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돌발사고 대비 안전수단용 불구
수업중엔 복도 나가 전화받느라 북새통
문자 메시지 주고받고 필기도구로 이용
학교로 피자 배달, 시험 부정행위까지
셀폰, 페이저, 팜탑 등 소형 하이텍 전자제품들이 학교로 밀려들면서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캘리포니아주 학생들도 학교에서 셀룰러 폰이나 페이저 등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980년 캠퍼스내 마약밀매 예방을 목적으로 제정됐던 ‘셀폰·페이저 교내반입 및 사용금지법’이 지난 달 28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승인을 거쳐 폐지됐기 때문. 이는 학생과 학부모간 원활한 대화소통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컬럼바인 고교 총격사건, 9·11 등 끔찍한 돌발 사건들에 아직도 가슴이 뛰는 학부모와 교육행정가들이 셀폰은 교내 안전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 결과다.
하지만 이전에도 모든 학교에서 셀폰 사용금지법을 철통같이 지켜온 것은 아니다. 가주 학교 관계자들은 벌써 수년 전부터 학교내 셀폰 사용은 허락하되 ‘운동장과 같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방과후에만’ 또는 ‘눈에 띄지 않는 한 검사해 압수하진 않는다’는 등 조건부이나마 교내 셀폰·페이저 사용이 가능했으므로 이번의 사용허락 법안의 승인이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종전보다 왈칵 풀어진 분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이번 학기부터 교사와 학교행정가들의 걱정은 태산같다. 학교마다 학교장과 교사들이 이마를 맞대고 대책마련에 부심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플로리다 세인트 피터스버그 고교 12학년 마크 보일의 예를 들어보자. 보일에게는 셀폰이 곧 필기도구다. 숙제와 준비물을 적는 데일리 플래너로 사용하기도 하고 간단한 메모는 모두 셀폰에 기록해 둔다. 또자물쇠 번호도 따로 욀 필요 없이 셀폰에 저장해 두면 잊을 염려가 없다. 여러 가지로 수첩과 연필을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간편해서 좋다. 또 수업이 지루할 때 선생님 몰래 꺼내어 게임하는 그 맛은 셀폰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다.
버지니아 베델고교 엘리나 브룩스 교장은 카페테리아에서 휴대용 DVD플레이어로 영화를 보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기겁을 해 경고한 적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고교에서는 점심 도시락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피자를 배달시켜 먹어 문제가 됐고 수업시간에 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나누느라 정신없는 학생들도 쉽게 눈에 띈다.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복도로 나가 전화받는 학생들로 인해 복도마다 수업 시간인지 쉬는 시간인지 분간이 어려운 지경이고 심지어는 시험도중 셀폰의 문자 메시지 시스템과 투웨이 페이저를 이용해 답을 주고받는 신종 부정행위가 발각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전자제품의 교내반입 문제가 하루 이틀 새의 일은 아니다. 디지털세대 이전엔 월드시리즈 게임을 들으려고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몰래 학교로 가져오는 남학생들이 있어 근신이나 정학처분을 당하곤 했었다. 그 아날로그 시대의 라디오가 요즘은 셀폰, 페이저, 게임보이, 팜탑,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심지어는 휴대용 DVD플레이어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세포 분열한 것만큼 문제도 심화된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랩탑컴퓨터에 DVD플레이어가 내장돼 있고 셀폰으로 음악을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다. 셀폰과 팜탑이 결합돼 있는 제품도 시판되고 있는 등 어떤 소프트웨어들이 어떻게 결합돼 학생들의 백팩안에 들어갈지 종잡을 수 없는 세상이다.
샌디에고 라호야 고교 데이나 섈번 교장은 “알 수도 없는 각종 기능이 손바닥만한 기계 속에 다 들어가 있다면 과연 우리는 학생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답이 없다”라며 난감해 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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