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 4~10% 리드… 북핵등 막판 변수
근소차 승부 5% 차이땐 우열 못가려<서울-황성락 특파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이번 주말이 대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는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엇갈리는 접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 11월26일 이후 선거법에 따라 언론기관 및 정당들은 자체여론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해 오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조사결과들에 따르면 아직 노 후보가 조사기관에 따라 최소 4%, 최고 10%대 이상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과 핵시설 운영 재개, 수도이전 등 표심과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14일 현재 실제 지지율은 이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적어도 16일 열릴 합동토론회 직후 진행될 여론조사 결과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주말과 토론회를 통해 이 후보가 평균 격차 5% 이내에 들어설 경우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접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당일의 날씨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만약 비 또는 눈이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2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이 후보에게 유리해 질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내용들이 투표결과로 그대로 나타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적지 않다. 3,499만명의 총유권자중 20%가 부동표로 추정되고 있는데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속내를 감추는 유권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기관이 실시한 특정지역 지지율 조사에서 한때 80%대에 이르렀던 것이 최근 갑자기 60%대로 급감하기도 했다.
정당 관계자들은 한국의 선거문화가 개선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지지후보를 공개하지 않는 사례들이 크게 늘어나 실제 표심을 읽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이신범 전 의원은 “얼마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계속 뒤졌던 이명박 후보가 결국 승리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LA출신 민주당의 유재건 의원도 “허수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현재의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현장 스케치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당사에 마련된 기자실과 대변인실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앙당사에 마련된 기자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보도자료와 계속되는 대변인들의 공방전으로 연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며 방송매체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선거관련 기사를 기자실에서 생방송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 한국대선을 취재하려는 외국언론들의 후보 인터뷰 신청도 쇄도하고 있어 당직자들이 이를 정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으며 학연이나 지연 등을 앞세우며 각 당을 찾는 인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때문에 각 정당 관계자들은 후보들의 대선유세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양해를 구한 뒤 돌려보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으며 후보와의 직접 만남은 사실상 거의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당의 광고전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양당은 언론매체들을 통해 정책설명 및 상대 후보의 문제점에 대해 서로 맹공을 퍼붇는 광고들을 잇따라 게재하면서 후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선후보들의 경쟁 못지 않게 TV방송 매체들도 본격적인 보도경쟁에 돌입했다.
각 방송사들은 벌써부터 ‘새 대통령을 가장 먼저 만나게 해주겠다’는 안내를 주요 시청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광고하는 한편 다양한 첨단 시스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가장 편하게 대선결과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동안 입을 다물었던 유권자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아직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대선분위기를 읽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이 다가오면서 직간접적인 화법을 통해 특정후보의 당선가능성 및 필요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점차 눈에 띄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해 질 전망이다.
영등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식씨는 “이젠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어떻게 다룰지를 아는 세상”이라며 “과거와 달리 지방색을 지적하거나 특정후보를 유난히 강조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진지한 표심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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