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니쉬의 제자였고 명상가이자 현대 무용가인 홍신자씨는 그녀의 책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그 하나는 심신이 지치고 피곤할 때 나무를 온 몸으로 껴안아 보라는 것. 나무와 플랜트들은 고요하고 아름답게 에너지를 순환시키고 좋은 파장을 내뿜는다. 나무의 기둥을 연인처럼 껴안으면 뿌리에서부터 물을 끌어올리고 잎으로 햇볕을 받아들이는 나무의 생명력이 두 팔 가득 느껴진다.
실내 플랜트 전문 정원사
박교영씨의 ‘관리비법’
엔젤레스 국유림에서 만났던 ‘베어’(Bear, 인디언 부모님이 이런 이름을 지어주었다)라는 이름의 레인저는 단언컨대 세상의 어떤 부자라 할지라도 자기만큼 멋진 저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었다.
그는 숲에서 나무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온 몸으로 호흡한다. 숲에서 생성되는 피톤치드라는 방향성 물질은 우리 세포에 녹아들어 심리적·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숲이 뿜어내는 좋은 성분이 몸을 치유하는 삼림욕 효과를 실내에서 기대할 수는 없을까. 실내 플랜트 전문 정원사 박교영씨(49·TDC 인도어 플랜트 서비스)는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을 공간 곳곳에 놓아둠으로써 충분히 이런 치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얘기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그녀가 플랜트를 관리하러 가는 셔먼 옥스의 밸리 헬스케어 파트너스 사무실. 이곳에서 그녀는 ‘플랜트 레이디’로 통한다. 1989년 처음 이 회사에 인도어 플랜트와 화분을 모두 구입해 주었으니 꽤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이 회사 사무실의 규모와 책상 배치를 고려해 100여개의 플랜트들을 골라 주었는데 그녀가 직접 고른 플랜트들이 구석구석마다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더없이 보기 좋다.
그녀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이 사무실을 찾아와 화분에 물과 영양제를 주며 벌레를 제거하는 등 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매니저인 패밀라의 방에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길게 늘어지는 플랜트와 야자수 종류의 키 큰 플랜트가 장식돼 있다. 패밀라의 미소도 그녀가 늘 바라보는 플랜트를 닮아 싱그럽다.
그녀는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던 눈이 피곤해 지면 초록빛깔의 플랜트를 쳐다본다고 한다. 회의실에는 저마다 다른 4개의 플랜트가 구석구석 놓여있다.
밸리 헬스케어 서비스의 주요 업무는 병원 청구서 처리. 보험 회사와 골치 아프게 따져야 하는 경우도 잦지만 사무실 전체가 플랜트로 가득 하다 보니 누구 하나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다.
인사과의 조니 코헨은 스스로를 브라운 색 손가락을 가졌다고 말한다. 플랜트가 자기 손에만 들어가면 죽는 사람을 ‘브라운 섬(Brown Thumb)’이라 부른다나. 아직 마음 수양이 덜 되어서인지 플랜트 농사가 마음처럼 잘 되질 않는다. 멀쩡히 살아있던 플랜트도 죽이는 브라운 섬이 있는가 하면 박교영씨는 죽어 가는 플랜트도 물을 주고 햇살을 조절해 살려내는 스타일.
어떻게 하면 플랜트를 죽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플랜트와 대화를 나눌 것, 사랑과 애정을 갖고 물을 줄 것, 적당량의 햇빛을 쏘이게 해 줄 것, 플랜트가 쾌적하게 느낄 온도를 유지할 것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사면이 벽으로 둘러 싸여 있고 창문이 없는 방에 있는 플랜트는 저녁 때 퇴근할 때도 불을 켜두어 일조량을 대신할 만한 빛을 쏘이게 한다. 바흐나 비발디 등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바로크 작곡가들의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식물을 잘 키우는 또 하나의 방법.
잘만 키우면 10년도 넘는 세월 동안 내내 초록색 아름다운 이파리와 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플랜트들이다. 밖에 심어 놓으면 하늘이 모든 것을 알아서 잘 키워주지만 인도어 플랜트는 바로 우리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키워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실내 플랜트를 죽이지 않고 오래 키우려면 우선 건강한 것을 구입해야 한다. 플랜트는 구멍이 뚫린 화분에 심어 물이 빠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실내 바닥 제재가 상하지 않도록 구멍이 없고 모양새가 예쁜 장식용 화분(Decoration Pot)을 덧 받친다. 도자기, 구리, 바구니, 항아리 등 다양한 재질의 화분을 플랜트와 어울리게 고르는 것도 즐거움이다. 물이 새지는 않겠지만 차가운 온도 때문에 바닥이 축축해져 올 테니 깔개를 깔아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실내 플랜트가 주는 효과
현대인의 대부분이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을 머무르는 사무실. 사면이 콘크리트로 막힌 실내의 공기는 바람이 들고 나는 자연스런 순환과는 거리가 멀다.
사무실 등 고층 빌딩에 오랜 시간 있다보면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흡입하게 되고, 이로 인해 두통과 만성 피로를 동반하는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을 앓을 수밖에 없다.
공기 정화기, 가습기, 음이온 발생기를 설치해 보지만 어디 식물들만큼 신선한 공기를 만들어줄까. 생활 공간 곳곳에 식물을 두는 것은 단지 보기 좋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 지킴이가 되는 것이다.
▲실내 온도와 습도 조절 효과: 종려국, 드라세나,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식물을 실내에 두면 여름에는 2~3도 정도 실내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는 역으로 온도를 높인다. 쉐프렐라 등 잎사귀가 많은 식물을 실내 공간에 놓아두면 놀랍게도 사람이 생활하기에 가장 쾌적한 상태인 습도 60퍼센트가 유지된다.
아디안 텀은 실내 습도가 적당한가의 여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 아디안 텀의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다면 쾌적한 습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유해 전자파 제거 효과: 컴퓨터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우리들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 스킨답서스를 비롯해 잎의 크기가 1미터 이상 되고 이파리가 많은 식물을 이용하면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다. 전자파 차단용 모니터 보안기에 부착된 접지를 화분 용기의 흙 속에 묻으면 60~70%의 전자파를 흡수하게 된다.
▲독성 휘발성 유기물 제거 효과: 실내 공기에는 페인트, 카펫, 접착제 등으로 인한 500가지 이상의 독성 휘발성 유기물이 발견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 따르면 관엽식물을 생활공간에 배치하고 적절히 관리하기만 해도 이들 독성 휘발성 유기물들은 제거될 수 있다고 한다.
황야자, 대나무야자, 잉글리시 아이비, 국화, 네프롤레피스 등이 실내 환경 조절에 매우 효과적인 기능 식물들이다. 전체 실내 면적의 3~10% 정도의 식물을 배치하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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