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저격범 검거후 공원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매릴랜드주 위튼 지방공원의 아이들 모습>
워싱턴 DC 저격범 용의자 존 알렌 무하마드(41)와 존 리 말보(17)의 배경이 차차 드러나고 있으나 이들의 범행동기는 오리무중에 빠져있다.
경찰은 거듭되는 파경 끝에 홈리스로 전락한 참전용사 무하마드와 불법체류자로 불안한 세월을 보내던 말보가 미 정부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할뿐 이들의 결정적인 범행동기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무하마드와 말보는 사회의 언저리에서 ‘막장 인생’을 살았다. 둘의 관계가 시작된 것은 무하마드가 자마이카에서 미국에 밀입국한 우마 제임스를 사귀면서였다. 말보는 우마의 아들이다.
그러나 무하마드와 우마가 불화를 빚으면서 인연의 끈으로 묶인 두 용의자의 삶은 나락으로 동반추락했다. 무하마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우마와 가정불화를 일으켜 경찰이 출동했고 이로 인해 우마 모자의 불법체류 신분이 발각됐다. 두 모자는 연방이민국에 인도됐는데 이 때 채취된 말보의 지문이 무하마드와 말보를 앨라배마 강도사건과 워싱턴 저격사건에 연결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일단 석방된 말보는 3개월간 다녔던 벨링햄 고교를 그만두고 올해 초 노숙자로 전락한 무하마드와 함께 미국을 횡단을 시작, 루이지애나주, 뉴저지주 등지를 거쳐 결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무하마드와 말보는 9월초 90년도형 셰볼레 카프리스를 250달러에 구입했다.
2번에 걸친 무하마드의 결혼생활을 엉망이었다. 85년 11월 무하마드는 첫 부인과 별거하고 육군에 입대했으며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무하마드는 88년 둘째 부인 밀드레드 그린과 과 결혼, 존 알렌 주니어(12), 셀리나(10), 탈리바 아니사(9)로 알려진 1남2녀를 뒀다.
둘의 관계는 90년대 후반부터 흔들렸고 밀드레드는 2000년 남편을 상대로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다. 결국 이혼한 무하마드는 자녀 양육비로 월 869달러를 지불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밀드레드는 지난해 5월 무렵 자녀들과 함께 연쇄저격사건이 발생한 부근인 메릴랜드주 클린턴으로 이주했다.
무하마드가 워싱턴 부근을 범행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도 둘째 부인인 밀드레드가 바로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용의자 차량 신고한 론 랜츠
경찰 출동할때 까지
트럭으로 출구 막아
24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워싱턴 저격범 용의자 차량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트럭운전사 론 랜츠는 자신이 영웅이 아니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켄터키 주민인 랜츠는 24일 새벽 메릴랜드주 프레더릭 인근의 휴게소에 정차한 후 라디오 뉴스에서 방송된 수배차량이 같은 휴게소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다른 운전자와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했다고 한다. 용기를 찾은 두 운전사는 911전화로 신고하자 경찰은 거기에 곧 도착할 것이라며 그 자리에 계속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랜츠는 다른 사람들의 제의에 따라 수배차량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휴게소 출구를 트럭으로 막은 채 자동차 거울로 지켜봤다. 랜츠는 “길고 긴 15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15∼20분 가량 지나자 휴게소는 갑자기 연방수사국(FBI) 요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5회의 트럭운행을 마치면 곧 은퇴할 계획이었던 랜츠는 50만달러의 현상금을 받게 되면 적어도 절반은 피해자 유족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상금 분배를 놓고 수사 당국은 골치를 썩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국의 루실 바우어 대변인에 따르면, 수배차량을 경찰에 제일 먼저 신고한 사람은 랜츠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바우어는 신고자가 범죄수사의 증인이므로 신원을 밝힐 수 없다며 이웃주에 거주하나 메릴랜드에서 정기적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라고만 전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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