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재판을 받아야 하는 불운한 처지의 한인들이 적지 않다. 단기체류 신분을 갖고 있거나 밀입국한 사람은 물론이고, 영주권자도 범죄에 연루되었다면 추방을 당할 수 있다. 추방재판은 그 성격이 기본적으로 민사재판이다. 추방재판에서 이민국은 원고이고 추방재판을 받는 사람은 피고이다. 물론 추방재판을 주재하는 사람은 이민판사이다. 이민판사는 이민국 직원이 아니지만, 이민국의 상급기관인 법무부 산하 EOIR(Executive Office of Immigration Review)이라는 기관에 소속되어 있다.


-이민판사들은 누구인가?
▲이민판사는 엄밀히 말하면 사법부의 일원이 아니다. 이민판사는 행정부, 더 정확히 말하면 연방 법무부 소속으로 미국에 모두 220명이 있다. 법무부 직할기관이 되다보니, 이민판사는 아무래도 공정한 판결을 하기보다 이민국에 유리한 판결을 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이민판사는 대개 이민국에서 오랫동안 일한 이민국 변호사 출신들이다.


-추방재판의 본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추방재판은 이민국이 폼 I-862이라는 양식을 이민법원에 파일하면서 시작된다. 이른바 이 NTA(Notice To Appear)에는 추방의 법적 근거, 추방 사유된 배경 등이 담겨 있다. 이민국은 NTA를 반드시 추방대상자에게 송달해야 한다. 이민국이 요즘 주소변경을 신고하라고 다그치는 이유도 실은 이 NTA를 송달하는 문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추방재판은 NTA를 발부한 다음 적어도 10일은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다. 이 열흘은 추방재판 대상자에게 주어진 재판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추방대상자는 만약 이 기간에 재판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 재판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


-추방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미국에 있는 외국인은 누구나 추방당하기 전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외국인도 수정헌법 5조의 적정 절차에 관한 규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추방재판이 개시되면 이민국은 이 추방재판에서 일종의 검사가 된다. 추방재판도 재판이므로 일반재판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판은 경우에 따라 전화나 화상 컨퍼런스로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추방대상자가 추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케이스라면, 추방재판은 약식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추방재판이 열리는 장소(Venue)를 옮길 수 있는가?
▲추방재판이 열리는 장소는 기본적으로 이민국이 정하지만, 피고가 원하고, 이민법원이 판단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그 장소를 옮길 수 있다. 그렇지만 재판장소를 옮기려면, 옮길 만한 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추방재판을 접근하는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추방 재판에서 피고는 추방이 근거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재판 자체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우선 NTA 발급 자체를 문제삼을 수 있다. 가령 발급 절차에 문제가 있을 때는 NTA의 무효를 주장할 있다. 그리고 추방의 근거를 입증할 책임은 어디까지나 이민국에 있으므로, NTA의 혐의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이민국이 이것을 입증하도록 끝까지 요구할 수 있다. 추방재판에서 승소를 해 정당한 체류신분을 유지할 수 있으면 이것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만약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없으면 이민국과 흥정해 자진출국(Voluntary Departure)을 얻어낼 수도 있다. 만약 이민판사가 자진출국을 허용해, 약속대로 자진출국을 한 사람은 다시 미국에 들어올 때 원칙적으로 추방재판을 받았던 사람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추방재판이 진행되고 있을 때, 영주권을 바로 취득할 수도 있는가?
▲추방재판을 받고 있는 외국인이 만약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이민판사를 통해 영주권 신청을 바로 할 수 있다. 보통 때야 이민 절차는 이민국을 통해서 해야 하지만, 이때는 반드시 이민판사를 통해 수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민 판사가 승인을 한다면, 추방재판은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이다.


-추방 대상자가 만약 미성년자라면 어떻게 되는가?
▲추방재판의 대상자가 미성년자라면 여러 가지 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우선 미성년자는 구금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미성년자가 구금이 되어 있다면, 석방해 주는 것이 원칙인데, 이때 보증인이 있어야 한다. 보증인 영순위는 부모이다. 만약 부모가 없다면 일가친척, 그리고 그밖에 다른 성인도 보증인이 될 수 있다.


-이민 법원에서 패소하면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만약 이민법원에서 패소하면 무대는 이민 상소법원(Board of Immigration Appeals)으로 옮겨진다. 연방 이민 상소법원은 이민판사의 결정에 불복하면, 올라갈 수 있는 상급심이다. 만약 이민 상소법원에서도 일이 안 풀리면 이번에 갈 수 있는 곳은 연방 법원이다. 이렇게 길은 좁지만, 이민판사의 판결을 원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길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