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의 배움에 동참하는 여름방학
▶ 마가렛 김<케네디고등학교 교감>
‘유레카!’(Eureka!)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I have found it!,’ ‘아하, 됐다!’, ‘아!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라는 뜻의 감탄사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의 금의 순도 측정법을 발견했을 때 터져 나온 감격의 소리로 또한 이곳 캘리포니아주의 표어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방법을 두고 과학이다, 예술이다 하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 학생들에게 ‘유레카!’의 경험을 하도록 해줌으로써 그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얻게 하고 그 지식을 응용할 수 있는 능력과 원만한 사회적응기술을 길러주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한다면 굳이 방법론에 대해 왈가불가하지 않고 여러 방법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학부모님들과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은 자녀들의 또는 학생들의 ‘유레카!’의 경험을 하는 것을 곁에서 많이 관찰하셨을 것이다. 자녀들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 이유식을 시작할 때, 숫자를 세기 시작할 때, 글을 읽기 시작할 때, 종이학을 혼자 접을 때 등 굵직굵직한 ‘중대사’(milestone)들을 자녀들이 거치며 새로운 깨달음과 능력을 보일 때마다 부모님들께서 느끼시는 기쁨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설명이 안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녀들이 자라면서 부모님의 기대도 함께 커지므로 사춘기 자녀들의 ‘유레카!’의 경험을 관찰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
십대 자녀들을 향해서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그 정도는 해야지...”. “아직도 그걸 그렇게 못하니?”하는 불만의 소리와 잔소리가 “우리아기 참 잘한다” “이것도 할줄 아니? 넌 천재인가보다”하는 칭찬과 격려와 감격의 목소리보다 훨씬 커지고 자라면서 기대에 못 미쳐주는 자녀들에게 불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기대로 머리가 커진 자녀들의 배움의 기쁨에 동참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으시기를 바라며 다음의 몇 가지를 권한다.
먼저 배움의 효과와 기쁨을 늘리기 위해선 자녀들의 감정의 정서(affective domain)가 안정 된 상태여야 한다. 불안한 마음의 상태에선 진정한 배움이 있을 수가 없다. ‘유레카!’의 경험은 어른이 되어서도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가장 좋은 예가 두발 자전거 타기를 배울 때인 것 같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설명을 해도 직접 자전거 위에 앉아 페달을 돌리며 중심을 잡고 손과 발과 눈의 협응(coordination)으로 앞으로 전진하기까지는 자전거 타기를 배웠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자녀에게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며 ‘이것도 못하냐’고 소리치거나 ‘넘어지면 크게 다친다’고 겁주며 불안하게 하면 자녀가 배우기를 더디 하거나 포기하기 쉬운 반면 헬멧과 팔다리 보호대를 해주고 넘어지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마음에 안정을 주고 칭찬과 격려의 말을 계속 해주면 자녀들이 자전거를 배울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두 번째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십대 자녀들은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정보를 매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들도 아시다시피 배움은 정보나 지식으로부터 얻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여행, 뮤지엄 방문을 통한 문화교육, 운동경기 참여 및 관람, 음악감상, 악기연주, 봉사활동 등은 자녀들이 여러 깨달음과 배움을 많은 분야에서 체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므로 매우 가치 있는 교육방법이라 하겠다. 필자를 포함한 여러 학부모님들이 편리를 이유로 자녀들의 배움의 영역을 좁히는 실수를 가끔 한다.
예를 들면 방학 때 TV를 너무 많이 시청하니 자녀들에게 바람 쐬러 나가자고 하며 극장에서 영화를 보여주거나 컴퓨터·비디오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며 데리고 나가 PC방에 내려준다. 자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부모님들께서 먼저 다양한 경험을 할 자세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마시고 인내를 갖고 자녀가 깨닫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학생들 개개인의 깨달음의 시간과 깊이는 그들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 지속적인 격려를 잊지 마시고 자녀가 깨달음에 이르렀을 때 칭찬도 잊지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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