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대화를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초·중·고등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표면상으론 학교의 안전도, 교사들의 교육수준과 경험, 학생들의 출석률 및 중퇴율, 대학 학점을 인정하는 AP시험 통과율, 대학 진학률 등 여러 가지로 분류되고 그 초점이 바뀌어 왔다 해도 결국 시험성적, 즉 다른 학교와 비교할 수 있는 평가기준시험(norm-referenced test) 성적이 가장 두드러지는 기준이라 본다.
매년 발표되는 학교간의 비교성적(최근 가주에서는 Academic Performance Index를 도입했음)은 학교의 평판을 뿐 아니라 학교 주위의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학업을, 특히 대학진학을 어느 나라보다도 중요시 여기는 한국에서는 대학 입학 수능시험이 어려워진다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유명한 사설학원 주위의 부동산 가격이 뛰었다는 뉴스를 들은 기억이 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겐 이제는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지식을 열심히 가르침으로써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게끔 시험의 압력은 계속되는 것 같다.
이곳 교사들도 가주 학습기준에 맞추어 교과과정을 가르침과 동시에 스탠포드 9 테스트(2003년부터 가주는 CAT 6로 바뀜)와 같은 평가기준 시험의 내용을 출제사에서 교사들을 위해 준비한 책을 통해 미리 파악하고 학생들이 익힐 수 있도록 평가기준 시험의 문제 방식으로 제출하고 사지선다형 시험을 효율적으로 치르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등의 노력을 여러 학교들이 기울이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교사가 순수하게 수학, 문학, 과학, 역사 등을 가르쳐야 할 귀중한 수업시간에 평가기준 시험 대비를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심지어는 수치라고 여기는 교사들의 의견이 현저하게 지배적인 가운데 필자의 학교에서도 며칠 전 교사 연수를 ‘Standards to Standardized Testing’이란 제목 아래 연사를 모시고 갖게 되었다. 많은 교사들이 평가기준 시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고 각자의 수업준비에 평가기준 시험 준비를 증대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학교를 떠나 사회에서도 승진 시험, 자격증 시험, 전문분야의 시험 등이 있으므로 평가기준 시험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시험 잘 보는 요령을 한번 배워 놓으면 평생 그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떠나 치르는 시험 중 전문직인 교사,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이 되기 위한 시험뿐 아니라 단순한 직업으로 인식되는 맥도널드의 직원들에게도 승진시험이 있다.
이번 연수의 연사는 이 맥도널드 직원 승진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은 ‘햄버거 유니버시티’에 입학이 허락되며 그들만의 평가기준 시험을 통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예로 들며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평가 기준 시험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연수내용은 교사들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것이었지만 학부모님들께서 응용하실 수 있는 부분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시험은 한정된 시간 아래 치러지는 것이므로 자녀들이 가정에서도 이를 연습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한다. 둘째로 지식 내용의 깊이와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문제들이 평가기준시험에 많이 나오므로 자녀들에게 무엇을(what), 누가(who), 언제(when)란 질문보다 자녀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떻게(how)나 왜(why)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하시면 자녀의 학업뿐 아니라 평가기준 시험준비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셋째로 가주 학습기준에도, 평가기준시험 문제에도 다음의 동사가 자주 사용이 되므로 자녀들과 대화 때 사용하시면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도움이 되겠다
identify(확인하다), prioritize(우선순위를 매기다), analyze(분석하다), evaluate(평가하다), categorize(분류하다), compare and contrast(비교/대조하다),draw inference(∼라 단정을 내리다) 등.
마지막으로 가장 힘든 부분이 될 수도 있는데 자녀 학업의 취약점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채워주시는 것이다. 이는 평가기준 시험결과 분석과 교사와의 상담, 그리고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파악하실 수 있겠는데 모자란 부분을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최대한 이용하고 무엇보다도 자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만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 있음을 깨닫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
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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