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에 보란 듯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2대1로 이겼다. ‘16강 꿈’과 ‘8강 염원’이 현실이 됐다, 이젠 ‘4강 욕심’을 낼만도 하다. 전문가들은 빗장수비를 깬 한국팀의 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인기 누른 정신력의 승리
이병주 <재미 한인LA축구협회 부회장>
체력과 정신력으로 이겼다
체력싸움에서 이겼다. 일본은 터키와의 일전에서 체력으로 밀려 패하고 말았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초반부터 너무 거칠게 나왔다. 심판의 눈을 피해 우리 선수들에게 변칙으로 반칙을 많이 했다. 팔꿈치로 때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신사적인 플레이다. 몸싸움에 밀리면 지는 게임인데 우리 선수들이 절대로 밀리지 않았다.
1대0으로 지고 있을 때 히딩크 감독이 주사위를 던졌다. 수비수를 빼고 공격을 보강한 것이 주효했다. 이천수, 차두리를 후반에 뛰게 한 것은 매우 현명한 용병술이었다. 안정환이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안정환을 교체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얘기가 많았는데 히딩크 감독이 이를 밀어붙였다. 잘했다고 본다.
이탈리아의 개인기는 현란했다. 하지만 개인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중요한 것은 정신력과 체력이다. 지금 스페인도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파죽지세로 나간다면 스페인도 누를 수 있다. 이탈리아 감독은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페널티킥, 옐로카드, 퇴장 등은 녹화화면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심판이 매우 공정하게 잘 보았다고 생각한다.
스페인에 스트라이커 2명이 있다고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를 전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경기가 끝난 뒤 ABC, CBS, NBC 방송 등 메이저 방송사들이 아침방송에 한국의 승전보를 전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뿌듯함을 느꼈다. 특히 안정환이 역전 헤딩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을 반복 방영할 때는 무척 자랑스러웠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좋은 플레이로 국위를 선양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멋진 플레이를 선보일 것을 확신한다.
자신감 유지하면4강 가능
제임스 고 <패사디나 친우축구회장>
감동했다. 감동을 떠나 한국축구가 이렇게 발전했다는 데에 놀랐다. 처음에는 한국팀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뜻밖의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를 선사했다.
예전 한국축구는 문전처리가 미숙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래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문전처리가 이젠 상당부분 보완됐다. 그리고 히딩크 감독의 전술과 전략이 아주 탁월했다고 본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의 위치를 하나로 고정하는 기존의 패턴을 바꿨다. 한 선수가 자신의 고유한 포지션을 고수하도록 하지 않고 어디에 가도 충실히 제몫을 해낼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전원수비, 전원공격이 가능하도록 평소 교육을 철저히 한 것이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한국의 압박수비에 고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판에 박힌 축구가 아니라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 개념을 실전에 도입한 것이다. 막판 1대0으로 계속 몰리니까 히딩크 감독은 공격수를 대거 투입했다. 종전에는 수비가 구멍이 났을 터인데 토탈 사커를 적용해 공격수들도 수비를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수비가 별로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프로생활을 오래한 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능적으로 반칙을 하는데 능숙하다. 그래서 한국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달라붙으면 맞는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이탈리아 선수들이 과격하게 나온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생기도록 말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에 넘어가지 않았다.
오늘 새벽 이탈리아와 벌인 한판 승부에서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다음 상대인 스페인은 유럽의 명문팀이다.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당당히 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전과의 초반에 보였던 위축된 모습을 재연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음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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