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난지 1주일이 되었다.
이제 흥분의 소용돌이가 가라앉은 시점에서 월드컵의 ‘태풍’이 몰아친 우리 한국사회와 한인사회에 무엇이 남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가야하는지 차분하게 돌아보아야 할때다.
우리는 월드컵을 멋있는 축제로 치렀지만 그 기간동안 눈이 가리고 귀가 먹은 사례도 있었다.
우리는 명실공히 ‘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을 통해서 세계에 우리를 보였고 또 세계속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던가를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지난 한달간 본국의 언론에는 한국의 붉은악마 및 축구에 대한 ‘외신의 찬사’가 도배되다시피했고 온 국민과 해외동포들은 깨어나고 싶지 않은 몽환처럼 거기에 취해있지만 과연 우리 사회가 그 정도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내부적으로 성숙해 있는 것인지 우리는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기초가 더욱 든든한 ‘미래’로 나아갈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기간동안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명백하게 이번 월드컵의 최대 선물은 해외 한인동포사회 1.5세 2세들의 ‘자랑스런 코리아에 대한 감격’이다.월드컵은 이민1세 사회가 가르치지 못했던 ‘핏줄의식’ ‘조국애’를 1.5세와 2세들에게 뚜렷이 각인시켰다.1세사회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한 그들의 조국 ‘코리아’를 그들은 이번 월드컵의 거리에서 광장에서 피처럼 진하게 느꼈다.전세계의 한인동포 후세들이 순수하게 ‘조국’을 자랑스러워했다는 것... 처음으로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뿌듯한 연대를 느꼈다는 것...그것이야말로 이번 월드컵의 최대 선물이다.
그외에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미지 제고등 여러가지 나열할 좋은 점이 많지만 이미 많이 이야기되었으므로 이 글에서는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것’만을 몇가지 간추려보고 싶다.
‘오노 세리머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리기 직전 바로 이 글에서 ‘만일 올림픽 금메달 사건을 다시 들춘다면 그것은 속좁은 일이 될 것’이라고 그랬는데 안정환을 비롯한 일부 한국선수들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뒤 ‘전 세계에 오노 세리머니’를 보여줘 ‘좁은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 만천하에 보였던 그 모습은 부메랑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심판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는 이태리와 스페인 등지에서의 ‘반한감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유명가수 김건모는 자신이 사용하던 이태리 명품 브랜드 200여점을 모두 없애고 ‘이태리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는데 부질없는 일이다.
억울하게 졌다고 떨고있는 이태리를 맞받아쳐 비난하고있는 일부 한국사회 분위기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그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며 한국에의 패배를 극복하고 잊는가 끝까지 잊지 못하고 스스로 상채기를 덧내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태리의 문제다.
한 개인에 불과한 오노를 온 사회가 나서 월드컵에서까지 들추어낸 스스로의 ‘협량’에 대해서는 자성하지 않으면서 이태리를 비난하는 것은 옹졸한 일이다.
돈으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훼절하는 것은 아닌지
이번 월드컵이 끝난뒤 한국의 대표선수들은 말 그대로 1인당 수억원대의 ‘돈벼락’을 맞았으나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지급이냐 일률지급이냐는 결국 일률지급쪽으로 논란속에 가닥이 잡혔지만 이번에는 다른 종목의 국가대표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똑같이 국가를 위해 뛰고 있는데 누구는 병역면제에 수억원을 안겨주고 누구는 일당 몇천원을 받으면서 강훈련을 해야 한다니...하면서 태릉선수촌의 분위기가 영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이는 축구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다.그들이 먼저 포상금을 달라고 한 적도 없고 다만 그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을 뿐이다.
문제는 ‘선수를 돈으로 사육시키는듯한’ 축구협회 및 정부관계당국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선전한 그들이 일정한 정도의 포상금을 받는 것에 대해 전혀 반대할 생각이 없지만 ‘돈벼락’을 안기는 행태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순수와 열정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기우지만 한번에 수억원을 벌어들인 선수들이 각자의 팀에서 월급 수백만원이나 많아야 천만원대를 받으면서 열심히 뛸 맛이 날까 의아심도 든다.또 팀내 다른 비국가대표 동료들과의 거리감은? 이런 생각이 든다.월드컵이 이번 한번만도 아니고 매번 월드컵 때마다 이런 식으로 포상할 수는 없는일 아닌가.
마지막으로 ‘포스트 월드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을 이뤄내는가 다시 좌절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국민들에게 달려있다.
태극전사들은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서울등 경상도와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서울까지를 들불처럼 순회하면서 기적 같은 4강을 일궈냈다.
월드컵의 ‘신(神)’이 있어 혹시 한국민의 지역감정을 이번 기회에 불로써 치유하기 위해 이런 경기장 배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 단합의 정신이 계속 이어질지 앞으로의 길은 모른다.
그것은 좁게는 미주동포사회, 하와이 한인사회도 마찬가지다.
길은 있지만 그길이 단합의 신작로(新作路)인지, 아니면 예전과 똑같은 편협과 맹목적 대립의 회귀로(回歸路)인지 아직은 모른다.
그것은 지금부터의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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