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입학 상담 전문가로서 필자는 세계 각처의 많은 고등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잦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매년 빠짐없이 듣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지난해에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한 선배 한 사람을 아는데 저보다 SAT 성적이 낮았어요." 또는 "지난해에 하버드에 들어간 우리 학교 선배는 학교 평점(GPA)이 저보다 낮아요."

이런 자신에 찬 발언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웃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명문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입학심사 과정에 대해 잘못되거나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비리그 입학 사정관들이 흔히 사용하는 비유가 있다. 즉 입학심사 과정은 움직이는 타겟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반 사람들은 그 과정을 마치 높이뛰기 경기의 고정된 바(bar)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정 수준에 고정된 바를 뛰어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를 뿐만 아니라 매년 적용하는 기준도 변한다. 지난해에 입학한 형이나 친구가 올해 지원하면 떨어질 수도 있다. UC계열 대학은 입학심사를 위한 분명한 공식을 마련하여 사용하지만 대부분 명문 사립대들은 그러한 공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고등학교 수석 졸업생이 프린스턴 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같은 학교를 5등으로 졸업한 학생은 그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GPA나 SAT 성적은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입학심사라는 전체 그림을 맞추어 가는데 필요한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입학심사라는 전체 과정에서 고려하는 항목을 크게 다음의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학업 성적(Academic Record)
2. 표준시험 성적(Standardized Test Score)
3. 과외(Extracurricular) 활동, 학과 관련(Co-curricular) 활동, 개인 경험 및 수상 경력
4. 개인 에세이
5. 추천서
6. 인터뷰

많은 사람들이 "6가지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을 한다. 한 가지만 꼭 집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해답도 아니다. 입학 사정관들은 흔히 지원서류를 야구경기에 비유한다. 야구경기에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베이스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어떤 베이스가 다른 베이스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1루가 2루보다 중요하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모든 베이스가 똑같이 중요하며 진루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베이스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야구경기다.

입학심사에 있어서 누구를 합격시키고 누구를 탈락시키는가는 어느 한 가지 요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고려’(overall package)를 통해 결정된다. 다시 야구로 비유하자면 1루부터 홈베이스까지 4개의 베이스를 올바르게 통과해야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비록 한 분야에서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해도 다른 5가지 항목에서 두드러지지 못하면 그 학생은 일류 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필자는 미국 내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 왜 그렇게 SAT시험 준비에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로 매달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SAT 1,600점 만점 학생들이 하버드나 MIT를 지원했다가 탈락하는지를 눈여겨보았으면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SAT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6개의 검토항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매우 기초적인 것이다. 입학 사정관들의 눈에는 SAT 성적 1,560점이나 1,600점은 별 차이가 없다.

요약하자면 아이비리그 입학 사정관들은 위에 언급한 6가지 항목 모두가 일관되게 뛰어난 학생들을 원한다. 또한 동시에 다른 동급생들과 구별되는 어떤 ‘독특함’(hook)을 가진 학생들을 찾는다. 다음에 연재될 칼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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