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기빙의 주인공은 터키다.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식탁에 오른 터키는 보기만 해도 풍성해 저절로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게 된다.
온가족이 모여 앉아 터키를 썰고 빵과 밤이 잔뜩 든 스터핑과 달콤새콤한 크랜베리 소스, 얌과 콘브레드, 샐러드와 펌킨 파이를 나누며 즐기는 모습은 11월의 넷째 목요일 미국의 수많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추수감사절은 연중 가장 풍족한 시절.
이날 식탁을 위해 미전국에서 4,500여만 마리의 칠면조가 ‘대학살’을 당한다고 한다.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요리는 뜨겁고, 양이 넉넉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가족들은 세번 이상 식사를 하고, 접시를 깨끗이 비우는 것이 예의로 통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한국의 추석과 많이 닮아있다.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절기인 것은 물론, 다들 고향으로 향하는 것도 그렇고, 특별한 음식을 마련해 함께 즐기는 것도 비슷하다.
감사절 연휴기간 미국의 귀성인파는 줄잡아 3,000∼3,500여만명. 분가한 아들, 출가한 딸, 외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녀 등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때문에 추수감사절 다음날은 고교 시절 연인사이였던 남녀 동창생들이 가장 많이 헤어지는 날이라나. 대학에서 새 애인을 만난 학생들이 고향에 돌아와 옛 애인에게 작별을 고하기 때문이란다.
요리전문가 제인 장씨가 먹음직스런 추수감사절 식탁을 차렸다.
터키구이와 스터핑, 구운 감자요리와 그레이비, 크랜베리 소스가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다. 불과 네시간 동안 별로 서두르지도 않고 요리한 땡스기빙 터키 디너.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요리 전문가 제인 장씨가 알려주는 터키 요리 만드는 요령


터키 구이

목부분 여며서 구워야
골고루 익고 모양 좋아


▲재료:
터키 한 마리(12~20 lb), 셀러리 2 줄기, 4등분한 중간 크기 양파 2개, 레몬 1개, 허브(다임, 로즈메리 혹은 세이지) 줄기들, 올리브 오일 1작은술, 다진 파슬리와 다임 2작은술, 소금, 후추

▲만들기:
1. 오븐을 400도로 예열한다.
2. 터키는 목과 내장을 빼내고 흐르는 찬물에 안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빼고 페이퍼 타월로 물기를 닦는다.
3. 터키 속에 셀러리 줄기 1개 부러뜨린 것과 4등분한 양파 1개, 레몬 1/2쪽, 허브들을 집어 넣고 굵은 실로 다리와 꼬리부분을 8자 형태로 타이트하게 잡아묶는다.
4. 목 부분을 반드시 여며야 한다. 너덜거리는 껍질(skin)을 뒤집어씌우고 이쑤시개 2~3개를 꽂아 목구멍을 닫으면 굽는 동안 열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 속까지 골고루 익는 것은 물론 모양도 보기 좋다.
5. 올리브 오일에 소금과 후추, 레몬, 허브 다진 것을 잘 섞어 브러시로 터키 스킨에 골고루 바른다. 고루 발라야 색깔이 예쁘게 구워진다.
6. 터키를 로스팅 랙에 올려 로스팅 팬에 넣은 뒤 오븐에서 30분간 굽는다. 이때 팬에는 물 1컵과 자른 양파 1개, 셀러리 1줄기, 허브 줄기들을 넣어 터키에서 나오는 즙에 향이 스며들도록 한다. 이 국물을 30~40분에 한번씩 터키의 몸체에 뿌려주면서 굽는다. 나중에 이 즙은 소스나 그레이비 만들 때 사용한다.
7. 오븐 온도를 350도로 줄이고 파운드당 15~18분간 굽는다.
8. 다 구워지면 꺼내서 큰 접시에 옮기고 포일로 덮어 25~60분간 놔뒀다가 서브한다.

유러피안 요리에 관한 한 제인 장씨를 능가할 사람은 많지 않다. 중학교 졸업후 도미한 1.5세인 장씨는 어릴 때부터 유럽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를 따라 돌아다니면서 유럽적인 미각을 키웠다.
특히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음식에 관해선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 워낙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LACI 요리학교에서 공부한 후 10년전부터 요리사의 길로 들어서 센추리 시티의 유명한 프랑스 식당 ‘라 카셰’(La Cache)와 베벌리힐스의 이탈리안 식당 ‘치로’(Ciro)에서 쿡으로 일했다.
2년전까지는 그녀 자신이 윌셔와 라시에네가 인근에서 식당 ‘카페 프랜시아’(Cafe Francia)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식당 운영이 벅차 그만 두었다고 한다.
지금은 라 카냐다의 자택에서 취미 삼아 소규모 쿠킹 클래스를 열고 있는데 ‘요리 향학열’에 불타는 30 ~ 40대 젊은 주부들이 너무 많아 웨이팅 리스트가 한없이 길다고 한다.


