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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 (99승63패·와일드카드) 팀을 응원하는 관중의 모습>
올해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는 판세를 예측하기가 그 어느 해보다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4개 디비전 시리즈 매치업을 살펴보면 모두 전력이 엇비슷해 승자를 점치는 것은 고사하고 누가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리기조차 아리송하다. 디펜딩 월드시리즈 및 내셔널리그 챔피언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랜디 잔슨-커트 쉴링의 1-2펀치가 건재하다는 것이 최대 강점. D백스의 첫 상대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라인업의 균형과 파괴력에서 D백스에 비해 한 수위지만 잔슨과 쉴링같은 걸출한 에이스가 없다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시즌 내내 빈약한 타선을 걸출한 투수진이 커버해 왔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배리 본즈와 제프 켄트를 받쳐줄 지원사격부대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고민이다.
아메리칸리그도 상황은 비슷하다. 뉴욕 양키스는 화려한 플레이오프 전적과 풍부한 경험이 주무기이나 투수력이 예전 같지 않다. 1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애나하임 에인절스는 팀 전체에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본 선수가 딱 1명(케빈 에이피어)에 불과하고 팀 역사상 한번도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이겨본 적이 없어 첫 상대인 양키스와 포스트시즌 경험에서 비교하기조차 무색하다.
오클랜드 A’s는 걸출한 탑3 선발투수가 강점이나 제이슨 지암비가 빠져나간 4번타자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고 미네소타 트윈스는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적은 에러를 범한 철벽 수비를 자랑하나 팀 방어율은 8개 플레이오프팀중 가장 나쁘다. 한마디로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양상. 바야흐로 10월 다이아몬드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아메리칸 리그
에인절스 (99승63패·와일드카드) “이번엔 우리가 일낸다”
양키스 (103승58패·동부 1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포스트시즌 경력으로 비교한다면 하룻강아지 대 범의 대결처럼 보나마나겠지만 야구는 경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 소샤 감독의 리드아래 집요한 승부사로 성장한 에인절스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에다 그동안 양키스와는 항상 대등한 경기를 해 왔기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패기로 뭉쳐있고 야심에 불타고 있다. 그리고 그 야심을 이뤄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양키스가 모든 면에서 조금씩 앞서는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차이는 미세하고 또 양키스의 철통 수문장 마리아노 리베라가 100%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1일 시리즈 1차전에서 에인절스 선발 제로드 워시번(18승76패)이 로저 클레멘스(13승6패)를 잡아준다면 에인절스의 승산을 매우 높아지나 이기지 못하더라도 1차전에서 대등한 경기만 보인다면 끝까지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될 것이다. 물론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에인절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클레멘스와 양키스의 위용에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면 양키스의 일방 페이스가 될 수 있으나 소샤의 리더십과 에인절스의 패기를 감안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16년만에 처음 플레이오프에 나간 에인절스는 처음부터 베스트를 상대로 혹독한 테스트를 받게 됐다.
<예상- 양키스 3승2패>
트윈스 (94승67패·중부 1위) “구단 폐쇄소문 잠재운다”
A’s (103승59패·서부 1위) “1회전은 가벼운 몸풀기”
4개 디비전 시리즈가운데 그나마 우열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유일한 매치업이다. A’s는 팀 헛슨(15승9패)-마크 멀더(19승7패)-배리 지토(22승5패)의 환상 영건 트리오가 이끄는 선발진이 출중하며 빌리 카치(44세이브)가 버틴 불펜도 탄탄하다.시즌 MVP후보인 숏스탑 미겔 테하다(3할8리·34홈런·131타점)와 에릭 차베스(34홈런·109타점), 저메인 다이(24홈런·86타점)가 주축을 이루는 타선은 아직 지난해 떠나간 부동의 4번타자 제이슨 지암비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으나 응집력이 뛰어나고 나름대로 파괴력도 상당하다. 상대적으로 트윈스는 객관적 전력에서 A’s에 다소 처져 보이나 한때 리그축소 타깃에서 디비전 챔피언에 올라선 패기와 기세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트윈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 브래드 랫키(9승5패)와 조 메이스(4승9패), 릭 리드(13승9패), 에릭 밀튼(13승9패) 등으로 짜여졌는데 이들이 A’s의 영건 3인방과 대등한 피칭을 보이고 코리 코스키, 덕 멘케이비치, 토리 헌터 등이 방망이가 필요할 때 터져 줘야만 승산이 있다.
내셔널 리그
카디널스 (97승65패·중부 1위) “투타 균형 우리가 최고”
다이아몬드백스 (98승64패·서부 1위) “공포의 원투 펀치 건재”
세인트루이스 대 애리조나 최종 5차전까지 갔던 지난해 클래식 대결의 재판. 카디널스는 알버트 푸홀스(.314·34홈런·127타점)과 짐 에드먼즈(.311·28홈런·83타점), 스캇 롤렌(31홈런·110타점), 에드가 렌터리아(.305·11홈런·83타점) 등 주력타자들이 모두 파워와 정교함, 스피드를 고루 갖추고 있어 모든 팀중 가장 균형있는 라인업을 자랑한다.
특히 루이스 곤잘레스와 크렉 카운슬이 부상으로 빠진 것을 감안할 때 타선이나 수비에서는 단연 D백스보다 앞선다. 문제는 과연 이들이 D백스의 쌍두마차 랜디 잔슨(24승5패·방어율 2.32)과 커트 쉴링(23승7패·3.23)을 상대로 힘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잔슨을 1, 4차전, 쉴링을 2, 5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여 카디널스로서는 이 두 ‘수퍼맨’이 나선 4경기중 최소한 2경기를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도저히 힘들 것 같지만 큰 경기에 강한 제1선발 매트 모리스가 잔슨과의 두차례 대결에서 반타작만 올려준다면 라인업의 우세를 감안할 때 승산이 있다.
<카디널스 3승2패>
자이언츠 (95승66패·와일드카드)“더이상 초장 탈락은 없다”
브레이브스 (101승59패·동부 1위)“철벽 마운드로 WS까지”
샌프란시스코 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시즌 내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경기를 하면서도 10년 넘게 유지해 온 철벽 마운드에 힘입어 꾸준히 승리를 챙겨 이번에도 내셔널리그 최다승을 기록했다. 탐 글래빈(18승10패)-그렉 매덕스(16승6패)-케빈 밀우드(18승8패)로 이어지는 브레이브스의 선발진은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고 올해 55세이브로 리그 최다세이브 기록을 수립한 잔 스몰츠가 철벽 마무리로 가세, 불펜도 탄탄하다. 브레이브스의 아킬레스건은 빈약한 타선. 게리 셰필드(.307·25홈런·84타점)의 가세에도 불구, 올 시즌 D백스보다도 111점이나 적은 득점을 올릴 만큼 파괴력이 떨어진다. 칩퍼 존스(.327·26홈런·100타점)와 앤드루 존스(35홈런·94타점)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이언츠는 올해 MVP가 확실한 거포 배리 본즈와 제프 켄트가 타선을 이끌지만 정작 승부의 열쇠는 하위타선이 얼마나 이들을 받쳐주는 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에 비해 포스트시즌에서 훨씬 부진한 성적을 보인 본즈와 자이언츠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정작 큰 게임에 약하다는 비난을 벗어던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리즈다.
<브레이브스 3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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