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를 3일 앞둔 2일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도부가 총출동, 백중지에서 막판 득표를 위한 주말 대회전을 펼쳤다.
미국의 언론들은 특히‘대통령들의 결투’‘2000 대선의 복수전’‘2004년 대선 전초전’ 등의 제목으로 플로리다 선거전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5개주 17개 도시 순회 지원 유세에 나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주말인 2일에는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가 재선에 나서는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테네시, 조지아 주 등 남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돌며 공화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도 상ㆍ하원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과 리처드 게파드 의원,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지도부가 모두 나서 ‘현직 대통령 바람’차단에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중간선거의 실제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11월 5일은 남은 2년의 승리와 패배를 기약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 대리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주말 플로리다주의 선거전은 전ㆍ현직 대통령의 결전장이나 다름없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탬파로 향해 민주당 빌 맥브라이드 후보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동생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플로리다주를 찾은 것은 이날이 12번째. 지난 2주 사이에만도 2번째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동생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모금, 공화당의 1급 선거 참모역을 톡톡히 해냈다.
부시 대통령은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납세자를 위해, 플로리다의 학생을 위해, 주지사직의 존엄을 위해 젭 부시를 탤러해시(주도)로 다시 보내자”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난 대선의 기억 때문에 이번에도 투표하지 않는다면 두 번이나 당신의 표를 강탈당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가 2000년 대선의 복수전임을 부각했다.
그는 특히 “나는 흑인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그 때를 기억한다”며 흑인 유권자들의 반 공화당 정서를 자극했다.
지난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에서 검표 논란 끝에 패했던 고어 전 부통령도 3일과 4일 맥브라이드 후보 지원 선거 운동에 합류할 예정이다.
후보간의 비난전도 이어졌다. 맥브라이드 후보측은 “부시 지사가 플로리다 역사상 가장 더러운 선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부시 진영은 “맥브라이드가 돈 선거로 후보자를 오도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CNN은 긴급 여론조사를 통해 부시 후보가 51%대 43%로 맥브라이드를 앞서고 있으나 주말 대회전 결과에 따라 서로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전체 선거 판세
미국의 각 언론과 선거 전문 기관들은 대체로 상원의 백중세, 하원 공화당 우세, 주지사 민주당 우세를 점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의 하원 의석은 공화당에 못 미칠 것 같다”며 “반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려는 공화당의 열망도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의회 구도는 2000년 대선 직후 정착된 ‘50대 50 정국’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또 뉴욕 타임스는 CBS 방송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 “양당 모두 유권자들에게 미래의 국가 지도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로 인해 유권자의 50% 가량이 이번 선거 투표에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ㆍ개표 혼란 예상
CNN은 1일 미국의 투ㆍ개표 방식이 2년 전과 비교해 별로 향상되지 않아 이번 선거가 2000년 대통령선거 때와 같은 혼란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여러 주에서 새로운 투표 및 개표 장비가 아직 확실한 검증이 안 된 채 사용될 예정이어서 접전 지역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선거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9월의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새로운 장비에 문제가 발생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려야 했으며 일부 투표 진행 요원들은 새 장비 작동법조차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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