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마다 새벽질주… “질병가고 건강온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52세의 나이로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닌 작가 겸 언론인 김훈씨의 책 ‘자전거 여행’의 한 구절이다.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으로 끌고 다닌 그의 자전거 이름은 바람의 바퀴를 뜻하는 ‘풍륜’.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도에 이른다. 홀로 외로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깨달은 진리는 오랜 구도를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북경 시내에서의 자전거 행렬은 감동적이다.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해서일까. 중국 아가씨들의 각선미는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이다.
두 대의 자전거를 연결해 철근을 나르는 장면은 북경 아니면 보기 힘든 진풍경. 저녁 무렵이면 배추나 브라컬리 한 단을 싣고 집으로 향하는 중년 남성들에 이르기까지 자전거는 대륙 사람들 생활의 커다란 일부가 되어버렸다.
미국이 연해 있는 캐나다에서 역시 자전거는 생활 필수품. 집 근처 마켓에 샤핑을 다녀올 때도 자전거가 주로 이용된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면 건강은 어느새 덤으로 따라온다.
주말 아침 이른 시각 몸을 자전거에 바짝 밀착시킨 채 가을 바람을 가르며 사이클링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건강함이 넘쳐흐른다.
눈부신 햇살이 두 바퀴의 은륜에 반사되는 장면은 ‘자전거 도둑’이 아니더라도 눈길이 머물러진다. 두 뺨과 온 가슴으로 다가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껴본다. 그럴 때면 우리 인생에 이만한 환희의 순간이 그리 흔한가 하는 소중함이 전해져 온다.
한인 사이클링 동호회(회장 폴 김) 20여명의 회원들은 일주일 내내 가을날의 상큼한 공기를 가르며 함께 자전거 타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일요일 오전 6시20분.
아직 달이 하늘에 희멀겋게 떠 있는 시각이지만 몸에 쫙 달라붙는 노란 셔츠와 까만 팬츠를 입고 나타난 회원들은 간단한 스트레치로 몸을 푼 후 막 바로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다.
평소 사이클링으로 다져진 몸매라 날렵한 것이 물찬 제비들 같다. 달리기 모임, 산행 모임이 모두 그렇듯, 항상 잘 하는 사람들이 선두와 후미를 담당하면서 초보자들을 에스코트한다.
혹시 타이어에 구멍이 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일렬로 늘어서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전진하던 폴 김씨는 V자 편대비행을 하며 이동하는 철새들을 생각했다. 혼자라면 지금 이 오르막 길이 얼마나 힘겨웠을까. 함께 무리 지어 나는 철새들은 혼자 날 때보다 무려 30퍼센트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한다. 회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속력을 내는 오르막길은 그래서 조금은 덜 버겁다.
이런 저런 모임 만들기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가 한인 사이클링 동호회를 구성하게 된 것은 어떤 연유였을까. 삼총사 친구 가운데 하나가 당뇨에 고혈압, 젊은 나이에 온갖 성인병을 몸에 달기 시작했다. 이제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그런데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 걷기와 달리기가 좋은 운동이라고는 하지만 관절에 무리가 가서는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가운데 사이클링이 눈에 들어왔다.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 타기는 거의 관절에 무리가 가질 않는다. 지난겨울부터 세 친구가 나와 함께 자전거를 탔더니 어디서 소문을 듣고 왔는지 젊은이들이 하나 둘 가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낑낑대고도 오르지 못했던 언덕이지만 지금은 다리를 바삐 움직이며 에너지를 모았다가 가볍게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사이클링은 달리기나 조깅에 결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도 높은 운동.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근육을 골고루 강화시킨다.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게 균형 잡힌 몸매, 20대 젊은이에게나 어울릴 선수용 복장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매주 한차례씩 타는 자전거 덕분이다.
의외로 많은 인구가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지만 과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며 어디서 타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한인 사이클링 동호회는 자전거를 통해 건강한 삶과 우정을 추구하는 모임. 자전거 선택과 구입에서부터 실제 타기까지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 준비물
로드 사이클에 필요한 준비물은 자전거, 헬멧, 쇼트 팬츠, 물통 등. 사이클링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자전거를 사야되나 망설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격도 100~1,000달러까지 천차만별이고 종류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초보자일 경우, 100~300달러 정도의 자전거면 충분하다. 1,000달러가 넘는 자전거는 실력을 쌓은 후에 구입해도 늦지 않다. 자전거 선택은 재질이나 가격보다 자기 몸에 맞는 사이즈, 탈 장소에 맞추어 구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쇼트와 팬츠는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말려주는 기능성 운동복을 갖춰야 한다. 한인사이클링 동호회에 연락하면 장비에 관해 친절한 조언을 해준다.
■ LA인근 자전거 코스
LA 인근에 자전거 타기 좋은 코스들은 다음과 같다. ▲다이아몬드바 루프 ▲치노힐스 루프 ▲샌개브리엘 강 댐에서부터 시작해 샌개브리엘 리버 베드를 지나실 비치에 이르는 구간 ▲코로나 그린 리버 로드에서 시작해 샌타애나 리버 베드를 지나 뉴포트비치에 이르는 구간 ▲샌타모니카 비치에서 시작해 PCH를 지나 대너포인트 비치까지 이르는 구간. 자전거 트레일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차에 싣고 이동하면 된다.
■ 한인사이클 동호회는…
한인 사이클 동호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 6시30분 다이아몬드 바의 Grand Ave.와 Diamond Bar Bl. 코너의 잭 인 더 박스 주차장에서 만나 간단한 체조를 마친 뒤 약 1시간 남짓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다.
현재는 한가지 시간과 코스만 있지만 앞으로 회원이 늘어나면 스케줄에 맞게 다른 시간대의 모임도 만들고 코스 역시 다양하게 늘릴 계획이다.
문의 (909)279-4724, (909)396-0697, (213)949-9499
글 박지윤 객원기자
사진 진천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