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와 가장 잘어울리는‘허브’
항균성분으로 병충해 억제, 진정 효과도
종류 40가지…티로 마시면 변비등에 탁월
아직 베이즐(basil)이 뭔지 잘 몰랐을 때, 마켓의 과일 야채 섹션을 지나다가 놀랍도록 강하고 향기로운 냄새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베이즐은 적은 양의 한 묶음만 사오더라도 집에 오는 동안 차안에 꽉 차게 하는 그 향기로 계속 기억된다.
토마토와 가장 잘 어울리는 허브로, 파스타를 즐겨 요리하는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베이즐은 기르기도 쉽다.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1년 내내 해도 많이 나고 온도가 섭씨 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는 화단이나 부엌 싱크대 앞 창문가 작은 화분에서 베이즐을 키우기가 더욱 쉽다.
베이즐은 원산지인 동남아시아에선 이미 5천년 전부터 재배되었으며, 현재는 요리용 허브로 전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향수로도 샤용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리스어로 베이즐이 왕(king)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니, 얼마나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베이즐은 강한 향과 항균 성분으로 인해 병해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베이즐의 종류는 약 40가지가 넘는데, 그 중 제일 흔한 것이 스윗 베이즐이라 불리는 종으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음식에 사용된다. 베이즐 잎은 억세지 않고 연해서 쉽게 이파리에 상처가 나고 순간 진한 향을 발한다. 민트과의 허브답게 베이즐에는 소화를 돕는 기능이 있어서, 밥을 먹은 후 민트 티를 마시듯 말린 베이즐로 우려낸 티를 마셔도 복통, 구토, 변비에 좋은 효능을 볼 수 있다. 또한 베이즐에는 약간의 진정제 역할을 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두통이나 신경 안정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베이즐을 기를 때는 해가 잘 들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 풍부한 영양분이 있는 흙에서 길러야 한다. 특히 따뜻한 기온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심을 때도 날씨가 충분히 따스해진 뒤에 심어야한다. 가장 적당한 온도는 화씨 70도, 실내에서도 햇빛만 충분히 받는다면 실외와 마찬가지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좀 더 풍부한 양의 큰 잎사귀를 얻기 위해서는 자주 잘라내줘야 하는데 특히 꽃대는 생기자마자 잘라주어야 영양분을 빼앗기지 않고 싱싱한 이파리를 얻을 수 있다. 평균 2~3주에 한번씩 가지치기를 해 주어야 한다.
베이즐 잎을 수확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맑은 날 아침 이슬이 모두 증발한 직후다. 해가 중천에 떠서 너무 더워지면 이파리가 너무 마르기때문에 그 전에 따는 것이 좋다. 딸 때는 잎이 붙은 줄기가 약 ¼ 인치 남도록 따야 계속해서 싱싱하게 유지될 수 있다.
베이즐은 말려서도 많이 쓰는데, 말릴 때는 소량을 묶어서 통풍이 잘 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거꾸로 매달아 말리거나, 전자렌지에 넣고 낮은 온도에서 말려도 된다. 그렇지만 말려서 쓰는 것 보다 얼린 베이즐을 쓰는 것이 훨씬 더 맛과 향기에 있어서 그 신선도가 살아있는 베이즐과 가깝다.
이탈리아 파스타 ·피자소스
특히 월남국수등에 많이 사용
베이즐은 주로 이탈리아, 지중해, 태국, 월남 음식 등에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이탈리아 음식에는 토마토와 함께 어울려 맛있는 파스타나 피자 소스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파스타 요리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한 때 월남국수에 중독이 되어 라임만 봐도 월남국수 생각이 나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때가 있었는데, 아마도 한 잎씩 뜯어서 국물에 넣어서 먹는 베이즐 때문에 더 월남국수와 쉽게 친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베이즐이 들어가는 음식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지만, 대표적인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1. 피자나 파스타에 뿌려 먹는다-말린 베이즐의 부스러기나 잘게 썰은 생 베이즐 잎을 토마토가 들어간 소스로 만든 피자나 파스타에 먹기 직전에 뿌려서 먹으면 특유의 향이 감비되어 훨씬 훌륭한 맛을 낸다.
2. 카프리 샐러드 (Capri salad)-이탈리아 식당 메뉴의 샐러드 섹션에서는 거의 항상 Insalata Caprese 를 찾을 수 있다. 얇게 썬 토마토 위에 신선한 모자렐라 치즈 썬 것을 얹고, 그 위에 싱싱한 베이즐 잎을 얹은 후, 약간의 발사믹(balsamic) 식초와 질 좋은 올리브 오일을 뿌려서 먹는 매우 신선하고 고소한 샐러드이다.
3. 페스토 (Pesto)-베이즐 이파리, 잣,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파미잔(Parmesan) 치즈, 마늘을 블렌더에 넣고 함께 갈아 만든 소스로 주로 파스타 소스로 쓰인다. 페스토로 만드는 것은 얼리는 방법 외에 베이즐을 가장 오랜 시간동안 상온에서 변질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탈리아 북서쪽 지방 사람들이 베이즐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했다. 남쪽지방 사람들은 여기에 말린 토마토 (sun-dried tomato)를 넣어서 붉은 페스토를 만들어 먹었다.
4. 토마토 소스-베이즐은 토마토 요리에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허브. 껍질 벗긴 토마토에 버터를 약간 넣고 마늘, 올리브, 베이즐을 넣어서 오랜 시간동안 약한 불에 끓이면 훌륭한 토마토 소스가 된다.
■ 장보기
서너개의 줄기가 포함된 작은 베이즐 화분은 홈 디포(Home Depot)에서 일년 내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가격은 작은 화분 하나에 2달러 정도 한다. 마켓에서는 민트, 오레가노 등의 허브와 함께 야채 섹션에서 찾을 수 있는데, 보통 투명하고 납작한 플라스틱 통 속에 들어있기도 하고, 파빌리언 (Pavilion) 이나 홀 푸드 (Whole Foods) 마켓에서는 싱싱한 베이즐 묶음을 작은 물 통속에 넣어서 한 묶음씩 팔기도 한다. 가격은 플라스틱 통 속에 넣어서 판매하는 것이 현재 앨벗슨스 (Albertsons)에서 1온스에 1.69달러이며, 묶어서 판매하는 것은 그때그때 가격에 차이가 있지만, 대략 한 묶음에 3~4달러 정도다. 고를 때는 잎의 색이 고르게 푸르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으며, 건조한 느낌이 들거나 적갈색 점이 발견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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