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 한인 젊은이의 대다수는 스스로를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한국어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갖고 있는 한국어 교육과 한인 커뮤니티 발전상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한민족과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의 원천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어 학습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맞춤법을 꼽아 이 같은 연구결과가 앞으로 한국어 교육의 실제를 위한 교과서 편찬, 교육과정 및 수업안 준비 작업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이같은 사실은 김광해(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UCLA 방문교수가 2002년도 한국문화관광부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LA지역 한국어교육실태조사’에서 밝혀진 것으로 조사는 지난 4월∼6월 UCLA와 USC 한국어 강좌 수강생, LA 일대 한국학교 수강 고교생, LA거주 학부모 및 한국학교 교사 총 813명에 대한 설문조사 형태로 실시됐다. 참고로 이 조사는 월드컵 행사 이전에 실시됐으며 연구결과는 앞으로 미국내 한국어 보급 및 발전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학생, 학부모 및 교사 등 대상별 연구의 핵심내용을 정리한다.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
■학생
설문대상자 831명중 304명은 UCLA와 USC에서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는 대학생이었고 276명은 LA 일대 한국학교에 등록된 고교생이었다.
▲출생지 및 한국어 최초학습 연령
대학생 응답자의 절반정도(43.8%)는 한국태생으로 유학 또는 이민 온 1.5세였으며 고교생은 대부분(88%)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미국에 산 평균 연수는 12.7∼9.2년이었다. 이들이 한국어를 처음 배운 연령은 2.1∼4.2세며 한국어 공부를 처음 시작한 곳은 집(68.1%)이나 주말한국학교(21.4%)였다. 또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한국어를 쓰는 가정이 약 48.6%, 부모는 한국어, 자녀는 영어를 쓰는 가정은 약 44.1%, 모두 영어만 쓰는 가정은 약 7.2%로 집계됐다.
▲자긍심과 정체성
전체 응답자의 62.6%는 스스로 한국어를 ‘그저 그런 정도로’ 구사한다고 평가했으며 32.1%는 ‘잘 한다’, 5.3%는 ‘잘 못한다’고 응답, 대부분 한인 1.5∼2세 젊은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하거나 잘하는 것으로 생각함으로써 한국어사용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58.8%가 한국어는 미국사회에서 ‘중요한 언어’라고 답했으며 37.1%는 ‘별로 중요치 않다’, 4.1%는 ‘전혀 중요치 않다’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71%가 미국출생자임에도 불구, 본인이 ‘절대적 한국인’이라고 답한 자가 25.9%, ‘상당한 정도의 한국인’이라고 답한 자가 40.7%를 각각 차지했으며 30.2%는 ‘반정도 한국인이다’, 3.3%는 ‘전혀 한국인이 아니다’라고 답해 절대다수가 본인을 거주신분과 상관없이 한국인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0%이상이 미주 한인사회와 한국어 교육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답해 최근 공립고교내 한국어반 개설 붐과 SATII 한국어재단설립 등 한국어 교육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청소년들도 이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어 학습시 어려운 점
대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어려운 부분으로 철자 및 받침(25%), 단어(16.2%), 문법(13.5%), 작문 및 쓰기(9.4%), 존대법(8.8%)의 순으로 꼽았고 고교생들은 철자, 받침 및 받아쓰기(24.4%), 작문 및 쓰기(23%), 문법(12.2%), 단어 및 어휘(8.6%), 용법(6.5%)의 순으로 꼽아 두 그룹 모두 맞춤법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들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는 씩씩하다(20%), 상냥하다(18.1%), 명확하다(13.7%), 점잖다(19.6%) 등 긍정적인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1.4%를 차지했고 무뚝뚝하다(6.6%), 촌스럽다(9.6%), 간사하다(5.3%), 답답하다(4.3%), 과격하다(0.1%) 등 부정적 답변도 25.9%를 차지했다.
▲학습이유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대학생들의 경우 ‘가족과 대화하기 위해서’(27.2%)가 가장 많았고 고등학생들의 경우 ‘한국인이니까 당연히’(29.4%)가 가장 많았으나 한편 고교생 그룹은 ‘한국관련 직업 등 미래의 발전을 위하여’(16.8%)나 ‘SAT II 응시, 대입을 위해’(9.4%) 또는 ‘부모가 시켜서 어쩔수 없이’(11%) 등 매우 현실적인 답변이 대학생 그룹의 ‘학점 및 학위취득’(3.3%)이나 ‘직업 및 경력’(5.1%)에 비해 많이 나타나 한인 청소년들에게 기술습득 위주의 한국어 교습보다 한국어를 배우는데 대한 정체성의 확보와 진지한 한국어 관을 심어 주는 것이 더욱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학부모
LA 일대 각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학부모 71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교육현장 및 교육비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에 대해 절반 정도의 가정이 부모가 집에서(49.3%) 가르친다고 답했고 주말학교(23.9%)나 개인교습(8.5%) 또는 사설학원(4.2%)의 순으로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9.9%는 특별히 시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부분 LA거주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 당 한국어 교육비로 월 100달러 이하(88.6%)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3.4%가 40달러 이하를, 28.2%가 41∼100달러를, 2.8%가 101∼200달러를, 4.2%가 201달러 이상을 각각 지출하는 것으로 답했다.
▲당위성
LA지역 한인 학부모의 절대다수가 자녀의 한국어 교육에 대해 긍정적이다. 응답자의 50.7%가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답했고 39.4%가 ‘가능하면 배우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미국에 사는 한인에게 있어서 한국어와 영어의 중요도 비교에선 ‘둘 다 중요하다’라고 답한 학부모가 전체 83.1%, ‘한국어가 더 중요하다’가 5.6%, ‘영어가 더 중요하다’가 5.6%로 나타났다.
■한국어 교사
LA 일대 한국학교 교사 86명과 한국학교연합회 주최 교사 연수에 참석한 한국어 교사 76명으로 총 162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출생지 및 미국거주기간
LA지역 한국어 교사의 대부분(80.9%)은 한국출생이며 미국 거주기간은 1∼5년(29.6%)이 가장 많았고 11∼15년(20.4%), 16∼20년(15.4%), 6∼10년(10.5%)의 순이었으며 평균거주기간은 13년이었다.
▲연령·성비·최종학력
LA지역 한국어 교사의 평균연령은 43.5세로 30세 이하는 8%에 지나지 않아 학생들과의 연령차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91.4%가 여성이고, 80.2%가 한국에서 최종학교를 마쳤으며, 90% 이상이 대학이상 졸업자로서 고학력자로 분류되지만 90% 이상이 한국어 교사직을 무시험으로 시작, LA지역 한국어 교사 양성 및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된다.
▲한국학교에 대한 평가
LA 지역 한국어 교사들의 대부분(95.7%)이 미국의 한국학교의 미래에 대해 더 발전하거나(81.5%) 현상태 정도의 발전도를 보일 것(14.2%)이라고 전망했고 비교적 많은 응답자(49.4%)가 현재 한국학교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8%는 현 한국학교의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신문, 인터넷, 컴퓨터 등 한국학교에 비치된 교육자료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의 질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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