스터핑

가장 좋은 스터핑은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들로 만든 것이다.
스터핑이야말로 자신만의 창조적인 맛을 낼 수 있는 음식. 미국인들의 오리지널 스터핑은 소고기 간 것에 빵, 야채, 너트, 사과 정도가 들어간 것이었으나 요즘엔 카레나 시나몬 혹은 김치등 각종 재료를 넣어 자기 입맛에 맞게 색다르게 하는 스터핑이 유행이다.
또 요즘엔 터키 속에 넣어 굽기보다 따로 그릇에 담아 오븐 옆에서 굽는 가정도 많다.

▲재료:
빵 1 봉지(1 lb), 잘게 썬 양파와 셀러리 각 1컵, 콜리플라워 1컵, 허브(파슬리, 다임, 로즈메리등) 1컵,달걀 3개(혹은 치킨 스톡), 양질의 소시지나 햄 1 lb, 잘게 썬 사과나 서양배 1 1/2컵,밤(혹은 너트류) 2컵,소금, 후추 약간

▲만들기:
하루나 이틀 지난 흰빵을 가장자리 크러스트는 떼어내고 깍두기처럼 썬다. 야채들도 썰어둔다. 소시지 혹은 햄을 볶는다. 양파등 야채도 올리브 오일에 볶는다. 사과는(원하면 설탕이나 시나몬을 조금 넣고) 버터에 볶는다. 큰 보울에 빵, 소시지, 야채, 과일, 밤을 모두 넣고 섞는다.
허브와 소금, 후추를 넣고 달걀도 깨뜨려 넣어 한데 버무린다. 너무 뻑뻑하면 치킨 스톡을 조금 넣는다.
오븐용 용기에 버터나 오일을 바르고 스터핑을 넣어 375도에서 30~40분간 노릇노릇할 때까지 굽는다.



크랜베리 소스

▲재료:
버터(unsalted) 2 작은술, 중간 크기 양파 1개 다진 것, 크랜베리 열매 1봉지(12온즈), 건포도 1컵, 꿀(혹은 흑설탕) 1 1/2컵, 시나몬가루 1 작은술, 생강가루 1 1/2컵, 클로브가루 1/4 작은술, 애플사이더 식초 1/4컵, 크랜베리 주스 3/4컵, 깍둑썰기한 사과 1컵, 셀러리
▲만들기:
중간 크기의 냄비에 버터를 넣고 중불에 녹인다. 양파를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3분간 조리한다. 크랜베리와 건포도, 꿀, 시나몬, 생강, 클로브, 식초, 크랜베리 주스를 넣고 중간 센불에서 끓인다. 불을 줄이고 크랜베리가 물러질 때까지 약한 불에 15분 이상 끓인다. 불에서 내려 사과와 셀러리를 넣고 섞은 다음 완전히 식혀 서브한다. 신맛보다 달콤한 맛이 더 많이 나야 한다.

구운 매시드 포테이토

기름에 살짝 볶은 마늘과 베이컨이 들어가 향미가 독특한데다 다 조리된 것을 오븐에 다시 구워낸 매시드 포테이토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재료:
감자 5 lb,,버터 4 oz(1/2컵), 잘게 썬 마늘 2 작은술, 다진 파슬리 2 작은술, 크림(heavy or whip) 1/2 컵, 우유 약간, 소금 후추 약간씩, 베이컨 5~7 줄
▲만들기: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균일한 크기로 잘라 소금을 약간 친 찬물에 넣고 20~30분간 삶는다. 약간 식게 놔뒀다가 포크 2개로 잘게 부순 후 스매셔로 으깬다. 여기에 올리브 오일에 살짝 볶은 마늘을 오일째 넣고 버터와 뜨겁게 데운 크림과 우유를 넣어 잘 섞는다. 소금과 흰 후추, 파슬리도 넣고 계속 섞는다. 아주 부드럽고 약간 묽다 싶을 정도의 느낌이 들어야 좋다.
오븐 베이킹할 수 있는 용기에 오일을 살짝 바르고 감자 섞은 것을 옮겨 담는다. 그 위에 살짝 구워 기름만 뺀 베이컨을 1인치 길이로 잘라 고루 덮는다.
4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약 15분간 베이컨이 바삭해질 정도까지 굽는다.


그레이비

터키를 굽는 동안 배어나온 즙을 컵에 담아두면 기름이 위로 뜬다.
이 기름을 스푼으로 떠내 큰 소스 팬에 밀가루 3/4컵과 섞고 크림 수프 만들 듯이 약한 불에서 볶는다. 여기에 터키 스톡 4컵을 붓고 국물이 진해질 때까지 덩어리지지 않도록 계속 젓다가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터키 스톡은 터키 내장(간은 제외)과 목을 두꺼운 냄비에서 5분간 올리브 오일에 볶다가 셀러리 1줄기, 4등분한 붉은 양파 1개, 다임 1 작은술을 모두 넣고 물 4컵, 화이트 와인 1컵을 부어 끓인다.
불을 줄이고 무를 때까지 약한 불에 끓인 후 적당히 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