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뉴스가 불행히도 자주 일어나는 나라에서는 뭔가 새롭고 불안한 것들이 생겨난다.
콜럼비아 정부는 최근‘월요일 보상’이라는 전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폭력사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 제보를 한 시민들에게 치안당국이 매주 월요일 보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십년 피로 얼룩진 치안마비 상태를 바로 잡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계획중의 하나로 시행된지 불과 몇주일 만에 좌익 게릴라나 우익 사병들 혹은 일반 범죄자들에 관한 정보 제공자들에게 수만달러의 보상금이 지출되었다.
수상한 행위를 보고해야 하는 것은 시민들의 의무이지만 테러와의 전쟁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다 보면 사회의 조직이 찢겨나갈 수가 있다. 구 소련과 동구 위성국가들이 좋은 예이다. 이웃이 이웃을 감시하고 친척이 친척을 밀고하는 사회에서 그 국민들은 살았다.
콜럼비아나 미국은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두 나라가 모두 테러 종식을 위해 시민들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1백만 우체부, 케이블 설치공등을 징모해 국민들 감시 인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내놓아 관심있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테러는 사회에 고통스런 딜레마를 던져준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회가 파괴적인 편견과 적대적 과민반응에 빠져들지 않고 시민들의 건전한 경계심을 최대한 활용하느냐는 것이다. ‘월요일 보상’ 같은 시스템은 분명 해답이 아니다.
정답은 테러 예방을 위해 우리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조짐이 어떤 것들인지 치안당국이 일반 대중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정 민족이나 요소를 갖춘 사람들이 표적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보았다고 경찰에 보고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모든 시민들이 저마다 경찰을 붙들고 누군가를 조사하게 만들 능력을 갖는다면 경찰이 이를 감당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이 나라가 전혀 다른 나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수호할 가치가 별로 없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프리다 기티스
면도가 범죄행위인가.
“비행기 탑승자가 승무원을 공격하거나 위협함으로써 승무원의 업무 수행을 방해할 경우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연방법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 법을 기안한 사람들이 ‘위협’이라는 말을 쓸 때 면도를 한다거나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있는 따위의 행위들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9.11 테러 발생 1주년이 되던 지난 11일 멤피스에서 라스 베가스로 가던 노스웨스트 항공 소속 비행기에서 거디프 원더라는 남성이 면도를 중단하고 속히 자리로 돌아가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무시한 죄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기장이 비행기를 아카소에 비상착륙시키며 과민반응을 보인 사건 자체는 테러 1주년이 되는 날 경계심이 지나치다 보니 일어난 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더씨를 승무원 위협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원더씨, 그리고 같이 여행하던 하린더 싱씨는 둘 다 시크교도로 알카에다 세포들이나 테러조직들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라스베가스의 컨벤션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그 전날 비행기가 연착, 미네아폴리스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놓치면서 항공사측이 제공해준 면도기 세트만 가지고 호텔에서 묵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멤피스로 가서 문제의 비행기를 탔는데 불행히도 히스패닉 남성이 옆좌석에 앉으면서 승무원들은 이들 까무잡잡한 피부의 세 남성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원더씨가 ‘안전벨트를 매라’는 사인이 나온 후에 승무원의 양해를 구한후 화장실로 향했고 그 안에서 승무원이 여러번 자리로 돌아가라는 요청을 했는데도 계속 남아있었던 것이 화근이 되었다. 게다가 그가 자리로 돌아간 후 옆자리에 앉았던 두 남성이 계속 화장실을 사용하려 하자 기장은 비상착륙 결정을 내렸고 세 남성은 구속되었다.
공포의 분위기 속에서는 사람들이 의심이 많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해가 밝혀지면 사태를 정상으로 돌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더씨 사건이 특히 볼썽 사나운 것은 그가 분명 테러리스트가 아닌데도 그를 테러리스트처럼 기소하는 것이다. 면도는 9월11일 비행기 안에서 했다 해도 결코 범죄가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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