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음식들…미각 돋워
산스크리트어로 탄트라(Tantra)의 의미는 여러 가지다. 영적 각성, 우주적 에너지와의 조화, 친밀감, 신비, 관능... 바그완 오쇼 라즈니쉬를 비롯한 수많은 인도의 성현들은 평생을 두고 탄트라를 설법했다.
산스크리트 경전에서는 탄트라를 신성으로 도달하기 위한 남성적 에너지(시바)와 여성적 에너지(샥티)의 명상적이면서도 성적인 수행이라 묘사한다. 양극이 부딪히는 순간 우주에서는 생명을 창조할 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생성된다.
실버레이크 지역에 새로 문을 연 인도 레스토랑 탄트라는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오감을 일깨우는 신비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낮게 깔린 조명과 디제이가 트는 라운지 뮤직은 꼭꼭 닫아 두었던 감각 세포의 문을 서서히 열게 한다. 남국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들여놓은 건축 구조는 세상 떠난 왕비를 위해 타지마할을 지었던 샤자한의 궁전에서뿐만 아니라 탄트라에서도 발견된다.
대리석으로 만든 못에 꽃잎과 촛불을 띄워 놓으니 그 반사된 이미지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듯 아름답다.
청동으로 만든 커다란 문은 몽골 제국의 건축 양식 그대로다. 금방이라도 저 큰 문이 열리며 온 몸을 보석으로 치장한 마하라자들이 코끼리에서 내려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올 것 같다. 높은 천장으로부터 휘장처럼 내려온 헝겊들은 타오르는 촛불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카노피 스타일로 드리워진 옷감들은 크리슈나를 맞기 위해 몸을 단장하는 라다의 사리처럼 아리땁다. 코끼리의 얼굴을 가진 가네쉬 신은 저 높은 곳에서 인간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저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뜨 가르그(Sat Garg)는 인도의 영향을 받은 화려한 헝겊과 조명으로 관능적이면서 육감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식사 때 손님이 방문하는 것은 신이 우리들을 찾아오는 것이라 믿고 있어서일까. 인도인들은 손님 대접에 있어 진실하고 따뜻하다. LA 인도 식당의 대명사인 인디아즈 오븐(India’s Oven)을 오픈하고 경영해온 나브라즈 싱(Navraj Singh)은 시크교도로 두터운 터번을 쓰고 미소로 손님들을 반긴다. 런던의 유명 레스토랑 자이카(Zaika)의 요리사 비네트 바티아(Vineet Bhatia)가 개발한 메뉴는 클래식 인도 요리에 전세계 요리의 영향이 더해진 독특한 음식. 전통적인 인도 기름인 기나 크림 대신 올리브 오일을 사용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탄트리니스(Tantrinis), 인도의 일몰(Indian Sunsets), 봄베이 스매쉬(Bombay Smash) 등 이국적인 이름을 가진 칵테일은 맛 또한 이국적이다. 라운지에서 칵테일 잔을 기울이며 가벼운 안주를 나누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다.
탄두리 오븐에서 구워낸 연어인 둔가르 마클리 티카(Dhungar Machli Tikka)는 꿀과 겨자 그 밖의 향으로 양념해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하다. 달고 매운 양극의 맛을 한 접시 안에서 조화시킨 것 역시 매우 탄트라적이다. 왕새우 튀김(Sevian Tale Jhinge), 베이즐과 민트로 양념한 닭고기(Hara Murg)는 다양한 향료를 가미해 새로운 맛.
인도 만두 사모사(Samosa)는 두부와 시금치로 속을 채운 건강식이고 브로콜리 요리(Malai Phool)는 치즈와 요거트를 섞어 볶아 맛이 깔끔하다. 조갯살 요리(Mulayam Rattan)는 고추와 레몬으로 맛을 내고 코코넛 우유에 데쳐 내 혀를 감싸듯 부드럽다. 어떤 걸 먹을까 고민되는 당신이라면 탄트라 플래터(Tantra Platter)를 시키면 된다. 요것 조것 골고루 조금씩 담아내 탄트라의 요리를 맛보기 할 수 있으니까.
매기 구이(Nariyal Catfish)는 코코넛 마살라로 맛을 냈고 새우 코코넛 카레(Dakshini Jhinga)는 남인도 방식으로 조리해 기름기 별로 없는 깔끔한 맛이 특징. 사프론과 생강으로 조리한 아구(Kesari Monkfish), 푼잡 스타일의 카다이 마살라에 버무려 낸 왕새우 요리(Kadai Adraki Jhinga) 등 창조적인 요리가 아주 다양하다. 밥 생각이 난다면 바스마티 라이스를 구리 그릇에 담은 볶음밥(Ghosht Dum Biryani)을 주문하자.
▲종류: 현대화된 인도 요리.
▲오픈 시간: 화-일요일 오후 6-11시까지. 바는 새벽 2시까지 오픈 한다. ▲가격: 전채는 6-12달러, 메인 디쉬는 11-16달러, 야채 요리는 7-8달러. 난 브레드 등 사이드 디쉬는 2-4달러. 바의 칵테일은 7달러. 바 메뉴는 6-9달러.
▲주차: 발레 파킹 3달러 50.
▲주소: 3705 Sunset Boulevard Silverlake, CA 90026 한인타운에서 Sunset Bl.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보면 Edgecliff와 Lucille 사이 왼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663-TANTRA (8268).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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