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황사현상이 지겹다. 중국서 오는 것은 좋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중금속 투성이의 농산물도 그렇고… 하여튼 뭔가가 좋지 않은 느낌이다." 한 한국내 주부의 말이다.
가정이 전부인 그녀다. 신문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도되는 중국. 그게 중국에 대한 모든 지식 일 수도 있다. 좁다면 좁은 그녀의 생활에도 그런데 중국은 깊이 배어 있다. 그렇게 다가온 중국이 이 한국의 한 평범한 가정주부에게 뭔가 좋지 않게 비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서 날라든 뉴스는 배드 뉴스다. 아니 우려했던 것보다도 더 나쁜 뉴스다."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의 한탄이다. 묘하게도 한국의 가정주부와 같은 반응이다.
무엇이 중국에 대해 좋지못한 느낌을 가지게 했을까. 한국의 주부는 원인을 스스로 알 수 없어 ‘하여튼 뭔가 좋지않은 느낌’으로만 표현했다.
"디즈니 월드의 테마는 신데렐라다. 피터 팬이다. 도널드 덕으로, 미키 마우스로 상징되는 월트 디즈니다." 이 미국의 상징이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도 전에 중국본토에 상륙하게 된 것을 이 칼럼니스트는 배드 뉴스로 규정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월트 디즈니의 또 다른 테마는 ‘줄서기’다. 바로 민주적 질서다. ‘줄서기 문화’라는 건 찾아볼 수 없는 중국에 월트 디즈니가 상륙한다는데 대해 그는 심한 거부감을 보였다.
남아선호가 지나쳐 여자 아이를 낳으면 죽이기 까지 하는 사회. 동물에 대해 인정미라고는 전혀 없는 멘탈리티. 이런 중국에 디즈니 월드가 세워지는 데 대해 해 미국의 칼럼니스트는 일종의 모독감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가 혐오에 가까운 반응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주부의 반응도 마찬가지 같다. 뭐라고 찍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하여튼 좋지 않다’는 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에이즈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은 아프리카에서 번지고 있는 속도를 곧 추월할지도 모른다." "중국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실업자 수도 계속 급증해 도시로 몰려드는 무숙자 인구는 1억여명에 이른다."
마국 언론을 통해 단편 단편으로 전해지는 중국 뉴스들이다. 뭔가가 네거티브한 느낌이 스며들어 있다. 탈북자 뉴스도 그렇다. 신랄한 비판마저 서슴지 않는다.
"탈북자들의 잇단 서방 영사관 진입사태후 중국당국의 탈북자 단속은 대폭 강화됐다. 탈북자들은 체포되는 대로 북한측에 넘겨진다. 사형에 처해질 것이 뻔한 데도 말이다." "자국민의 인권도 돌아보지 않는 중국이다. 탈북자의 인권을 돌본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다."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뉴스도 뭔가 컴컴하다. "가을로 예정돼 있는 권력승계를 놓고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제 3세대에서 제 4세대로 권력승계가 이루어질 때 이는 공산국가 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제도화된 권력승계다. 그런데 그 전망이 흐리다."
장쩌민은 현재 국가주석·당 총서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세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국의 최고 권력자다.
장쩌민은 이중 명예직인 국가주석과 당 총서기 자리를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정치일정은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들린다. "장쩌민은 결코 자청해 은퇴할 인물이 아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중국은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의 나라라는 것이다. 권력승계의 제도적 장치마저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체제는 전체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관념적으로만 전해지는 뉴스들이다. 거기다가 ‘미국의 언론’이라는 틀을 통해 전해지는 뉴스들이다. 그러나 중국서 전해지는 소식들은 하나의 형상으로 떠오른다. "멀리서 볼 때 우선 규모가 엄청나다. 독특한 건축 양식도 눈을 끈다. 그 장엄함에 이끌려 가보니 그런데 서까래가 썩어 있다. 아니, 기둥의 일부도 썩은 것 같다."
중국이 민주화됐을 때를 생각해 본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투명한 중국이다. 북경-서울-도쿄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연결된다. 동아시아 블록의 출현이다." 민주화된 중국, 인권을 존중하는 중국, 그런 중국의 출현은 그러나 가능하기나 한 건지…. 그리고 그 심한 황사현상도 그 때쯤이야 사라지지 않을까.
북경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