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처리 지연 원인은 IBIS 통한 대조 검사 탓
올 1월부터 비영주권자 케이스 등에 확대 실시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일 중 하나는 기다림이다. 즐거운 기다림도 있다지만, 기다림 뒤에 오는 뉴스에 따라 자신과 가족의 삶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기다림을 결코 즐거움이 될 수 없다. 대개 성미가 급한 한인들에게 이민국에 신청한 서류의 결과를 기다리는 일은 정말 애간장이 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이민국 산하 전국 4군데 서비스 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업무처리 속도를 보면, 정말 사람의 복장을 터지게 한다.

예전보다 서류 처리가 늦어진 직접적 원인은 올 5월부터 모든 신청서류의 신청자나 스폰서가 법을 어긴 사실이 있는지 일일이 컴퓨터로 확인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기본적으로 신청자에 대한 자료를 IBIS (Inter-agency Border Inspection System)를 통해 대조 검사하는 것이다. IBIS는 미 세관이 운영하는 종합 자료전산망이다. 여기를 통하면 여러 기관에서 입력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IBIS를 치면 서류 접수자가 테러리스트, 중범자, 아니면 지명수배자로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는지 아닌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나아가 그동안 INS에 언제 어떤 서류를 제출했는지도 확인 가능하다. 이민국이 이렇게 신청자의 신원을 꼼꼼히 확인하는 까닭은 신청자가 말할 것도 없이 과거에 법을 어긴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IBIS 조회를 통해 일차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케이스는 접수된 서류 가운데 4% 안팎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조사가 필요한 케이스는 기껏해야 2% 정도이다.
IBIS의 시행 속도는 서비스 센터마다 그 사정이 다르다. 알래스카,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주 등을 관장하는 이민국 네브래스카 서비스 센터의 예로 볼 때 한 케이스를 IBIS에 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분이 채 안 된다고 하지만, IBIS 때문에 전체 케이스를 점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30%나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IBIS의 전면 실시로 한 달에 직원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분량이 25~30%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올 1월부터 영주권자뿐만 아니라 비영주권자 케이스로 확대 실시되고 있는 IBIS 검색은 이제 모든 이민서류에 걸쳐 확대 실시되고 있다. 시민권 수속을 하는 사람도 2002년 5월28일 이후에는 IBIS 체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IBIS 소속을 거친 사람만이 시민권 선서를 할 수 있다. 일단 IBIS가 끝나면, 다른 케이스와 마찬가지 절차를 거쳐 처리되게 된다. IBIS 도입으로 서류처리가 늦어지는 직접적인 이유는 이민국 담당직원이 IBIS에 이름을 집어넣으면 비슷한 이름들이 한꺼번에 출력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청자의 신원확인 작업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극소화하려면, 개인에 대한 인적사항을 보다 상세히 기록해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서비스 센터에서 처리되고 있는 서류의 일부에 한해서만 실시하고 있는 프리미엄 케이스는 IBIS가 실시된 지금도 신청한지 보름만에 결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케이스 진행 속도로 미뤄볼 때, 이 프리미엄 서비스가 다른 케이스로 확대 실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민국은 앞으로 프리미엄 서비스에 취업이민 청원서 케이스인 I-140도 포함시킬 계획이지만, 지금 당장 이것을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 승인이 잘 나지 않는 분야는 L-1A와 O-1 케이스이다. 관할이민국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 카테고리는 심사가 훨씬 까다로워졌다. 특히 L-1A 케이스는 추가서류 요청이 크게 늘었다. 캘리포니아 서비스 센터의 경우 전에 요구하지 않던 서류까지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회사가 규모가 작으면 타당서 조사보고서(Feasibility Study)나 주식을 발행한 뒤, 회사가 주식 발행의 대가로 돈을 지불한 증거 등 추가 서류를 일체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회사 규모가 작으면 열에 일곱은 이런 서류를 요구하는 것 같다. O-1 케이스도 요구하는 서류가 옛날에 비해 크게 늘고 심사도 까다로워졌다.
이민국의 서류처리 속도는 같은 이민국이라도 이민국 서비스 센터마다 다르고, 같은 관할의 이민국이라고 하더라도 서류가 어느 사무실에 있느냐에 따라 진행속도가 달라진다. LA 지역 이민국의 경우 올 7월에 접수된 시민권자 배우자 케이스의 인터뷰 날짜가 2003년 1월로 잡혀 있다. 2002년 5월2일 접수한 영주권 신청 케이스 인터뷰를 10월30일 했던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러니까 LA 지역 이민국에서 처리되고 있는 영주권 케이스는 접수한 날로부터 영주권 인터뷰 날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6개월이다. 한편 노동허가증을 받는데 50일 정도 걸린다. 여행허가(1-131)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4~6주 가량이다.

김성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