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정보의 원천인 동시에 유해한 컨텐츠로 인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음란물과 폭력물을 사고 파는 일이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급성장하면서 반대급부로 이를 막기 위한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사업도 새롭게 붐을 이루고 있다. 리서치 회사 프로스트 & 설리반(Frost & Suliva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판매가 급증해 76% 수익 증가를 보였다.
반면 이런 소프트웨어 제품들은 정교하게 프로그램 돼 있지 않을 경우 주요 뉴스 사이트는 차단시키면서도 유해 사이트는 접속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맞춰 월스트릿 저널에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5가지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실제로 폭력 및 음란 사이트 등을 방문해 보며 각 소프트웨어의 차단 기능을 비교해 봤다.
위-블로커(We-Blocker.com)=위-블로커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증오 발언’(hate speech)부터 ‘무기’(weaponry)까지 차단하는 카테고리가 7가지로 나뉘어 있으며 프로그램이 차단하는 특정 단어 목록이 저장돼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왜 사이트를 차단하는지 이유를 말해준다는 것. VictoriasSecret.com을 치면 "가죽 끈(thong)이란 단어가 들어있어 부적절한 내용이 보일 수도 있다"라는 내용과 함께 사이트는 차단 당한다.
위-블로커의 판단을 무시할 수 있지만 차단 기준이 지나치다. 기술 지원도 좋지 않은 편으로 회사와 5회 통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사이버패트롤(CyberPatrol 5.0)=사이버패트롤 설치 후 플레이보이(playboy.com)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보안관 배지와 함께 "사이버 패트롤 5.0에 의해 차단"이란 메시지가 등장했다. 펜트하우스(Penthouse)와 허슬러(Hustler)에 대해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일부 포르노 사진 사이트와 ‘더러운 방’(smut shack)이란 채팅 커뮤니티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한 결과 음란한 사진들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사체 살인을 차단하지 못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유머 사이트인 ‘theonion.com’은 접속을 차단했다. 그러나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의 링크를 통해서는 플레이보이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사이버패트롤은 전화로 기술지원을 받으려면 10달러를 요구한다. 대신 무료인 이메일을 보내봤으나 24시간 내로 온 답변은 프로그램의 ‘도움’(help) 기능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도움 기능을 사용해 봤으나 왜 차단기능이 일관적으로 작동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사이버패트롤 대변인은 몇주 후 이런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 내니(Net Nanny 4.0)=넷 내니도 사이버패트롤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검색 사이트인 구글을 통해서 플레이보이와 기타 외설 사이트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기술 지원팀에 이메일로 문의를 보내자 즉각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한 답변을 보내왔으나 그 이후에도 검색 결과는 일관적이지 못했다.
이에 대해 회사 대변인은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웹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으나 아직 소프트웨어 상점에서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시험에 이용된 소프트웨어는 상점에서 구입된 것이다).
사이버시터(CyberSitter 2002)=음란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할 경우 건전한 사이트로 바꿔주는 기능을 가진 사이버시터는 ‘포르노’(porn)라는 단어 자체의 검색이 불가능한 검색 엔진만을 사용하도록 만든다. 차단하려는 사이트에 해당하는 단어 묶음이 카테고리별로 분류돼 있으며 레슬링과 점성학이란 단어는 물론 심지어는 포켓몬 사이트를 차단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이메일에 6시간 내로 답변할 정도로 기술지원은 확실하다. 사이버시터는 시험 결과 가장 좋은 기능을 발휘했다.
차일드세이프(ChildSafe 3.0)=차일드세이프는 직접 사이트를 차단하지 않고 아이들의 온라인 활동을 모니터하는 형식으로 웹을 단속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자녀들이 방문한 사이트를 추적하며 어떤 글자를 타자로 쳤는지 모든 흔적을 기록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메일과 채팅 룸에서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차일드세이프 대변인은 "프로그램의 목적은 자녀들이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는 데 부모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돕는데 있다"면서 "동시에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인터넷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모니터 기능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될 때는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이트를 개별적으로 차단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총평=사이버패트롤(CyberPatrol 5.0)을 통해서는 사체와 누드 이미지가 담긴 공포 사이트를 보는 것이 가능했다. 넷 내니(Net Nanny 4.0)와 다른 프로그램도 플레이보이(playboy.com)에 접속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시험 결과 일부 소프트웨어는 제품 설명대로 작동했지만 차단 기능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소프트웨어도 있었다.
사이버시터(CyberSitter 2002)는 유해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할 경우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건전한 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유머감각이 가미된 기능도 있다.
유해한 사이트와 유익한 사이트 사이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여전히 미묘한 기준의 문제로 남아 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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