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상복합 시대’
소매업소가 있는 상업용 건물과 아파트, 콘도 등 주거용 건물을 결합한 주상복합건물이 LA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경우 최소 3곳 이상이 주상복합의 컨셉으로 개발이 예정되어 있으며, 타운인근 지역도 주상 복합 프로젝트들이 이미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LA 곳곳이 도심형 주거상업 단지로 바뀔 전망이다.
스테이플센터 등 한인타운 3곳 개발 진행
주택난·업소자리 부족 해결‘일석이조’
슬럼화 되던 LA 다운타운 지역에 활기
■타운을 포위해 들어오는 ‘주상복합’
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할리웃 블러버드와 웨스턴 애비뉴 북동쪽 블럭에 100유닛의 아파트와 12만1,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가가 결합된 ‘할리웨스트 프로미네이드’(‘Hollywest Promenade)의 경우 현재 일부 업소가 영업중이며 다음달 완전 개점 할 예정이다. 랄프스와 같은 대형 수퍼마켓은 물론 로스, 블럭버스터, 샌드위치 샵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어 원스톱 샤핑 주거공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아파트의 경우 완공 전 리스가 완료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선셋 블러버드와 바인 스트릿의 북서쪽 블록에서는 60만스퀘어피트의 규모에 1억2,500만 달러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주상복합단지 건설이 지난 7월 시작됐다. 이미 완공된 인근의 ‘할리웃&하일랜드’와 선셋 돔 극장 주변의 신축 몰과 함께 할리웃 지역의 새로운 샤핑 벨트를 형성할 전망이다.
슬럼화되던 LA다운타운 인근 지역도 새로운 주상복합 타운이 잇달아 들어서며 다시 도심형 주거상업 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인타운 동쪽으로는 빅셀 스트릿 코너에 600여개 유닛의 주거시설과 2만스퀘어피트의 리테일 업소를 조합한 주상복합건물이 지난 2000년 말에 완공돼 낙후된 주위 경관을 크게 바꿔 놨다. 또 스테이플스 센터 인근의 67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대단위 부지에는 대형 주상복합 지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한인타운 서남쪽 마틴루터킹 주니어 블러버드와 말톤 애비뉴 지역에도 주상 복합 단지로 개발계획이 확정됐다.
■왜 주상복합인가
LA 시의 주택난이 심화되고 목이 좋은 소매업소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는 두 가지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주상복합건물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반화했던 주상복합건물이 이젠 LA에서도 자연스럽게 필요할 만큼 인구유출보다 유입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인구밀도가 높은 건물 신축을 부추기는 이유다.
시 정부 차원에서도 상업지구에 지어지는 용적률 높은 건물이 부족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주위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상업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주상복합건물 신축에 세제혜택을 주거나 직접적으로 융자를 지원하기도 하며 개발 허가 과정을 용이하게 바꿔왔다.
■새 주상복합건물의 모습은
할리웃 ‘선셋 & 바인’ 프로젝트는 ‘본드 캐피털’이 개발사로 9만 스퀘어피트 소매업소와 300 유닛의 로프트 스타일 아파트를 건축 중에 있다. 농구스타 매직 존슨의 존슨 개발을 비롯해 6개사가 투자하고 있으며 LA 커뮤니티 재개발국(CRA)은 이 프로젝트에 세금증액펀드 중 330만 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이 곳에는 대형 서점 ‘보더스’와 생활용품점 ‘베드 배스 비욘드’가 5만 3,000 스퀘어피트의 공간에 들어올 예정이다.
소매업소 부분은 2003년 말, 아파트는 2004년 초 완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바로 옆 블럭의 ‘아크라이트 할리웃 프로젝트’와 함께 할리웃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역세권에 자리잡은 ‘할리웨스트 프로미네이드’의 경우 인근 지역에 아파트 신축이 병행되면서 슬럼화되던 인근 지역이 깔끔하게 변모하고 있다. 원래 이 프로젝트는 90년대 초 융자와 허가 문제로 인해 지연되다가 ‘맥파레인 파트너스 LLC’가 계획을 사들여 CRA로부터 7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5,100만 달러 규모로 이뤄졌다.
소매 업소는 93%, 아파트는 100% 리스가 완료됐으며 자연스럽게 많은 유동인구를 창출할 랄프가 앵커 테넌트로 자리잡았다. 이외에도 의류점 ‘로스 드레스 포 레스’와 ‘스타벅스’ ‘잠바주스’등이 들어선다. 길 건너 지하철역이 있고 할리웃이 가깝다는 점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전문가 전망
모자란 아파트 공급해
세원 늘어 재정에 도움
타운발전에도 큰 기여
타운 인근의 주상복합건물과 단지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이를 바라보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시각도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타운 발전에는 긍정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Y 투자 & 자산관리’의 EY 송씨는 “개발 가능한 땅이 적어 비싼 땅을 개발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단층으로는 어렵다”면서 “투자자로서 최대한의 이익을 보기 위한 투자인 동시에 시정부로서는 아파트를 증가시키고 세원을 확대하는 효과가 인근 주민들로서는 고급스러운 아파트가 들어와 주변 환경도 깨끗해지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K프라퍼티즈’의 필립 박씨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 타운내 한인 인구 증가의 가속화를 주택과 소매업소 증가가 따라가지 못해 타운크기에 한계가 있다면 타운이 확장하거나 건물이 높이 올라가는 방법 외엔 없다”고 주상복합건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씨는 또 “타운 인근 주상복합건물이 성공을 거두면 기존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 건물로 개조하는 등 타운 재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바인 프라퍼티’의 스티브 이씨는 “주상복합건물 건축 붐이 상업지역내의 타운하우스나 콘도미니엄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경기가 전반적으로 호황이 아닌 상황에서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면서 “허가를 받고 융자를 하는 등 계획이 실행되기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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