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단일화 합의문
1. 가능한 여러 차례 TV토론을 거친 뒤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한다.
2. TV토론은 정책중심으로 한다.
3. 여론조사는 객관적 방식을 통해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4. TV토론과 여론조사는 후보등록 전에 완료한다.
5.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협상 팀에서 정한다.
6.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든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7. 두 사람은 낡은 정치 타파와 정치혁명을 위해 노력한다.
8. 두 사람은 정치개혁, 남북관계 발전, 경제, 농업개방 등이 당면 국가적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해결방안도 거의 의견이 같다는 데 합의했다.
한국의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가 15일 밤(이하 한국시간) 일반 국민 상대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한다는 원칙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가 가시권에 접어들게 됐다.
■ 누가 유리한가
이제 관심은 두 사람 중에 누가 단일후보가 될 지에 쏠리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에서는 정 후보가 노 후보보다 1∼2% 포인트 우위에 있지만 이는 오차 범위 내의 격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TV토론 등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노 후보측은 “노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이회창 후보에 맞서 개혁과 수구, 서민과 귀족으로 분명히 각을 세울 수 있으므로 유리하다”며 “한때 50%선을 넘었던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측은 “현재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후보가 노 후보보다 경쟁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비토 세력이 적은 정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경우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 단일후보 선출 일정
두 후보간 단일화는 오는 27일 후보등록 전에 마무리한다는 합의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후보등록을 위한 준비 등을 감안할 때 늦어도 오는 25일까지 단일 후보를 공식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TV토론과 여론조사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9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일정은
▲협상단의 세부사항 합의
▲TV토론
▲여론조사
▲단일후보 결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협상단은 TV토론 실시 횟수 및 일정, 구체적인 국민 여론조사 방식 등에 합의하고 이어 두 후보가 대결하는 TV토론을 실시한다.
노 후보측은 TV토론을 중앙에서 3회, 지방에서 3∼4회 등 6∼7회 가량 실시하자고 제의한 상태며 정 후보측은 중앙의 세 방송사가 한 차례씩 TV토론을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 반대하고 있어서 TV토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TV토론이 끝나면 양측은 3, 4개의 공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시점은 25일 전후로 예상된다.
여론조사과정에서는 설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측은 “한나라당 지지층이 손쉬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같은 교란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론조사 설문을 만들 경우 다자대결 구도 지지율,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대결 지지율 등을 묻거나 누가 단일후보로 유리할 것인지를 질문하는 방안 중에 어느 쪽을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 변수와 문제점
양당의 단일후보를 결정하면서 양당의 대의원의 뜻을 묻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수시로 변하는 국민 여론에 따라 후보의 거취를 정하는 것은 당원의 뜻을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양측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느냐도 문제이다. 특히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차이가 날 경우 승복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두 후보측은 “복수의 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의 차이가 날 경우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단일화 이후 승부에서는 우선 기존 상대 후보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일화 이후 실제 대선기간에 노, 정 후보 두 진영이 얼마나 순조롭게 공조를 이룰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우리의 운명 국민들 손에”
노-정 후보 일문일답
노무현·정몽준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운명을 국민의 손에 맡기겠다”고 천명했다. 다음은 두 후보의 일문일답.
-소감은.
▲정몽준 = 오늘 노 후보와 제가 만나 2시간동안 얘기했다. 지나간 얘기와 앞으로의 얘기 등 여러가지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 낡은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해 저의 운명을 국민에게 맡기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절대 다수 국민의 생각대로 승리를 이끌기 위해 저의 마음을 비웠다. 금년 12월 대선에서 지난 6월 월드컵에서 느꼈던 기쁨과 감동을 2배이상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노무현 = 좋은 말을 정 후보가 다해버렸다. 여기까지 온 것은 두 사람을 아껴준 국민의 성원 결과다.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 운명은 이제 우리들의 손을 떠나 국민의 손으로 넘어갔다. 앞으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 후보가 대의원 포함 주장을 양보한 이유는.
▲정몽준 = 우리 두사람 모두 각각 정당의 전당대회를 거쳐 선출된 후보인 만큼 당원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때문에 단일화가 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여론조사에 맡기고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면 전적으로 승복하겠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논의했나.
▲정몽준 = 그런 것은 차차 얘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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