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 해의 결실을 앞에 하며 자연과 조상에 대한 감사를 나누는 추석.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다는 한국인 최대의 명절이지만 미국에 살다보니 송편 챙겨 먹기가 쉽지 않다.
추석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고향을 떠나 사는 우리들에게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추억이 된다. 밤새 온 가족이 둥글게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 시간에는 정겨운 대화가 도란도란 흘러 나왔었다. 햅쌀과 햇과일로 차린 차례 상이 얼마나 풍성해 보였으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을까. 어린애 머리만 한 크기의 사과와 배, 햇과일들은 참 달디달았다. 통통한 햇밤을 까던 아버지는 차례 상에 올리기 전, 예쁜 자식이라고 한 움큼씩 쥐어주시곤 했다. 매일 형, 언니 옷만 대물림하다가 추석빔 한 벌 얻어 입을 수 있었던 한가위는 우리 삶의 축제였다. 고향 뒷산에 떠오른 쟁반같이 둥근 달을 바라보며 어떤 소원을 빌었었는지 지금은 기억조차 아득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가까이 그리피스 공원 천문대라도 올라 달맞이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혀 본다. 추석 명절을 맞아 두고 온 고향의 파란 하늘자락이 못내 그리운 주말,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마련하는 축제에 참여해 깊어 가는 가을과 풍요로운 추석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껴보자. 남가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추석맞이 축제를 한데 묶어 봤다.
한 해의 추수와 보름달을 축하하는 동양인들의 추수감사절, 추석은 중국과 한국, 베트남 등 다양한 아시아 공동체에서 함께 기념하는 축제. 올해로 7번째를 맞는 아시안 아메리칸 하베스트 문 축제에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마켓 센터, 아시아 푸드 코트, 가족 건강 코트, 비즈니스 스퀘어, 타운 스퀘어와 어린이 마을 등 90개가 넘는 다양한 부스에서 라이브 음악 연주와 문화 공연, 어린이들을 위한 탈 것과 게임, 음식 시식회, 예술·수공예품 전시와 판매가 펼쳐지며 푸짐한 경품 또한 마련된다.
채널 18에서 스포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한인 조슈아 안씨가 진행하는 이날 행사에서는 국제적인 타이완 가수이자 KSCI의 수퍼 선데이 쇼의 진행자 아야(A-Ya)가 최신 앨범 가운데서 히트곡들을 들려줄 계획이며 다니엘 호와 필리빈의 R&B 그룹인 피나이 등 그들 나라에서는 제법 인기 있는 가수들의 공연이 있게 된다. 타이치 시범, 아케디아 중국 학교 학생들의 민속춤과 노래 공연, 타이지멘 기공 아카데미 학생들의 사자춤 공연, 일본 타이고 북 연주, 타히티 댄스와 북춤, 남가주 한국 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한국 전통 무용, 북인도 민속춤 공연 등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행사장 입구에서 나눠주는 패스포트를 다양한 부스마다 다니며 모두 도장을 받은 후. 경품 추첨함에 넣을 수 있는데 올해의 경품은 남가주 포드 딜러에서 제공한 2002년 포드 익스플로러, 왕복 항공권, DVD 플레이어 등 아주 푸짐하다. 벤추라카운티에서부터 오렌지카운티에 이르기까지 남가주 전지역 주민들이 참가할 이날 축제는 KSCI, 채널 18을 통해 특집 방송될 예정이다.
행사 장소는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Arcadia County Park(405 S. Santa Aanita Ave. Arcadia, CA 91007)으로 샌타아니타 레이스 트랙 건너편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료 셔틀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210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Baldwin Ave.에서 내려 행사장 안내 사인을 따라가면 된다. 9월21일(토) 오전 11시~오후 6시.
문의 (310)4478-1818, 웹사이트, www.kscitv.com
차이나타운에서는 이번 주말 온 가족을 위한 전통적인 중추절 행사를 주최한다. 이틀동안 계속되는 문 페스티벌에는 전통적인 사자 춤 공연, 랜턴 퍼레이드, 달맞이 의식 등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와 여흥거리가 풍부하다.
9월21일 정오, 칼스텔라 초등학교(Calstelar Elementary School, 840 Yale St. Los Angeles, CA 90012)에서의 사자 춤 공연을 시작으로 음악과 전통 춤 공연, 서커스와 마술 공연, 스토리 텔링, 연극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오후 9시까지 계속된다.
<4면에 계속>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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