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마다 이동쉽고 간편하게 설치
장작용보다 더 팔려
깊은 밤, 벽난로 앞의 대화는 겨울을 상징하는 한 풍속도이다. 미국 집의 벽난로는 겨울 방안의 훈기를 더해주고 바깥에서 얼었던 몸을 녹여주며 붉게 타오르는 불꽃과 장작 타는 소리와 냄새가 있어 한국 안방의 온돌처럼 가족들을 주위에 몰려들게 하는 구심장소가 되곤 한다. 이런 벽난로가 하이텍 시대를 맞아 굴뚝도 없는 가짜 벽난로(Fake Fireplace)로 변하고 있다. 이 가짜 벽난로에는 리모콘도 달려 있어 TV와 VCR처럼 멀리서도 원격 조정할 수 있다. 하이텍 시대의 가짜 벽난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럽에서 배를 타고 뉴욕 쪽으로 정착했던 초기 유럽 이민자들이 설계했던 벽난로는 난방과 스토브의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굴뚝을 만들어 벽난로를 해놓고 늦가을 준비했던 장작을 태우면 난방이 되는 것과 동시에 장작 위에서 스튜도 끓여먹고 바비큐도 해먹었던 것.
세월이 지나면서 벽난로는 스토브의 역할은 부엌 쪽에 양보하고 난방과 추위를 달래주는 난로 역할로 치중하게 됐다.
창밖에는 눈이 쌓이고 들짐승이 울어도 벽난로 앞에만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장작 타는 냄새와 불꽃 튀는 모양은 바깥에서 찌든 초기 유럽 이민자들의 마음을 느긋하게 녹여주곤 했다.
지금은 21세기. 하이텍 시대. 각 가정마다 벽난로가 있긴 있지만 점차 가짜로 대체되고 있다. 굴뚝도 필요 없고 장작도 필요 없으며 매일 아침 재를 퍼내야 하는 수고도 없다. 지난해에 미 전국에서 130만대의 벽난로가 팔렸는데 그중 60%가 장작이 아닌 개스로 점화되는 벽난로였는데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비해 개스 벽난로가 15%가 더 팔렸다.
전기로 가동되는 벽난로는 아직 팔리는 비율이 낮지만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작년에 비해 올 상반기에 22%나 더 많이 팔렸다.
■홈 액세서리로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리빙룸이나 패밀리룸에만 주로 들어가던 벽난로가 요즘은 개스와 전기로 타는 벽난로로 변하면서 어느 방에나 들어가고 있다. 크기가 다양해서 벽면 한쪽에 커비처럼 장식할 수도 있고 바 밑에 설치할 수도 있다.
굴뚝이 필요 없으므로 작은 상자 만한 구멍만 들어갈 수 있으면 어디든지 설치할 수 있어 침실, 아침 식사하는 눅 이블 근처에도 벽난로가 들어간다.
■가짜 같지만 진짜 같다.
물론 굴뚝이 없는 것은 진짜와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맨틀에서 장작 타는 냄새가 솔솔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 불꽃이 타오르기도 하며 불꽃 색상도 핑크, 노랑, 파랑 증에 리모콘으로 마음껏 조정할 수 있다.
불꽃의 크기도 조정이 가능해 높게 타오르게 할 수도 있고 가짜 장작 안에서만 몽글몽글 타게 할 수도 있다. 장작 타는 소리를 그리워할 주택 소유주를 위해 사운드 트랙으로 불꽃이 탁탁 튀는 음향까지 나온다.
불꽃이 싫으면 ‘홀로그래픽’이라고 해서 불꽃모양처럼 이글거리는 영상만으로 처리한 것을 매입하면 된다. 인조 장작도 소비자의 취향을 살려 여러 가지다. 뒤틀린 소나무 모양이 있는가 하면 디자이너가 만든 박달나무도 있다. ‘슬립 타이머’가 붙어있어 벽난로 앞에 앉아 있다가 잠이 들면 제시간에 자동적으로 꺼지기도 한다.
■모양과 디자인이 다양하다.
벽난로라고 해서 예전처럼 박시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타원형으로 벽에 집어넣을 수도 있고 세모난 공간에 설치하기도 한다.
전기로 된 것은 더 편리하다. TV 안에 장작이 들어있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이 방 저 방 가지고 다니면서 플러그만 꽂으면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난방이 되고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무게가 50파운드 정도여서 이동이 용이하다. 플러그만 꽂으면 되는 전기 벽난로는 덴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패티오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18인치짜리로 나무도 태울 수 있고 개스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350달러짜리도 있지만 딜럭스 전기 벽난로는 5,300달러를 호가하기도 한다. 커스텀 디자인도 가능하니 취향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지만 값은 얼음 얼지 않는 섭지로 냉장고만큼 고가이다.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개스비용만 한 달에 100여달러가 들고 연간 서비스 비용이 100달러 더 추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굴뚝 청소비용이 감해지는 데다가 장작을 패거나 사들이지 않아도 되고 특히 검댕을 묻히면서 재를 퍼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 게으르고 바쁜 현대인에게 맞는 액세서리이다.
하이텍 벽난로 종류·가격·웹사이트 판매처
좀더 현실감각에 맞고 실용적인 개스 및 전기 벽난로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출시되고 있다. 종류와 가격, 제조업체, 매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 등을 알아보자.
◆베드 & 브랙퍼스트
트래비스 인더스트리 제조. www. hearth.com/travis. 가격은 1,550∼2,800달러. 작은 것은 작은 눅이나 코너에도 설치할 수 있다. 불꽃이 눈높이까지 올라올 수 있도록 드러매틱하게 디자인돼 있다.
◆무드 컬렉션
고파 파이어 플레이스 제조. www.goppana.com. 1,400∼1,800달러. 전기로 작동되며 불꽃 색상이 분홍, 빨강, 파랑으로 변화무쌍하게 변할 수 있다. 전자 불꽃이 화려한 장식이 될 수 있도록 모양이 변하고 불꽃도 튀어 오른다.
◆포인트 오브 뷰
힛-앤드-글로우 제조. www. heatnglo.com. 1,700∼2,100달러. 3면에서 볼 수 있는 벽난로로 방을 구분하는 디바이더로 사용할 수도 있다. 리모콘도 있으며 카운터 밑에 들어가기도 한다. 일반 불꽃과 캠프파이어 불꽃으로 구분되어 있어 자유자재로 불꽃을 조정할 수 있다.
◆심퍼니 앙코르 시리즈
딤플렉스 노스 아메리카 제조. www.dimplex.com. 2,500∼5,300달러. 40인치 TV세트가 들어가는 대형 주택에도 어울릴 만큼 딜럭스한 전기 모델이다. 30가지의 다른 트림과 맨틀 중에서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장작 타는 소리의 사운드 트랙이 일품이다.
◆리얼-파이어 개스 로그
R.H. 피터슨사 제작. www. rhpeterson.com. 350∼1,300달러. 18인치에서부터 5푸트까지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나무로 태우다가 개스만 태울 수도 있다. 인조 나무도 껍질이 벗겨진 것같이 자연스러우며 나뭇가지들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가짜 나무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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