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아이 마지가 SAT 시험 본 것을 제가 자세히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학은 잘 했는데, 결국 언어부분이 많이 미급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휘력이 약했다는 결론이 됩니다. 우리 마지는 평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SAT 시험을 친다기에 별로 걱정을 안 했었지요. 그런데 제 판단이 빗나갔습니다. 둘째 아이는 큰아이만큼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데 2년 후면 또 SAT를 봐야 합니다. 보나마나 어휘력에서 점수가 좋지 않을 텐데 이를 그저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어떻게 돕죠?”
- 고등학생을 둔 아버지
책을 읽을 때나 수학 응용문제를 풀 때도 거기에 나오는 단어를 몰라서 다루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많다. 이렇게 어휘력이 중요하기에 독서학에서 단어는 어떻게 배워야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 왔다. 그 결과 단어는:
1. 문장이나 문맥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배운다(subsidiary learning)(지난 2 주일에 걸쳐 실린 기사 참고 바람).
A. 간접적으로 배운다.
새 단어 하나를 내 것으로 통달하는데는 평균 7번에서 42번에 걸쳐 문장이나 문맥 내에서 접해야 한다. 즉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이다. 예전에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는 우선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새 단어를 공책에 따로 베꼈던 것이 보통이었다. 즉 일부러 그 단어를 문장과 문맥에서 격리시킨다는 말이다. 즉 새 단어를 습득하기에 더 어렵게 만든 셈이었다. 이렇게 문장이나 문맥과 아무 상관없이 배우려는 방법을 뤼거지테이션(regurgitation, 소 같이 되씹는다)이라고 하는데 이 뤼거지테이션은 그 기억의 효율성이 0~3% 정도라는 연구가 있다. 즉 단어는 문장이나 문맥 안에서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B. 단어의 뜻은 문장이나 문맥에 따라서 달라진다. 단어를 단독으로 문장이나 문맥을 떠나서 배우면 엉뚱한 뜻이 된다. 예로:
(1) John is easy to please.
(2) John is eager to please. (N. Chomsky의 예문)
위에서 (1)은 타인이 John을 쉽게 즐겁게 한다는 뜻인가 하면, (2)는 John이 타인을 즐겁게 해준다는 뜻이다.
이렇게 주어와 목적어가 바뀐 것이 단어, 즉 easy, eager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단어를 분석 해보면 둘이 똑 같은데 ‘-sy’와 ‘-ger’만 다르다. 절대로 그 뜻이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문장에 있다. 영어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한국어의 예로:
(1) 십년만의 만남.
(2) 십년간의 만남.(전정재, 독서의 이해의 예문)
위의 (1)예문은 ‘십년 동안’ 서로 만나 보지 못한 상황이고, (2)는 ‘십년 동안’ 서로 만나온 상황이다.
이렇게 못한 상황(부정적)과 한 상황(긍정적)인 뜻이 단어, 즉 ‘만’과 ‘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단어를 더 분석하여 보자면 ‘만’이라는 단어는 ‘숫자, 10,000’의 뜻도 되고 ‘오로지’의 뜻도 된다. 반면에 ‘간’은 인간 신체의 ‘간. kidney’도 된다. 그 단어의 뜻은 쓰여진 문장이나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2. 단어 분석(structural analysis)
그러나 위의 것과 정반대로 외워서 배우는 단어도 있다. 이 것은 단어 전체를 외우는 것도 있지만, 주로 단어의 (A)분석과 (B)연결된 모든 단어들(word family)을 한꺼번에 이해하는 것이다.
(A) 단어 분석
단어의 분석은 문자 그대로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는 대신 그 단어를 분석하여 그 뜻을 규명하는 방법이다.
예: He recalled the man’s name.
만일 학생이 책을 읽다가 ‘recalled, re-call-ed’라는 단어를 모른다 치자. 그러나 그 학생이 ‘recollected’라는 단어를 미리 알고 있으면 ‘re-’의 뜻이 무엇인 것을 따로 외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위의 단어도 모르고 ‘re-’의 뜻도 모르면 당연히 ‘re-’가 ‘다시’라는 뜻을 외워야 할 것이다.
또 ‘recalled’에서 ‘called’를 설사 몰랐다 하더라도 ‘walked’ ‘handed’ ‘remembered’ 등의 단어에서 ‘ed’가 과거형이라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좋은 예로써 어린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때 ‘He runned.’ 혹은 ‘She had eated.’라고 많이들 잘못 말한다(미국 아이들은 상대로 한 연구). 이렇게 잘못 말할 때 이것을 똑바로 고쳐주지를 말라고 한다.
그것의 가장 큰 원인은 어린아이들이 벌써 간접적으로 ‘ed’가 과거형이라는 것을 배웠다는 말이다(물론 여기에서 어린아이들이 ‘runned’가 inflectional ending인데 이것이 불규칙동사니, 규칙동사니, 이런 문법 지식이 있다는 말이 아니고, 자꾸 말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이것을 over-generation이라고도 함).
‘recalled’란 단어를 몰랐다 하더라도 우선 ‘call’라는 근본 단어(root word)를 알고 있고 ‘re-’와 ‘ed’라는 접두사(prefix)와 접미사(suffix)를 이미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사전을 찾지 않고도 그 뜻을 파악할 수가 있다.
접두사를 많이 알면 단어 파악에 큰 도움이 되므로 접두사를 외우는 것은 어휘력을 높이는 한가지의 방법이다. 여기에 우선 단어에 가장 많이 쓰이는 접두사(high frequency level of prefixes)부터 소개하려 한다 (Brown, James I., Programmed Vocabulary, Chicago, Lyons & Carnahan,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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