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행가
▶ “장기근속 장점이 더 많아요”
‘최고 붙박이’행원들
최고참은 28년 근속 홍란수 지점장
시스템·고객 잘 알아 실수확률 적어
직원들에 스탁옵션등 동기부여 필요
자고나면 얼굴이 바뀌는 은행가 풍토에서 오랫 동안 한 은행만 고집해온 행원들은 각 은행 마다 든든한 버팀목들이다. 1년반새 이직율이 심한 곳은 40%를 훨씬 넘는 한인 은행가의 현실에서 묵묵히 한 은행만 고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한인은행가 ‘최고 붙박이’는 퍼시픽 유니온은행(PUB)의 홍란수 웨스턴지점장. PUB 전신인 가주외환은행이 창립된 74년 9월24일 입사해 28년 동안 한 직장을 지켜왔다.
지난 83년에 입사해 19년간 한 곳만 지켜온 헬렌 김(웨스턴 지점장)씨는 한미의 최고참 직원이고, 84년 윌셔은행이 웨스트 올림피아 은행 합병당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다이앤 박(웨스턴 지점장)씨도 윌셔은행 최고참.
세 은행의 최고참들은 모두 현직이 웨스턴 지정잠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중앙은행에서는 지난 88년 입사한 경력 14년의 클라라 최 국제부장이 가장 오래된 직원이다.
나라는 89년 6월 나라의 전신인 미주은행이 문을 열 때 입사해 13년 동안 일해온 양선주 풀러튼 지점장, 새한은 은행창립과 동시에 91년 6월 입사한 다이나 박 대출규정 심사부장, 가주조흥은 전신인 가주 서울신탁을 인수 전인 90년에 입사해 12년간 지켜온 김선옥 국제부장이 각 은행의 붙박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근속의 장점은 많다. 우선 한인은행 직원중 가장 오래 한 직장을 지켜온 PUB 홍란수 지점장은 “장기근속을 하면 은행 시스템이나 고객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업무상 실수할 확률이 적고 가정생활과 경제면에서도 안정적”이라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동료들의 성격과 장단점도 잘 알아 직원관리도 쉽고, 타부서와의 관계도 원활해 업무수행도 한결 편하다”는 것을 근속의 장점으로 꼽는다.
한미은행 헬렌 김 지점장은 “돈 때문에 움직이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다. “한 직장에 오래있는 직원은 오히려 무능 케이스로 보는 일부의 잘못된 시각은 당연히 시정돼야 할 것”이라며 “옮겨 다니다 뭐 하나 제대로 배워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윌셔의 다이앤 박 지점장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윌셔 직원이 되었지만 윌셔에서도 10년간 웨스턴 지점만 지켰고, “특별히 욕심부리지 않고 맡겨진 일을 해 왔고, 앞으로도 윌셔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한다.
온화한 미소의 클라라 최 국제부장은 중앙은행 올림픽 지점 2층에서 줄곳 한 자리를 지켜왔다. 그 새 행장은 5번이 바뀌었다고 한다.
“입사할 때나 입사 후 십수년이 지난 지금이나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고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뚝심을 가지고 매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나라은행 양선주 풀러튼 지점장은 PUB를 잠깐 거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나라를 지켜왔다. 그녀는 직원들에게 “가르쳐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배우려고 노력하고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내가 잘못된 점을 고치려는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한의 다이나 박 심사부장은 행원들의 높은 이직률에 대해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은행도 근무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근무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하거나 의복규정도 완화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젊은 직원에 대한 투자를 강화, 늘어가는 젊은 고객에 대비할 것”을 제안한다. 잦은 이직을 탓하기에 앞서 은행이 바뀔 것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자는 것이다.
스카웃 유혹을 뿌리치고 한 직장만 고수했다는 가주조흥 김선옥 국제부장. 그녀 자신은 서울신탁이 조흥에 팔려 가주조흥으로 소속이 바뀌면서 마음 고생도 있었지만 한 자리를 지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 최고참 장기근속 은행들의 공통된 바람은 은행에서 스카웃으로 고비용을 들이기보다 기존 직원들에게 스탁옵션 등의 동기부여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직원의 생산성과 성취의욕을 북돋우면 투자보다는 결과가 더 좋은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흥률 기자> peterpa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