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링 하버드’(Stealing Harvard)
착하고 성실하나 별로 똑똑치는 못한 청년 존(제이슨 리)은 가정의료기구상 종업원. 사람이 너무 착해 탈인 존은 오랜 연인 일레인(레슬리 맨)과 함께 열심히 모은 돈 3만달러로 결혼해 살 집을 마련할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런데 존이 수년 전에 가난한 질녀 노린(태미 블랜차드)에게 좋은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자기가 입학금을 대주겠다고 약속한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존은 낭패에 빠진다. 자기 누나의 딸인 노린이 하버드에 입학, 존에게 입학금 2만9,879달러를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데 일레인이 3만달러를 이미 구입할 집 다운페이먼트로 써버렸으니.
이에 존은 자기의 유일한 친구로 정신 나간 더프(탐 그린)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온갖 해프닝이 발생한다. PG-13. 전지역.
‘움베르토 D’ (Umberto D)
이탈리아의 명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의 네오리얼리즘 걸작. 1952년작. 종전 후 가난과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품위를 지키려는 노인의 투쟁이 심금을 울린다.
움베르토 D는 은퇴한 공무원. 친구도 가족도 돈도 미래도 없이 유일한 친구인 영리한 개 플리케와 함께 30년간 살아온 아파트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아파트 여주인이 집세가 밀린 움베르토에게 퇴출령을 내리자 움베르토는 구걸을 비롯해 온갖 수단을 써 돈을 마련하려 하나 모두 실패한다. 움베르토는 절망 끝에 플리케와 함께 열차 투신자살까지 시도하나 끝내 목숨을 끊지 못한다.
희망 없는 삶을 살아야 할 움베르토는 그러나 이런 불행 속에서도 다시 삶을 이어 간다. 쇼케이스(323-934-2944).
‘이그비 고즈 다운’(Igby Goes Down)
이그비 슬로컴(키란 컬킨-매컬리 컬킨의 동생으로 요즘 활약이 대단한데 연기를 썩 잘한다)은 17세난 부잣집 아들. 그러나 그는 질식할 것 같은 자신의 주위환경에 치열하게 반항하고 또 금전에 대해서도 냉소적이다.
병적으로 신경이 과민한 아버지(빌 풀만)와 자기밖에 모르는 냉담한 어머니(수전 서랜든) 그리고 상어 같은 공화당원 큰형(라이언 필리페) 사이에서 고통을 겪던 이그비는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모험에 나선다.
사립학교서 낙제한 이그비는 중서부 군사학교에 보내지자 훔쳐낸 어머니의 크레딧 카드를 들고 줄행랑을 놓는다. 중서부서 출발한 그의 여정은 뉴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이그비는 별의별 괴상한 뉴요커들과 조우, 자기발견의 어둡고 우습고 때로 비극적인 오디세이를 경험케 된다. R. 일부 지역.
‘바닷가의 도시’ (City by the Sea)
뉴욕 경찰서 살인과 형사 빈센트(로버트 드 니로)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고독한 남자. 어느 날 살해된 드럭 딜러의 사체가 브루클린 해변에 떠오르면서 빈센트는 수사에 들어가는데 수사과정에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어렸을 때 자기와 헤어진 아들 조이(제임스 프랭코)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가 남아 있는 바닷가의 도시인 롱아일랜드의 롱비치로 돌아간다.
빈센트는 여기서 자신의 해결 못한 고통과 실패한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조이 삶에 영향을 미쳐 조이를 파괴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빈센트는 법 집행에 대한 의무감과 실패한 아버지로서 뒤늦게 사랑하는 아들을 구원해야 한다는 부성애 사이에서 고뇌한다. R. 전지역.
‘사랑의 찬미’ (In Praise of Love)
장-뤽 고다르의 최신작으로 2부로 구성됐다. 고다르가 스위스의 은둔처에서 오랜만에 파리로 다시 찾아와 만든 사랑에 관한 서정적 반영이요 인간의 의식과 과거와 현재가 형성되는데 있어 역사와 기억이 차지하는 역할에 관한 고찰이다.
1부는 흑백. 만남과 성적 욕망, 이별과 재발견 등 사랑의 4단계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아름답고 수수께끼 같은 젊은 여인을 만나면서 이 사람을 주연으로 선정하려고 생각하나 둘간의 해결되지 않은 사랑 때문에 지체된다.
2부는 디지털 비디오로 찍었는데 컬러가 화면을 흠뻑 적신다. 나치 점령하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노부부가 자기들의 얘기를 할리웃에 팔려고 한다. 성인용. 뉴아트(310-478-6379).
‘챔피언’(Champion)
젊은 나이에 세계 챔피언의 꿈을 안고 베이가스에서 레이 ‘붐 붐’ 맨시니와 라이트급 경기를 벌이다 녹다운, 사망한 김득구에 관한 자전적 영화.
득구(유오성)는 강원도 바닷가 마을의 가난한 집안서 태어나 어릴 때 가출, 서울로 올라간다.
막일을 하며 끼니를 이어가던 중 동아체육관에 들어가 권투를 배운다.
인간적인 김현치 관장과의 관계와 동료 체육관생들과의 우정 등과 함께 득구의 피나는 연습과정이 묘사된다. 여기에 득구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여사무원 경미(채민서)와의 로맨스가 스며들며 거친 사나이들 세계 영화에 부드러움을 제공한다.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 작품으로 보고 즐길만하다. PG-13. 그랜드(345 S. Figueroa St., 213-48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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