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렛 김
▶ 웹사이트나 서적 참고시 반드시 주 달아야
며칠 전 필자의 학교에서 서머스쿨 클래스를 택하고 있는 C라는 여학생 한 명이 흐느끼며 필자의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 학생을 의자에 앉혀 마음을 가다듬게 하고 자초지종을 들으니 다음과 같았다. 영문학 반에서 찰스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읽고 줄거리 요약과 함께 그 소설책에 관한 주어진 과제물 리스트 중 한가지를 완성해 오는 숙제가 있었는데 담당교사가 이 C학생이 같은 반의 A라는 남학생의 줄거리 요약 부분을 베꼈다고 F학점을 주며 꾸짖으신다고 억울하다고 했다.
C학생은 A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혼자 했는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가 이 학생의 과제물을 읽어보니 요점 정리부분이 제대로 안된 상태로 첫 번째와 마지막 단락은 아주 매끄럽고 단어와 문장실력이 월등한데 비해 중간 부분은 모두 중학생 수준이었다. 이 학생을 우선 학생 주임교사에게 보내서 자신의 진술문을 쓰게 하는 동안 A라는 남학생을 사무실로 불러 그 학생의 과제물을 먼저 훑어보았다. 단어 4개를 제외하고는 첫 번째와 마지막 단락이 C학생의 과제물과 동일한 것을 발견하였다.
이 학생은 C라는 여학생을 전혀 모르며 자신의 과제물을 누구에게도 빌려준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은 다른 학교에 다니며 필자의 학교엔 이번 서머스쿨이 처음이라 했다. 이 학생도 학생 주임에게 먼저 맡겨 놓고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해 보니 여러 소설책들을 단 20∼30페이지 정도로 단축해 소설책의 요점 정리, 주인공의 성격 분석, 소설 내용의 분석 등을 실어 저렴한 가격에 책방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Cliff’s Notes’ 혹은 ‘Monarch Notes’를 떠올리게 됐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니 15분만에 www.sparknotes.com이란 웹사이트를 통해 이 두 학생들이 보고 베낀 ‘크리스마스 캐롤’의 줄거리 요약 뿐 아니라 이 책의 장별 분석, 이 소설과 관계된 인터넷 게시판이며 신문기사 등이 아주 다양하게 올라 있는 것을 찾게 되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을 ‘적절히’ 이용해서 과제를 쉽게 해결해 가는 학생들이 이 두 학생뿐만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표절(plagiarism)이란 사회에서도 위법에 속하여 처벌을 하듯이 고등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표절하는 학생들을 해당과목에 F학점을 주거나 정학, 퇴학 처벌까지도 한다. 나아가서 대학교에서의 학생들의 표절행위는 학비 환불 없이 F학점을 주고 과목을 취소시키든지 벌금을 부과시키든지 스포츠 등 과외활동에의 참여 금지, 혹은 근신(academic probation) 등의 엄중한 처벌을 한다고 조지 워싱턴 대학의 줄리 라이언이란 교직원이 쓴 글을 www.asee.org/prism의 웹사이트 기사에서 읽었다.
학교에서 표절행위로 간주하는 다음의 몇 가지를 자녀들에게 설명하여 주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적어 보았다. 먼저, 인터넷을 통해 얻은 자료의 내용, 저작권(copyright)이 있는 모든 자료, 혹은 참고서의 내용을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베끼는 것은 당연히 표절 행위이다. 나아가서 위에 나열된 어떤 내용을 본인의 어투로 고쳐서(para-phrase) 자신의 의견인 양 과제물에 포함시켜 제출하는 것 또한 표절행위로 간주된다.
둘째, 다른 학생의 과제물을(그 학생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자신의 것으로 변조해 제출하는 것도 표절행위이다. 셋째, 자신의 글이지만 이전의 과목에서 이미 점수를 받은 것을 다시 다른 반에서 타이틀 페이지만 고쳐 새로운 과제물로 제출하는 것, 즉 ‘self-plagiarism’도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외국어로 된 자료를 번역해서 자신의 글처럼 제출하는 것도 표절행위이다(self-plagiarism과 번역에 관한 표절행위에 대한 내용은 필자가 www.chem. uky.edu에서 얻은 내용임).
학생들의 표절행위는 공부하기 싫어하고 게으른 학생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좋은 점수를 받고자하는 우수한 학생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자녀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쏟아지는 모든 정보들을 참고로만 삼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언해 주시고 참고로 사용한 내용 혹은 인용한 내용은 꼭 주(footnote)를 달도록 하고 참고물을 참고서적 목록(bibliography)에 나열해 저자들에게 크레딧을 주는 것을 상기시켜 자녀들이 실수하지 앉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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