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김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는 소식이 이곳 저곳에서 보도되고 있다. 셀러는 울고 바이어는 웃어야할 ‘주택 거품론’을 두고 낙관과 경고가 엇갈리고 있지만 경제의 흐름도 오르막 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이 있는 법이고 보면 지금쯤은 부동산 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은 서민들의 가장 큰 재산. 지난 몇 년간 알토란 같이 쌓인 에퀴티를 빼서 아이들 대학 학자금으로도 쓰고 리모델링도 하고 이자가 높은 크레딧카드 빛도 갚고 했는데 이제 거품이 걷히면 어떻게 하나?
’컨수머 리포트’지 11월호가 ‘주택에 담아놓은 재산’ 관리 제대로 하는 법을 소개했다.
역사의 흐름을 교사로 친다면 현재의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배울 것이 있다. 일본이나 영국 등에서 주식시장이 바닥을 친 후에도 1~2년간은 주택시장이 끄떡없이 버텼다. 그러나 2년이 지나면서 막강하던 부동산 시장은 무너진 주식시장의 뒷설거지를 하면서 서서히 거품이 빠진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 경제는 인구 고령화로 접어든 일본이나 유럽과는 달라서 주택시장의 급락이나 장기침체를 점치기는 힘들지만 내년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에서 1~2% 정도만 더 추가된 완만한 상승세에 멈출 것이라는 것은 설득력 있는 추론이다.
이미 일부 지역은 주택가격과 가계소득을 비교할 때 오버프라이스로 판정 받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고카운티가 대표적인 실례이고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는 이미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세. 이는 셀러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셀러뿐 아니라 정점에서 주택을 매입한 현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밤잠 설치게 만드는 골치 아픈 용어이다. 80년대 말 남가주에서 방위산업 감축과 불경기로 남가주 집 값이 4~5년간 하향곡선을 탓던 것을 고려하면 집 값이란 항상 오르는 것만은 아니다.
■바이어를 위한 조언
1. 장기투자라면 괜찮다.
몇년 집 값이 들쭉날쭉 하는 것에 상관없이 오랫동안 살집이라면 지금이라도 형편에 알맞은 것으로 골라 사도 괜찮다. 그러나 5년 내에 이사계획이 있는 단기투자가라면 상황을 좀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택 처분은 주식이나 채권처럼 팔고 싶다고 쉽게 팔아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값을 내려줘도 바이어가 없으면 연중 대기해야 하는 상품이다. 처분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세금, 서류비용, 에이전트 커미션 등을 합치면 주택 값의 20%는 고스란히 공중 분해되는 수도 허다하다.
장기투자자라고 해도 다운페이먼트는 20% 정도 할 수 있고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 등을 합친 주거비용이 총수입의 28~31%를 넘지 않아야 안전하다. 요즘은 렌더들이 주거비가 수입의 40%까지 치달아도 모기지 융자를 해주는 사례가 흔했다. 렌더들이 모기지 융자를 계속 가지고 있지 않고 월스트릿에 모기지 채권 펀드로 내다 팔기 때문에 별 책임감 없이 마구 모기지 융자를 해줬다. 최근 들어 이 정책도 신중을 기해 모기지 융자조건이 강화되고 있기는 하다. 거품론이 대두될수록 모기지 페이먼트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욕심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거비가 수입의 36%를 넘으면 위험하다.
2. 주머니 사정과 동네 수준을 맞춰라.
집 값이 계속 상승세라면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업스케일 동네의 한 귀퉁이라도 차지하고 앉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 그러나 내리막길은 전략이 달라야 한다. 그래도 업스케일 동네에 집을 사고 싶다면 그 동네 실업률 증가와 중간 소득과 집 값의 상관관계를 잘 지켜보면서 거품이 빠지기를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
기다릴 여유가 없고 꼭 사야되겠다면 오퍼에 컨틴전시라도 걸어야 한다. 타이틀 조사, 모기지 융자, 인스펙션 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어야만 집을 산다는 조건 제시를 일컫는다. 인스펙션 비용은 250~400달러이며 미 인스펙션협회에 가입되려면 250채 정도를 감정해 본 사람에 한한다.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오브 인스펙션(www.ashi.com)을 통해 인스펙터를 구할 수 있다. 집 감정도 바이어가 별도로 해볼 필요가 있다. 랜더, 개발업자, 부동산 브로커가 고용한 집 감정사는 집 값을 올리라는 압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독립적으로 일하는 감정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택 감정비는 225~500달러이며 어프레이절 인스티튜트(www.appraisalinstitute.org)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3. 씀씀이를 자제해야 한다.
새로 주택을 매입한 바이어들은 평균 9,000달러를 더 지출한다. 집을 옮겼으니 가구도 바꾸고 장식품도 바꾸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실직을 대비해서 생활비 6개월치는 저축이 돼 있어야 하고 수입의 20%는 은퇴구좌에 적립할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 주택 소유주를 위한 조언
부엌이나 욕실을 리모델링하면 주택 값이 올라갈 것으로 믿는 주택 소유주들이 많다. 그러나 가격을 가장 많이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부엌이나 욕실이라고 할지라도 리모델링 후 1년 이내에 팔았을 때만 50~75% 정도 건질 수 있다. 5만달러를 들여 부엌을 최신식 프로페셔널로 고치고 욕실을 현대화했다고 해도 5년이나 10년이 지나서 팔면 들인 돈을 건질 생각은 말아야 한다. 그냥 살면서 즐긴 것에 만족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투자 목적이라면 부엌이나 욕실 리모델링보다는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고 고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도와 전기, 지붕을 고치는 것은 미적 감각과는 상관없지만 집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증축하려면 이웃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네가 모두 3베드룸인데 우리 집만 2베드룸이라면 방 한개 더 늘이는 것은 수도꼭지를 금장식으로 바꾸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투자다. 조만간 팔려면 고치고 뜯지 말고 관리를 잘하고 보수하고 고장난 것만 고쳐 가면서 사는 것이 이익이다. 리모델링은 새 주인에게 맡기자.
■셀러를 위한 조언
아이들이 떠나고 빈 둥지만 지키고 있는 중년이나 곧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라면 지금이 큰집을 팔고 작은 둥지로 옮기기에 좋은 시기이다. 오래 살아서 그 집에 애착이 많겠지만 무턱대고 비싼 값에 내놓으면 바이어만 쫓아버리게 된다. 나중에 값을 내려도 마켓에 오래 나와 있는 집엔 바이어들이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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