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하순 여름방학이 시작된 며칠 후 가주 제 9 순회항소법원에서는 미국 국기선서 중 ‘One Nation Under God’의 ‘God’이라는 말이 미국 수정헌법 제 1조항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물론 부시 대통령 이하 그레이 데이비스 가주 주지사도 이 법원판결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ridiculous!)며 비난했고 아무리 공교육과 종교를 분리해야 되는 법이 있지만 많은 공립학교 교육자들도 법원의 결정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지역교육구 교육감은 교장들에게 이 법이 연방대법원에 다시 항소될지 모르니 종전의 ‘God’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국기선서를 계속 사용할 것을 공문으로 지시하면서 현재로는 가주교육법(California Education Code)과 LA교육국(LA Board of Education) 정책상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NY타임즈도 이 판결을 아주 사소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LA타임즈도 이에 반대하는 항소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50년전 미국이 소련과 대립돼 반공산주의 사상이 만연하고 냉전(Cold War)체제가 팽팽할 때 미 국회에서는 종교의 자유도 없고 신을 믿지 않는 당시 소련과 대조해 미국의 애국심과 종교, 신앙을 연결시키기 위해 ‘under God’이라는 말을 보탰습니다. 미국 화폐에도 ‘In God We Trust’라고 새겨져 있고 미국 대통령들이 중요한 연설을 한 뒤 “God Bless America”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곤 합니다.

국기선서 중 ‘God’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와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권리를 고려할 때 위헌이라고 소송을 해 이번 결정을 내리도록 한 사람은 마이클 뉴도우라는 학부모입니다.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매일 억지로 국기선서를 하도록 담임선생으로부터 강요 당했다면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제소하게 된 것입니다.

상식 밖의 소송이라고 많은 교육자들이 말합니다. 왜냐하면 미국 국기선서는 시민으로서의 일(civic exercise)로 하는 것이지 기도(prayer)로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NY타임즈도 ‘God’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역사적으로 1943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국기선서를 반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이겨 오늘날에도 그들은 국기선서에 참여하지 않을 선택의 권리가 주어졌습니다만 NY타임즈는 이번 판결이 항소로 뒤집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9·11 테러공격 이후 더 강화된 미국인의 애국심(renewed patriotism)과는 반대방향으로 나가는 법원판결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LA타임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론을 휘어 잡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미국 최고의 두 신문 NY타임즈와 LA타임즈의 의견이 이러하니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합니다.

또 연방대법원은 동네 공립학교가 마음에 안들어 자녀를 종교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을 때 사립학교 공납금 일부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역사적인 ‘바우처 튜이션 프로그램’을 5대4로 결정해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저소득층 학생의 거주지역 공립학교가 나쁠 때 그들에게 다른 선택과 희망을 준다는 찬성 의견과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 예산의 일부를 종교사립학교로 빼앗기는 것이라는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전국 학교시스템에서 바우처의 성공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인 정교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클리블랜드, 밀워키, 플로리다에서만 이 바우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립학교 교육자들과 전국학부모회(National PTA)도 바우쳐 프로그램을 계속 반대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미국 교육이 정치, 경제와 삼위일체가 되어 국법의 직접적 영향을 받아 연방 및 주정부 정치와 대법원 및 지방법원, 주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의 운명, 방향감, 장래가 결정된다는 것을 이해하셔서 주류사회 언론을 접하도록 노력하셔야 됩니다.

7월 휴가중 교육상담은 이메일(영어만 가능)로만 가능합니다 이메일주소: sko1212@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