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파리 분위기 맛도 깔끔
클린턴도 반한 음식맛 손님들 사인 실내 빼곡
르몽드지의 특파원으로부터 카페데잘티스뜨(Cafe Des Artistes)를 처음 소개받았던 것은 11년 전의 일. 프랑스에 있는 옛 애인에게 "Voila"라는 단어 하나만 달랑 적어 엽서를 보낼 만큼 시적이었던 그녀의 이미지와 어쩜 그렇게 꼭 맞아떨어지는 레스토랑일까, 생각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녀는 파리로 되돌아가고 없지만 카페데잘티스뜨는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 까만 안경, 까만 스웨터를 즐겨 입던 마른 몸매의 그녀를 회상하게 한다. 예술가들의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금은 외로운 눈매를 한 집시, 보헤미안 같은 젊은이들이 와인 잔을 부딪히는 모습은 미미와 루돌포, 뮤제타와 마르첼로가 성탄 전야에 찾았던 파리의 카페 모뮈스처럼 보인다.
마치 비밀 요정처럼 나무에 가려져 찾기가 쉽지 않은데도 코딱지만 한 간판 하나만 갖고 찾아온 이들이 경이롭다.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바에는 예술가 친구집에 놓여진 것처럼 편안한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샴페인과 마티니 잔을 부딪히는 보헤미안들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다.
이어서 나타나는 다이닝 에어리어에는 베니치아의 무라노 섬에서 만들어왔을 법한 오색의 유리램프에서 뿜어 나오는 빛이 영롱하다. 문을 하나 지나면 패리오. 거울과 커튼, 분수로 장식된 패리오는 LA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라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벽에는 바게트 빵을 들고 가는 소년, 테이블 위에 놓여진 와인 잔 등 프랑스의 예술적 분위기를 전달하는 작품 수준의 사진들이 보기 좋다.
화장실 입구의 벽을 빼곡 메우고 있는 사인들은 손님들이 하고 간 것이라고. 펜을 건네주는 종업원에게 손을 내저으며 웃고 만다. "순자, 왔다갔다."라고 쓸 일이 뭐 있을까. 앗! 그런데 어디서 많이 봤던 사인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인. 2000년 3월 4일 민주당 기금 모금 파티를 위해 카페데잘티스트를 찾았던 빌 클린턴은 메인 디쉬로 양고기 구이를, 후식으로는 플로팅 아일랜드를 주문했다고. 그날 클린턴 대통령이 즐거워하는 모습의 사진이 바로 옆에 걸려있다.
싱싱한 굴과 새우를 레몬과 함께 푸짐하게 내오는 전채(Seafood Platters)를 하나 시켰더니 파리 비스트로에 앉은 기분이 된다. 망고과 아보카도, 새우가 들어간 토마토 수프(Cold Tomato Soup)는 차갑게 내와 냉국 먹는 느낌, 맛도 아주 깔끔하다. 알사스 식으로 만든 플람베 타르트(Alsacian Tart Flambe)는 얊은 피자 반죽 위에 훈제 햄과 양파, 치즈를 얹어 구운 것으로 짭짤한 맛이 괜찮다. 참치 회 무침(Ahi Tuna Tartar)은 쓴 맛 감도는 루꼴라 샐러드와 함께 즐길 수 있고 홍합 찜(Moules Frites)은 낙낙한 국물에 바게트 빵을 담궈 먹는 맛이 그만이다. 이태리 식당도 아닌데 파스타 역시 수준급이고 생선과 고기 요리 모두 클린턴도 반했을 만하다.
▲종류: 프랑스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월-금요일은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디너는 일-수요일은 오후 5시30분-자정. 목-토요일은 새벽 2시까지. ▲가격: 런치 전채는 5-11달러, 샌드위치와 샐러드, 파스타는 9-13달러, 메인 디쉬는 13-19달러. 디너 전채는 7-13달러, 파스타는 12-15달러, 메인 디쉬는 15-24달러. ▲주차: 입구 바로 앞에 Valet Parking이 있다. 3달러 50. ▲주소: 1534 N. McCadden Pl. Hollywood CA 90028. 한인타운에서 Sunset Bl.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Highland 한 블록 동쪽, McCadden Pl.에서 우회전하면 오른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469-730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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