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ral Way는 ‘페더럴 웨이’로 써야
한인들은 너나없이 언어문제로 고통받는다. 물론 언어문제란 영어를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오래 산 한인들은 한글 철자법마저도 오락가락 한다. 특히 영문을 한글로 표기할 경우 아무런 기준 없이 멋대로 쓴다. 말과 글은 뜻만 통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를 가진 문화민족답지 않은 억지이다. 한글날을 맞아 한인들이 흔히 범하는 외래어 표기법의 오류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영문을 한글로 정확히 표기한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양쪽 말의 알파벳이 내는 소리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한글에는 영어의‘F’‘V’‘Z’에 해당하는 자음이 없고 ‘R’과 ‘L’은 머리 글자이든 받침이든 모두‘ㄹ’로 쓴다. ‘th’와 ‘ph’도 한글로는 표기할 방법이 없다.
영어의‘fan’과‘pan’은 똑같이‘팬’이다. ‘boys’(소년들)와 ‘voice’(목소리)를 ‘보이스’로,‘rice’‘lice’는‘라이스’로 각각 구별 없이 표기된다. ‘farm’과 ‘pharmacy’도 똑같이‘ㅍ’발음이며‘George’‘Jimmy’‘Zoo’의‘G’‘J’‘Z’도 모두‘ㅈ’발음이 돼 ‘조지’‘지미’‘주’로 표기된다.
‘North’(북쪽)와‘Nose’(코)도 똑같이‘노스’이다. ‘Thrifty’와‘Thursday’는‘스리프티’와‘서스데이’로 표기할 수밖에 없다. 받침으로 쓰이는‘R’은 흉내조차 낼 수 없어 외래어 표기법에도 이렇다할 설명이 없다. ‘Sears’‘Shoreline’을 발음에 충실하게 표기한다고‘시얼스’‘숄라인’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게 따지면 ‘Portland’는 ‘폴트랜드’, ‘Harvard’는 ‘할벌드’로 표기해야한다.
‘Family’를‘홰밀리’로, ‘fashion’을‘횃숀’으로 표기하는 등 영어의‘f’를 한글의 ‘ㅎ’으로 쉽게 대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난다. 실제로 ‘f’의 발음은‘ㅎ’보다는‘ㅍ’에 더 가깝다. 따라서‘family’는‘패밀리’, ‘fashion’은‘패션’이라야 맞다. 마찬가지로‘Federal Way’는‘훼더럴웨이’가 아닌‘페더럴 웨이’로 표기돼야 맞다. 또‘festival’은‘페스티벌’,‘fastfood’는‘패스트푸드’가 돼야 옳다.
외래어 표기법의 취지는 영문발음을 완벽하게 한글로 옮겨 쓸 수 없다는 전제하에 주어진 한계 내에서나마 통일을 기하자는 데 있다.
영문의 한글표기가 어차피 외국인 아닌 한인을 위한 것인 이상 반드시 원음과 일치해야할 필요도 없다. ‘Jesus Christ’는 구태여 ‘지저스 크라이스트’라고 할 것 없이 ‘예수 그리스도’로 충분하다. ‘McDonald’s’도 ‘맥다놀즈’보다 ‘맥도널드’로 표기해야 한인들이 더 쉽게 이해한다. 외래어 표기법이 단어 전체의 발음보다 철자(스펠링) 하나 하나의 음가에 충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영어단어 끝에‘s’가 올 때는‘스’로 표기하도록 돼있다. ‘Seattle Times는 ‘시애틀 타임스’, ‘James’는 ‘제임스’이다. 또‘ton’으로 끝나는 지명은‘턴’으로 표기하게 돼있다. ‘Washington’‘Houston’은 ‘워싱톤’‘휴스톤’이 아니라 ‘워싱턴’‘휴스턴’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특기할만한 사항으로 장모음의 장음을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team’은‘티임’이 아니라‘팀’이고‘route’는‘루우트’가 아니라 ‘루트’다. 또‘오우’로 발음되는 중모음은‘오’로, ‘아우어’로 발음되는 중모음은‘아워’로 표기한다.‘boat’는‘보우트’가 아니라‘보트’이고‘tower’는‘타우어’가 아니라 ‘타워’이다.
외래어 표기법을 몰라서 틀리는 경우보다는 잘못된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는데서 오는 오류가 훨씬 많다. 신문광고를 보면 메니저(매니저), 메케닉(미캐닉), 카텐(커튼) 라운드리(런드리), 타올(타월). 웨이츄레스(웨이트리스), 카렌다(캘린더), 월페어(웰페어), 쇼파(소파), 캐더링(케이터링) 등 잘못된 발음의 표기가 수없이 눈에 띈다.
영문을 완벽하게 한글로 표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표기하도록 방치할 수도 없다. 적어도 지명과 인명만큼은 외래어 표기법의 기준에 따라야만 영문의 한글표기에 어느 정도 통일을 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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