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드라마가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있을까.
한국 축구가 8강 축포를 쏜 18일 올림픽, 웨스턴, 6가, 버몬트, 윌셔 등 LA한인타운 주요 거리는 한인들이 울리는 승리축하 경적소리와 ‘필승 코리아’의 함성으로 넘쳐났고 한인타운 식당들은 무료 자장면과 해장국 등으로 승리를 축하하는 등 하루 종일 축제 열기가 이어졌다.
◎…이날 LA한인회 등이 주최하고 본보와 아이스카이컴 등이 후원한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합동 응원행사에는 2,000여명의 한인들이 1, 2층 홀을 가득 메우고 120분간 건물이 떠나가라 혼신의 응원을 펼쳤다. 한인들은 경기 시작 1∼2시간 전부터 모여들어 ‘대∼한민국’을 연호했고 경기 직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다같이 따라 부르며 응원 열기를 다졌다.
◎…6가와 알렉산드리아 샤핑몰 주차장에서 합동 응원을 벌인 300여명의 한인들은 한국의 승리 확정 뒤에도 2시간여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은채 ‘대∼한민국’과 ‘코리아 만세’를 연호하고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한바탕 축제를 연출. 많은 젊은이들이 인도와 횡단보도를 뛰어다니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일부는 횡단보도를 건너며 한국 대표팀의 슬라이딩 세리모니를 흉내내기도.
◎…LAPD는 이날 아침 6가와 알렉산드리아 일대 경관 100여명과 순찰차 수십대를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전혀 불상사가 없이 한인 응원단들이 해산해 안도하는 표정. 램파트 경찰서 소속 한인 에드윈 이 경관은 "한인들이 질서유지에 협조를 잘 해줬다"며 "밤을 샜지만 한국이 이기는 것을 보니 피로가 다 풀린다"고 말했다.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합동 응원장에는 UCLA의 ‘한울림’과 UCI의 ‘한소리’ 등 한인 대학생들로 이뤄진 풍물패 20여명이 북과 꽹과리 등을 들고 나와 열성적으로 응원을 인도해 환호를 받았다. 한울림 대표 김슬기(22·UCLA)양은 "한국이 이겨 마냥 기쁘다"며 "다음 스페인전 때는 좀더 체계적 응원을 펼쳐 한국 승리에 도움이 되겠다"고 기염.
◎…이날 아침 한인타운이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자 타운에 거주하는 미국인들도 거리로 나와 한인들의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기도. 올림픽과 세라노 인근에 거주하는 존슨 하틱은 "타운을 뒤덮은 함성과 경적소리에 놀랐다"며 "한인타운 거주자로서 한국이 이겨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알렉산드리아와 6가 응원 현장에는 ABC 채널7 등 주류방송들이 중계차와 중계 헬기까지 동원, 승리를 축하하는 한인들의 표정을 담아내기도 했다.
◎…승리가 확정된 후 많은 젊은이들이 차량에 나눠타고 몰려나와 ‘대∼한민국’의 리듬에 맞춰 ‘빵∼빵빵빵’ 경적을 울리며 타운 거리를 행진. 이 때문에 올림픽과 웨스턴가 등 한인타운 곳곳은 출근시간과 맞물며 교통혼잡을 빚었고 이중 일부는 차량 밖으로 몸을 내민 채 태극기와 붉은 티셔츠를 흔들며 질주해 다소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또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응원장에서는 안정환의 역전골이 터진 후 젊은이들이 기쁨에 겨워 실내 분수대에 뛰어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공동 응원장에 나온 한인들 사이에 최고 화제는 단연 안정환 선수. 여학생들은 안정환 선수가 화면에 비칠 때마다 탄성을 연발했고 전반 시작하자마자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던 한인들은 안정환이 결국 연장전 골든골로 승리를 확정짓자 ‘역시 안정환’이라며 연호. 한 여학생 팬은 "안정환 오빠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은 극적으로 하려고 일부러 안 넣은것"이라고 주장하기도. <김종하·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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