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냥의 천국이다. 남가주 산간 지역만 해도 곰, 멧돼지, 산돼지, 산양, 메추리, 꿩, 토끼, 오리, 산사자, 사슴 그리고 코요테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원하는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러나 사냥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한인이 많다. 사냥 동우회인 ‘자연사랑’(회장 김이부)과 코요테 사냥을 매달 떠나는 ‘사냥광’ 이정성씨를 통해 사냥을 시작하기 위한 각종 정보를 알아본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자연사랑’은 사냥의 보편화와 정보교환을 위해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정기적으로 사냥에 나선다. 협회는 현재 LA에서 약 500여명의 한인들이 사냥을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 숫자는 매년 늘어가고 있다.
사냥인들은 "사냥은 등산, 여행, 사격을 한꺼번에 즐기는 1석3조의 스포츠"라고 입을 모은다. 스트레스 해소에 사냥만큼 확실한 취미가 없다고 자랑한다. 날아가는 꿩이며 멧돼지, 곰 등을 총으로 쏴 명중시켰을 때의 기분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몸에 좋다는 웅담을 얻을 수 있으며 별미인 곰 발바닥 요리, 한국의 보신탕보다 몸에 좋다는 코요테 요리, 쇠고기 안심보다 부드럽다는 멧돼지 고기 등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냥인들은 한인들이 사냥이 돈이 많이 드는 취미로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 200~300달러면 웬만한 사냥용 총기를 구입할 수 있어 경제적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왕 사냥을 시작할 생각이라면 총은 가격이 조금 높더라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구입할 것을 권한다. 한번 구입한 총은 평생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싼 총을 구입한 사람들은 곧 좀더 좋은 제품을 찾으면서 2~3번 총기를 사게 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총알은 용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꿩의 경우 25발에 6~7달러쯤 한다. 대부분의 사냥인들은 총알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하면 총알 비용은 낮아진다. 김이부 회장은 "총기점에서 구입하는 총알보다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총알이 화력도 좋고 정확성도 뛰어나다"고 말한다. 사냥개는 옵션이 될 수 있으나 필수조건은 아니다. 날짐승 사냥 외에는 그리 필요로 하지 않는다.
라이선스도 싼 편이다. 10시간 동안 필기시험이 포함된 안전교육을 받으면 평생 유효하다. 수험료도 1인당 50달러이다. 매년 갱신할 때 1인당 25달러 정도만 내면 된다. 자연사랑에서는 자체적으로 강사를 갖추고 신입회원에게 라이선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요테나 토끼 등의 동물은 다른 라이선스 없이 사냥이 가능하고 사슴(1마리당 22달러), 곰(23달러), 산돼지(1.25달러) 등은 라이선스에 해당하는 택(tag)을 구입해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초보 입문자의 경우에도 400달러 정도의 경비면 사슴이나 곰 사냥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인들이 또 다른 궁금증은 사냥의 위험성이다. 총을 다루기 때문에 큰 부상을 당하거나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우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 스포츠 연구통계에 따르면 사냥의 사고 확률은 일반 스포츠에 비해 1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나 농구 등 몸을 항상 움직이는 스포츠에 비해 월등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동물보호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사냥인을 ‘야만인’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사냥인들은 동물과 자연보호에 가장 앞장서는 사람들이고 자부한다. 미국 국토의 70% 지역에서 사냥이 합법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야생동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정부가 사냥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한 예로 북미에는 흑곰 50만마리, 불곰 5만마리가 서식하고 있는데 매년 10%정도 감소해야만 곰들이 민가에서 ‘행패’를 부리지 않고 포화상태로 인한 자연의 평형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냥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자연사랑’ (310)637-2842, (323)735-1010로 하면된다.
◆코요테 사냥 전문인 이정성씨
20여년 사냥 전문인 이정성씨는 "사냥인의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물 살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서 자연 속에서 강자와 약자가 대결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바로 사냥"이라고 나름대로의 사냥 철학을 피력한다.
이씨는 "동물들을 포화 상태로 방치하면 대부분 굶어죽어 멸종 위기에 놓일 때도 있기 때문에 사냥으로 동물의 숫자를 컨트롤하는 것은 사실상 인도주의적 해결책"이라면서 "필요 이상으로 동물을 죽이고, 잡은 고기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행위 등은 진정한 사냥인의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사냥의 매력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냐는 질문에 이씨는 "사냥은 참을성을 키워야하는 레저다. 특히 코요테는 영특한 동물로 사람이 다가오면 미리 200야드 밖에서 탐지하고 몸을 숨긴다. 한 마리의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며칠씩 기다리는 경우가 있고 좋은 사냥터를 탐색하기 위해 반년 이상 로켄이션 헌팅을 나갈 때도 있다"며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사냥 역시 동물과의 싸움이라기보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옳다"고 밝혔다.
◆사냥의 주의점
▲야생동물 보호를 우선시한다. ▲관련 법률과 규범을 철저하게 지킨다. ▲야생동물의 포획에 욕심을 갖지 않는다. ▲총기의 사용과 관리방법, 안전수칙을 지킨다. ▲자연자원인 야생동물에 대하여 연구심을 갖는다. ▲수렵인은 사냥터에 온 손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사냥터 농민과 산림청 직원에게 예의를 지킨다. ▲게임(사살된 동물)을 아끼고 유익하게 이용한다.
◆총기안전을 위한 규범
▲총기는 잠금 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하며 열쇠는 본인이 휴대한다. ▲기관부와 총열, 엽탄은 분리 보관한다. ▲하루 한번 이상 정기적으로 총기를 확인한다. ▲가족 중에 청소년이 있을 경우 청소년의 동향을 항상 살핀다. ▲총기를 사용할 경우 청소년에게 자연스럽게 시도해 보도록 하여 그들의 욕망을 해소시켜 주고 총기에 대한 규칙을 말해준다. ▲총구는 언제나 하늘을 향하게 한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총기를 잠금 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한다 ▲타인에게 총기를 만지지 않도록 한다. ▲총기를 휴대하고 음주, 시비 등 폭력적인 언행을 삼간다. ▲이유 없이 방아쇠에 손을 넣지 않는다. ▲총기 사고는 소지자의 책임이 크므로 항상 안전에 충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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