 단체를 소개시켜줌.
3. 주택구입자는 증여받은 돈을 이용해 다운페이먼트하고 연방주택청(FHA) 보증 모기지 융자를 이용해 주택을 구입.
4. 주택판매자는 느헤미야 등의 증여그룹에 소정의 수수료를 포함한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되돌려 줌.
<배형직 기자>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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