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도 중순에 접어들면서 남가주는 가을의 기운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매년 가을철이 되면 남가주 일원의 일부 과수원들은 방문객들이 사과 등 과일을 직접 딸 수 있도록 과수원을 개방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돌만큼 빨갛게 잘 익은 사과를 아이들과 한알 한알 정성스럽게 따 광주리에 담아오면 맛있는 과일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농부들이 느끼는 수확의 기쁨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남가주에서 과수원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샌버나디노 빅베어 호수가 있는 샌고고니아산의 동남쪽 기슭에 있는 오크 글렌(Oak Glen)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자연과 농장 주인이 일년의 세월 동안 공들여 맺은 열매들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버리는 몰지각한 행위를 해서는 안되겠다. 한편 가을철 배 농장으로 유명한 레오나 밸리 지역은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이미 지난 9월을 기해 배 시즌을 모두 마감했다.
화~일요일 일반 개방, 전화 예약을
직접 짜서 마시는 애플사이더 인기
LA에서 동쪽으로 1시간반 정도 거리에 있는 오크 글렌은 지금 차가운 산기운으로 나무들이 노란색 단풍으로 물들어 마치 뉴잉글랜드의 한 마을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곳은 가을철이면 사과 수확으로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에 젖어든다. 이 아담하면서도 조용한 마을은 사과 수확기가 되면 몰려드는 방문객들로 흥청거리며 몇 안되는 식당과 상점들은 오랜만의 호경기로 업주들은 즐거워한다.
이 지역 일대의 여러 사과 과수원 가운데 라일리 농장(Riley’s Farm and Orchard)은 80에이커의 대지에 심겨진 1,400여그루의 사과나무에서 15톤이 넘는 사과가 생산되는 대형 과수원이다.
10여 종류의 사과가 나는데 카라멜 애플을 만드는 ‘와인 샙’(Wine Sap), 아주 달고 달콤한 향기의 라일리 가족이 개발한 종자인 ‘라일리의 신비’(Riley’s Mystery) 그리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레드 델리셔스(Red Delicious), 골든 델리셔스(Golden Delicious), 로마 레드 델리셔스(Rome Red Delicious), 조나 골드(Jona Gold)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사과가 있다.
농장에는 배, 래스베리 등의 과일과 옥수수, 토마토 등 야채도 무르익었고 핼로윈을 앞두고 호박도 넝쿨째 굴러다니고 있다. 말, 토끼, 양 등 가축도 있어 어린이들은 신기한 동물을 만져보느라 정신이 없다.
오크 글렌의 사과시즌은 9월부터 시작돼 12월 중순까지인데 올해는 11월말이면 모든 사과의 수확이 끝날 것으로 과수원대표 짐 라일리씨는 전망했다. 라일리는 “약 4,000만개의 사과가 이 곳에서 수확되는데 사과를 재배하기로는 캘리포니아에서 최적지로 알려져 사과의 맛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수원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사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문을 여는데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사과는 종류에 따라 파운드당 1달러선. 봉지에 담아서 사과를 판다. 사과는 봉지당 10~15달러이다. 사과를 따러 밭으로 들어갈 때 타는 옛 포장마차도 인상적이다.
사과 외에도 산딸기와 배 그리고 호박도 직접 딸 수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짜서 마시는 애플사이더가 인기다.
문의: (909)797-5145, 797-9108
오크 글렌의 또 다른 유명한 과수원은 약 100년 동안 한 가족이 운영해 오고 있는 로스 리오스(Los Rios) 과수원. 이 곳 역시 포장마차로 과수원을 구경한다. 30여종의 사과를 직접 따서 구입할 수 있으며 오븐에서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사과 파이가 일품이다. 문의: (909)797-1005.
스노라인(Snowline·39400 Oak Glen Rd.) 과수원에 가면 오크 글렌에서 가장 오래된 110년된 밤나무를 만날 수 있다. 사과 외에도 애플 버터, 벌꿀, 말린 과일, 산딸기 등이 유명하다. 경치 좋은 피크닉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1898년에 만들어진 과일 포장공장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침을 제공하는 여관이 있는데 방은 예약을 해야만 구할 수 있다.
문의: (909)797-3415.
윌셔스 애플 셰드(Wilshire’s Apple Shed·11925 S. Oak Glen Rd.)는 사과와 주스는 물론 골동품도 판매한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식당이 문을 여는데 각종 커피와 과일 케익이 유명하다. 문의: (909)797-8731.
페들러스 팩(Peddler’s Pack·909-790-0774) 과수원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사과만을 판매하며 로스 사이더 밀(Law’s Cider Mill·909-797-1459)은 사과 주스로 유명한 곳이다.
■ 가는길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15번 프리웨이와 샌버나디노시를 지나치면 유카이파 블러버드(Yucaipa Bl.)가 나오면 내린다. 유카이파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오크 글렌 로드를 만나면 좌회전, 5마일 정도 북쪽으로 가면 과수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라일리 과수원은 프리웨이에서 8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