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돼 오던 SAT 개정안이 드디어 지난달 말 확정, 2005년 새로 태어난다. 예비고사, 본고사, 학력고사, 수능 등 수많은 이름으로 해마다 탈바꿈하는 한국의 입시제도 만큼은 아니지만 낯선 미국의 입시제도에 자녀를 맡긴 이곳 한인 학부모들을 불안하고 답답하게 하기는 마찬가지. ‘SAT가 바뀐다는데…, 우리 아이도 해당되는지, 도대체 SAT가 뭔지…’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육계, 학원가가 한바탕 술렁이는 가운데 개정된 SAT I의 내용과 대비책을 SAT의 제반정보와 함께 살펴보고 학원·교육서점가의 분위기와 학부모 반응을 들어봤다.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
■SAT 제반정보
대학지원자의 수학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칼리지보드에서 주관하고 있는 SAT(Scholastic Aptitude Test)는 이르면 9학년 때부터 치르기도 하지만 보통은 10학년 여름까지 과목을 모두 수강하고 여름방학동안 응시기술을 익힌 후 11학년 봄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응시한다.
SAT에는 SAT I과 SAT II, PSAT/NMSQT의 세 종류가 있는데 이번에 개정된 SAT는 SAT I이다. 이것은 올 가을 9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들이 11학년이 될 오는 2005년 3월부터 적용된다. PSAT/NMSQT도 이번 SAT I 새 개정안에 맞춰 2004년 가을 시험부터 개정된다. SAT II는 변함 없다. 현행 SAT I는 영어(Verbal)와 수학(Math) 각각 800점씩 총 1,600점 만점이고 SAT II는 필수적으로 치러야 하는 작문(Writing)과 수학(Math) 각각 800점씩과 한국어를 비롯한 언어,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20여개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 치르는 선택과목 800점으로 총 2,400점 만점이다.
이 밖에 대입에 직결되진 않지만 내셔널메릿장학금 수혜자격을 얻기 위해 10∼11학년 때 자원해 치르는 PSAT/NMSQT(Preliminary SAT/National Merit Scholarship Quaifying Test)는 영어(Verbal), 수학(Math), 작문(Writing)의 세 과목이 있어 SAT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각 과목 80점씩으로 총 240점 만점인 PSAT/NMSQT는 그 점수에 10을 곱해 SAT예상치로 추산하기도 한다.
■SAT I의 개정내용
현행 SAT I의 영어(Verbal)와 수학(Math) 두 과목에 작문(Writing)이 추가되면서 ‘Verbal’은 ‘Critical Reading’으로 이름이 바뀌어 주로 독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세 과목 각 800점씩 총 2,400점 만점이 된다.
▲작문(Writing)-30분 동안 주관식 논술(essay)과 문장가운데 틀린 부분을 찾아내거나 바른 문장으로 대체하는 등의 문법관련 선다형 문제를 풀도록 돼 있다. 에세이 부분은 현행 SAT II 작문시험과 같이 주어진 주제에 대한 의견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출제되는데 선다형 문제도 있어서 실제 에세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0분 가량이다. 이 짧은 시간에 문법에 어긋남 없이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에세이 채점은 답안지를 스캔해 고교 영어교사 및 대학교수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보내어져 우선 두 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한 후 결과에 차이가 날 경우 세 번째 채점자가 확인해 점수를 매긴다.
▲독해(Critical Reading)-섹션당 30분에 35문제의 선다형. 기존의 유추(Analogies) 문제를 삭제하는 대신 역사, 문학, 시사 등 보다 심도 있고 다양한 주제의 지문과 예제를 실어 난이도를 높인다. 현행 문제보다 지문의 길이도 길어져 집중해서 빨리 읽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학(Math)-섹션당 30분에 25문제의 선다형. 대수(Algebra) I과 기하학 중심의 주로 9학년 수준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는 현행 SAT I 수학의 출제범위를 대수 II 까지 확대, 난이도를 높이고 행렬(matrices), 절대치(absolute value), 유리방정식(rational equations), 부등식(inequalities), 근방정식(radical equations), 기하학(geometry) 의 개념이해를 기본으로 하는 문제들이 출제되며 말로 풀어놓은 두 예문의 수량을 비교하는 수량비교(Qauntitative Comparisons) 부문은 삭제된다.
■타운 학원·교육서점가 분위기
지난 주 CNN은 향후 1∼2년새 전국 학원과 출판사를 비롯한 SAT관련사업 일체가 급격히 부상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SAT뿐만 아니라 TOEFL, GRE, GMAT, LSAT 등 미국내 각종 입시준비 학원 및 교재 출판으로 잘 알려져 있는 캐플란(Kaplan)사는 벌써 SAT작문반을 개설하고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 SAT준비반 재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세피 바실리 캐플란사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대해 배링튼조사연구기관 알렉산더 패리스 분석가는 “세법이 바뀌면 납세자들이 ‘H&R 블록’과 같은 세금보고 서비스회사를 찾듯이 시험전형이 바뀌면 학생들이 교재나 준비학원 등 보조기구를 찾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새 SAT I이 적용되는 시점은 앞으로 약 2년 8개월 후. 평소 여러 가지 노하우로 기본을 다져온 터라 별다른 대응책이 불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타운 학원가는 차분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수학을 강화하고 작문을 추가한 이번 개정안이 한인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 이유로 ▲새 에세이 출제형식이 현행 SAT II 작문에서와 유사하며 ▲대체적으로 한인 학생들은 수학부문에 강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다양한 지식과 어휘 및 문장력을 기르기 위한 독서에 더욱 투자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스마트 아카데미의 에스더 임 매니저는 “관건은 에세인데, 전 학원생이 2주에 책 1권씩을 읽고 토론하는 ‘리딩 라이팅 클럽’을 10년간 운영해 왔으므로 문제없다고 본다. 자체 개발한 2,000여종의 독해·작문교재로 평소와 같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1년6개월 후부터는 시간 배당 등 달라진 형식에 맞춰 응시연습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점가에는 최근 독해, 작문 등 영어교재와 연령별 추천도서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점프 큐 서점(4177 W. 3rd st.) 정태웅 대표는 “이는 매해 여름 방학이면 꾸준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직 ‘SAT I Writing’ 등 새 개정안에 따른 교재가 없는 상태고 찾는 고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