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재교육
▶ 21세기 우리아이들…어떻게 기를까
“며칠 전에 우리 경준이의 공책을 드려다 봤습니다. 영어나 수학 공책 모두 낙서투성이었습니다. 어떤 페이지는 반이 떨어져 나간 것도 있고, 이상한 도깨비 그림 같은 것도 있더군요. 그런데도 학교 성적은 좋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또 경준이 방이 지저분한 것은 일일이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야단치며 정리하라고 하면 너무나 완벽하게 해 놓습니다.
그러나 집안이 난리가 날 정도로 야단을 맞아야 그 때 정리가 됩니다. 저는 깨끗한 공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준이의 시험 때문에 다시 말하면 성적 때문에 걱정입니다. 시험이 있다고 하여 좀 도와주려고 해도 그 공책을 보고는 뭐가 뭔지를 모르겠어요. 자기 말로는 책에 다 있는데 왜 간섭이냐는 식입니다. 책을 좀 보자고 그래도 책은 숙제가 있어야 가지고 오지, 왜 갖고 오느냐는 태도이고, 보통 안 갖고 옵니다. 숙제를 물어보면 학교에서 다 했답니다.
선생님과 상의하기 위해 컨퍼런스를 하면 그저 칭찬만 하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렇게 공책이 엉망인 아이는 언제인가는 학교 성적이 떨어지지 않나요? 지금 당장 학교 성적이 좋다고 그저 마음놓고 있어도 되는지? 그 것보다 더 신기한 것은 아무리 영재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놀고 엉망인 아이가 성적이 좋습니까? 하여간 매우 불안합니다.”
-4학년 경준이 어머니
경준이 어머니의 질문들을 간추려보면 다음의 두 가지다:
1. 지금 4학년까지는 별로 공부를 안 하는 경준이가 학년이 올라가도 자신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2. 경준이는 딴 짓을 많이 하고(공책의 낙서), 방 정리도 못하는 혹은 안 하는 아이 같다. 이런 학생도 계속 학교 성적이 좋을 수 있을까?
경준이의 가장 큰 문제는 정리정돈(organization)이었다. 정리정돈 문제도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생각의 정리정돈이 잘 안 되는 학생으로 심하면, 지각(perception)의 문제로 전가한다. 둘째는 일상생활의 정리정돈을 말한다. 가끔 이 두 문제가 다 있는 학생이 있다. 경준이의 경우는 일상생활의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일상생활의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이들의 증세:
1. 시간낭비를 많이 한다. 예를 들면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한다는 시간은 많은 것 같은데 실제로 해 놓은 것은 별로 없다.
2. 자기의 물건을 잘 간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해 놓은 숙제를 학교에 안 갖고 간다든지. 혹은 반대로 숙제를 하려는 생각은 있는데 책이나 다른 소지품을 안 갖고 온다 등등이다.
3.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 예를 들면 4학년이나 된 경준이는 아직도 엄마가 깨워야 일어난다는 것. 이 나이는 그런 것은 으레 혼자 해야 한다.
4. 자기 물건은 물론, 자기 방 정리를 잘 못한다. 여기서 늘 옆에서 정리를 해주어 버릇되어 못하는 것이 아니고 안 하는 아이와는 구별을 하셔야 한다.
■정리정돈이라면 무엇인가?
이것은 일상생활을 계획한 후에 그 계획에 따라 방향을 잡는 것이다(planned direction). 여기에서 무슨 과정을 거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 과정이 효과적일 때는 결과가 좋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미리 계획한 어떤 스케줄이 있으면 그 것에 따라 시간의 낭비가 없이 짧은 시간 내에 해낼 수가 있다.
학년이 아무리 올라가더라도 놀 것 다 놀면서 또 해야 할 일은 다하여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보면 반드시 머리가 특별히 좋아서라기보다는 이미 계획된 자신의 스케줄을 세워 가지고 있다(이런 아이들은 누가 놀러가자고 하면 덮어놓고 따라 나서지 않는다. 노는 것도 자기 스케줄에 맞아야 한다. 반면에 친구가 놀러가자고 했을 때 만사 제치고 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자신들이 짜놓은 스케줄 자체가 없다. 즉, 걸림돌이 없는 아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정리정돈은 어떻게 하나? 7가지 요소(경준이에게 소개하여 효과를 본 방법이다.)
1. 자기 책상 앞 아니면, 다른 데서는 공부를 못하게 했다(경준이는 전에는 부엌 밥상, 컴퓨터방, 자기 책상 등 온 집을 돌며 공부를 했다. 자기 책상이 없거나 자기 방이 없는 아이인 경우도 상관없다. 어디라도 좋으니 한군데서 늘 하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
2.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실해야 한다. 부모님들이 그런 것을 모르고 학교 다니는 학생이 있느냐 하시겠지만, 혹시
a. 자녀가 숙제가 뭔지 확실하게 물어본다면서 전화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b. 예습을 시키려고 하면 어느 챕터를 공부하고 있는지도 모르는지?
c. 시험이 확실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모르는지?
3. 무슨 책 정도가 아니라 그 책에서 지금 어느 페이지를 공부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나?
4.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몸에 배어야 한다. 만일 새 챕터를 처음 시작했으면, 으레 처음부터 할 것이다. 그러나 챕터의 중간에서 숙제를 내주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중간부터 하는 것이 아니고 처음을 다시 한 것이다. 즉, 그 것은 복습이다. 복습을 해야 over-learning(지난주 참고)이 가능하다. over-learning을 한 후 다음 것에 대해 숙제나 공부를 하면 틀릴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5. 절차를 일일이 밟으면서 공부를 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reading comprehension에서 원인과 결과를 알아야 하는 ‘왜(why)? 이런 현상이 일어났느냐’라는 질문이 있다고 하자! 여기서 절차를 밟으라는 말은 이 답을 하기 전에 (1)what(무엇)? (2)who(누가)? (3)when(언제)? (4)where(어디)? 등을 일단 한번 다 그 절차를 아는 한이 있어도 밟으라는 말이다. 가끔 답을 모르다가도 이런 절차를 밟는 동안 알 수 있게 된다.
6. 공부는 반드시 언제 끝나는 것을 알아야 하고 끝이 날 때 자기가 한 숙제나 공부가 맞다는 것을 점검할 줄 알아야 한다.
가끔 어떤 학생들은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들거나 TV를 보는 등 주위의 자극이 많은 데서 공부를 한다. 이런 경우 숙제가 끝나도 한 것이 맞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7. 공부를 끝내기 전에 자기 자신이 무엇을 알았으며 이것을 어떻게 시험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 등을 알면 아주 효과적이다.
다시 경준이 어머니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1. 첫 질문-지금은 영재라서 별로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좋을 수도 있으나 학년이 높아지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드시 경준이 머리가 모자라서가 아니고 고학년에 올라 갈수록 배우는 양이 많고 어려워지는데 그것을 정리 정돈하는 법을 지금 못 배우면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2. 둘째 질문-공책의 낙서는 over-learning을 안 했을 때 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강은 알지만 자세히 모른다는 증세이다.
즉, 자기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잘 모른다. 자신은 boring하다고 생각하여 낙서를 하는 것 같으나 전혀 반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모른다는 것이다.
방 정리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쓰레기, 빨래, 밥상 치우기 등)의 순서를 정하여 그 계획에 따라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추천독서 목록과 학습방법이 자녀의 독서수준별로 된 것이 있습니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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