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애나하임 에인절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9일 애나하임 에디슨 인터내셔널필드에서 7전4선승제로 펼쳐지는 월드시리즈 1차전으로 격돌한다. 양팀 모두 디비전에서도 우승하지 못하고 와일드카드로 올라왔지만 각각 포스트시즌 터주대감인 뉴욕 양키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침몰시키는 등 뜨거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번 와일드카드 월드시리즈는 말 그대로 ‘와일드’한 예측불허의 시리즈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지션별로 양팀을 비교하고 장단점을 살펴본다. <포지션별 평점 10점 만점 기준>
◎선발 로테이션
▲에인절스- 재로드 워시번(좌완), 케빈 에이피어, 라몬 오티스, 잔 랙키
▲자이언츠- 제이슨 슈밋, 러스 오티스, 리반 허난데스, 커크 뤼터(좌완)
양쪽 모두 랜디 잔슨, 커트 쉴링처럼 거의 승리를 개런티해 줄 초특급 에이스는 없다. 차이점이라면 에인절스는 워시번(18승6패·방어율 3.15)이라는 확실한 넘버 1 투수가 있는 반면 자이언츠는 오티스와 뤼터가 14승, 슈밋이 13승, 허난데스가 12승을 따낸 것이 보여주듯 4명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더스티 베이커 자이언츠 감독은 파워피처 슈밋을 1차전 선발로 낙점했으나 오티스와 뤼터는 물론 포스트시즌에 강한(생애 플레이오프 6승무패) 허난데스도 넘버 1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반면 에인절스는 1차전 선발 워시번을 제외하곤 다소 불안하다. 노장 에이피어는 노련한 베테랑이지만 6회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티스는 구질은 최상급이나 위기를 만나면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고 종종 볼이 한복판으로 몰려 장타를 맞는 경우가 많아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인 40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루키인 랙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0이닝동안 무자책점으로 호투한 선발진의 다크호스다.
【자이언츠 8, 에인절스 6】
◎불펜
▲에인절스- 트로이 퍼시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브렌던 도널리, 스캇 숀와이스(좌완), 벤 웨버, 스캇 쉴즈
▲자이언츠- 랍 넨, 필릭스 로드리게스, 팀 워렐, 애런 풀츠(좌완), 제이 위타식, 스캇 에이여(좌완)
로드리게스는 일천한 경력에도 불구,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승을 챙기며 올스타 클로저 퍼시벌과 함께 에인절스 수호천사로 자리매김했다.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이들이 있어 에인절스는 7회까지 리드만 잡으면 승리를 자신해도 된다. 에인절스 불펜 방어율은 정규시즌 AL 1위. 유일한 왼손잡이 숀와이스는 자이언츠의 거포 배리 본즈 전담맨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왼손요원이 부족한 점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자이언츠 불펜도 방어율이 NL 랭킹 2위로 만만치 않다. 셋업맨 로드리게스는 거의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고 노련한 클로저 넨은 상당수 게임에서 고전을 하면서도 대부분 승리를 지켜낸다.
【자이언츠 7, 에인절스 9】
◎1루수
▲자이언츠- J. T. 스노우(2할4푼6리·6홈런·53타점)
▲에인절스- 스캇 스피지오(2할8푼5리·12홈런·82타점)
스노우는 6번이나 골드글러브를 받은 뛰어난 수비수이나 타석에서는 스트라익존 밖으로 빠지는 공에 쉽게 방망이가 나가는 단점이 있다. 스피지오는 올해 타자로서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였는데 스위치히터로 클러치 상황에서 곧잘 적시타를 때려주고 수비도 수준급이다.
【자이언츠 6, 에인절스 7】
◎2루수
▲자이언츠- 제프 켄트(3할1푼3리·37홈런·108타점)
▲에인절스- 애덤 케네디(3할1푼2리·7홈런·52타점)
켄트는 2루수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거포.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홈런없이 1타점에 그치는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다. ALCS 5차전에서 결승 스리런홈런 포함, 3홈런을 뽑아내는 신들린 방망이를 휘둘러 MVP로 선정된 케네디는 투지가 뛰어나고 끈질긴 타자로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자이언츠 9, 에인절스 7】
◎숏스탑
▲자이언츠- 리치 어릴리야(2할5푼7리·15홈런·61타점)
▲에인절스- 데이빗 엑스타인(2할9푼3리·8홈런·63타점)
어릴리야는 이미 올 플레이오프에 홈런 4방과 12타점을 올려 한 포스트시즌 숏스탑 최다타점 기록을 세웠을 만큼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5피트 8인치의 단신 엑스타인은 망치처럼 단단한 투지의 화신. 하지만 숏스탑치고는 어깨가 약한 편이다.
