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는 잘만 사면 돈버는 지름길이지만 잘못 사면 남의 골칫거리를 대신 짊어지는 고행길이다. 새차 값들이 만만치 않다 보니 중고를 잘 고를 줄 아는 안목과 식견이 있다면 ‘달리는 응접실’을 주머니 사정에 맞게 매입할 수 있다. 리스가 일반화되면서 2∼3년 세상 구경을 한 새차 같은 중고차들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원래 공장에서부터 기계적인 결함을 안고 나왔거나 사고에 연루됐던 골칫덩어리를 떠 안고 나면 돈도 돈이지만 일상의 리듬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중고차 잘 고르는 요령을 소개한다.
기계공학이 발달되다 보니 자동차들은 점점 견고해지고 수리를 요하는 부분도 줄어들고 있다. 파트를 수리하기보다는 통째로 부품을 갈아 끼우면 문제가 해결되는 식으로. 때문에 중고차를 매입할 때는 차만큼 찬찬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셀러이다. 개인이던 딜러이던간에 차를 보기 전에 먼저 셀러부터 전화로 만나볼 필요가 있다. 물건을 보기 전에 주인부터 보면 물건의 상태를 짐작하는데 도움이 된다.
셀러에게 질문해야 할 사항
1. 자동차를 매각하는 이유
누구나 팔고 싶으니까 팔겠지만 그것은 사실이고 사실 뒤에 숨어있는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
그 이유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면 차를 보러갈 필요조차 없다. 전화 목소리가 불안하거나 우물쭈물한다면 앞으로 건너야할 강이 깊은 것을 암시한다. 이런 셀러는 피하도록.
2. 오더미터의 마일리지는 얼마인가?
가격 결정과 협상에 중요하다. 마일리지를 확인한 후 www.Cars.com 등을 통해 중고차 가격을 미리 알아놓는다. 자동차를 봤을 때 전화로 예기했던 마일리지보다 훨씬 높거나 운전할 때 오더미터가 고정되어 넘버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협상할 필요조차 없다.
3. 차의 상태
어떤 점을 희생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스타일은 없지만 기계적인 결함도 없다거나 외모는 근사하지만 파워가 약해 언덕길은 허덕인다는 정도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단도직입적으로 구조적 혹은 기계적인 결함을 문의해 본다.
4. 그 차만의 장단점
굴러간다고 다 차는 아니다. 가죽 시트인지, CD 플레이어가 있는지 히터와 에어컨디션은 잘 작동되고 있는지 문의한다.
5. 오리지널 주인인가?
여러 손을 거친 자동차는 한 손을 거친 자동차보다 여러모로 매력이 없다. 자동차도 주인의 손을 타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주인이 아니라면 그 차에 대해 더 모를 확률이 많다.
6. 사고 관련여부
중요한 질문이다. 전화로 대답이 ‘노라고 나오면 다음은 손상을 입었거나 수리를 한 적이 있는지 질문한다.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 손상을 입었거나 대대적인 수리를 한 적이 있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때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7. 서비스 기록 여부
기록을 가지고 있다면 그 만큼 차 관리를 잘한 셀러이므로 점수를 더 줄 수 있다.
8. 값 흥정
셀러가 요구하는 금액은 항상 약간의 흥정 여부가 있어야 한다.
테스트 드라이브 전 이런 것 점검을셀러와의 전화 인터뷰가 끝났으면 이제는 실물을 확인할 차례. 성급한 바이어는 시운전부터 해보겠지만 이는 생각이 짧은 처사이다.
시범운전보다 훨씬 중요한 관문이 시운전전 체크사항이다. 플레시라이트와 냉장고에 붙이는 명함처럼 생긴 자석을 준비하고 반드시 낮에 차를 살피도록 한다.
1. 녹은 최대의 적이다.
녹슨 차량은 보기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기계에도 손상을 입히기 쉽다.
2. 차 바닥부터 살핀다.
수리한 부분이 있는지 새 페인트가 칠해진 부분이 있는지 플래시라이터로 꼼꼼히 차 바닥을 살핀다. 머플러와 이그조스트 파이프에 녹이 쓸지는 않았는지도 본다. 차고나 드라이브웨이에 기름 떨어진 자국이 없는지도 보아야 한다.
3. 타이어 손상 여부
전체적으로 골고루 닳았다면 바퀴에 페니를 링컨 얼굴을 앞쪽으로 집어넣는다. 링컨 머리가 보이면 너무 많이 닳았다는 증거이다.
바퀴 마모여부는 마일리지와 맞아떨어져야 한다. 쥐가 갉아먹은 것처럼 울퉁불퉁하게 닳았다면 사고에 연루됐거나 얼라인먼트에 문제가 있다. 마일리지가 얼마 나가지 않았는데 새 타이어를 끼어놓았어도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4.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녹슨 곳, 패인 곳, 흠집 난 것을 살피고 모든 문이란 문은 다 열고 닫아본다. 창문과 락도 살피고 트렁크도 열어서 문이 머리 위로 떨어질 염려가 없어야 한다. 트렁크 공간도 용도에 맞는지 살핀다. 자동차 패널에는 명함처럼 생긴 냉장고 자석을 붙여봐서 전부 붙어야 한다. 만약 붙지 않고 떨어지면 파이버글래스나 비금속성 재료로 재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엔진 컴파트먼트 살피기
전체적으로 엔진이 깨끗한지, 새는 곳은 없는지 살핀다. 이는 시운전 후 다시 열어봐야 하므로 상태를 머리 속에 잘 기억해 둔다.
오일도 딥스틱을 꽂아 상태를 점검하고 범퍼도 새로 페인트를 칠했는지 여부를 살핀다. 라디에이터, 쿨런트 상태도 살핀다.
6. 자동차 안 살피기
라이트와 시그널을 점검하고 히터와 에어컨디션, 담배 라이터 작동 여부를 직접 조작해 본다.
시운전 때 점검사항
프리웨이·언덕길 달려보고 후진도가장 중요한 부분 같지만 사실은 가장 간단한 부분이다. 근방만 돌지 말고 직접 프리웨이, 범퍼가 있는 길, 언덕길도 달려보고 파킹도 해보고 후진도 해본다.
트랜스미션과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세심히 살피고 차에서 나는 모든 소음에 주의를 기울인다. 차가 한쪽으로 쏠리면 얼라인먼트에 문제가 있고 브레이크에서 소리가 나면 곧 갈아야 한다. 의자는 편안한지, 차체가 운전자가 다루기에 너무 크거나 작지는 않은 지도 살피도록.
시운전 후 체크사항
다시 엔진 컴파트먼트를 열고 오일과 쿨런트 유출 여부를 살핀다. 엔진을 켜놓고 소리를 듣되 소리뿐 아니라 냄새도 맡고 보기도 해야 한다. 오일이 타면 역한 냄새가 나고 단 냄새가 나면 쿨런트가 타는 냄새이다.
찰깍 찰깍 소리가 나면 밸브 문제이고 하얀 연기가 열기와 함께 나오면 개스켓 문제일 수가 있다.
차 운전대 앞에 붙어있는 자동차 고유 넘버(VIN)와 소유주 이름이 맞는지 핑크슬립에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미캐닉 인스펙션을 거친 후 매입하겠다고 컨틴전시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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