【자이언츠 8, 에인절스 7】
◎3루수
▲자이언츠- 데이빗 벨(2할6푼1리·20홈런·73타점)
▲에인절스- 트로이 글로스(2할5푼·30홈런·111타점)
NLCS에서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른 벨은 수비도 매우 안정적인 믿음직한 3루수. 글로스 역시 거구(6피트5인치·245파운드)답지 않게 수비범위가 넓고 번트수비도 뛰어나다. 글로스의 강점은 언제라도 펜스를 넘길 수 있는 파워. 이번 포스트시즌 벌써 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자이언츠 7, 에인절스 9】
◎캐처
▲자이언츠- 베니토 산티아고(2할7푼8리·16홈런·74타점)
▲에인절스-벤지 몰리나(2할4푼5리·5홈런·47타점)
몰리나는 도루저지율이 43%에 육박할 만큼 빼어난 수비형 캐처지만 타석에선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다. 만 37살에 첫 월드시리즈에 나선 노장 산티아고는 상대팀이 본즈를 걸려보낸 찬스에서 심심치 않게 적시타를 터뜨리며 NLCS에서는 MVP에 선정되는 등 공격에서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이언츠 7, 에인절스 6】
◎레프트필더
▲자이언츠- 배리 본즈(3할7푼·46홈런·110타점)
▲에인절스- 개럿 앤더슨(3할6리·29홈런·123타점)
본즈는 설명이 필요없는 현 메이저리그 최고 거포. 문제는 승부의 고비에서 투수들이 그와 정면승부를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앤더슨은 지명도에선 한참 떨어져도 실력에선 그리 많이 뒤지지 않는다.
【자이언츠 10, 에인절스 8】
◎센터필더
▲자이언츠- 케니 로프튼(2할6푼1리·11홈런·51타점)
▲에인절스- 대런 어스테드(2할8푼3리·10홈런·73타점)
양팀의 스팍플러그 역할을 하는 선수들. 올해 로프튼이 98득점, 어스테드가 99득점을 올리는 등 성적이 비슷하다. 단지 로프튼은 다소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한 반면 어스테드는 팀을 위해서 맨 땅에 머리를 박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스타일이다.
【자이언츠 6, 에인절스 8】
◎라이트필더
▲자이언츠- 레지 샌더스(2할5푼·23홈런·85타점)
▲에인절스- 팀 새먼(2할8푼6리·22홈런·88타점)
샌더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34타수 5안타 1타점에 그치는 슬럼프에 빠져 NLCS 5차전에서 벤치로 밀려난 반면 새먼은 결정적인 상황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팀 리더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자이언츠 6, 에인절스 8】
◎지명타자 겸 대타요원
▲자이언츠- 숀 던스턴, 탐 굿윈, 라몬 마티네스
▲에인절스- 브래드 풀머, 숀 우튼, 올랜도 팔메로, 벤지 길
올해 출장 경험이나 파워면에서 상대가 안된다.
【자이언츠 5, 에인절스 8】
◎감독
▲자이언츠- 더스티 베이커
▲에인절스- 마이크 소샤
1980년대 초반 LA 다저스 팀메이트였던 이들은 모두 다저스 감독 타미 라소다의 제자들로 스타일이 비슷하다. 경력에서는 이미 ‘올해의 감독’을 3번 수상한 베이커가 앞서나 올 시즌 ‘올해의 감독’ 수상이 확실한 소샤의 능력도 이미 검증이 끝났다. 베이커는 그때그때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소샤는 정석에 충실한 편.
【자이언츠 9, 에인절스 9】
◎종합
똑같이 와일드카드로 월드시리즈까지 왔지만 포스트시즌 황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1패 후 3연승을 거뒀고 플레이오프 9게임에서 56득점을 뽑아내는 등 타선이 가공할 파괴력을 보이고 잇는 에인절스가 상승세에선 약간 앞선다. 승부의 키는 자이언츠 선발진이 쥐고 있으며 특히 1차전이 중요하다. 자이언츠 선발 슈밋이 첫 경기에서 에인절스의 뜨거운 타선을 식혀놓을 수 있다면 자이언츠가 유리하나 그렇지 못하면 분위기는 급속히 에인절스쪽으로 기운다.
【예상- 에인절스 4승3패】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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