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대입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학비 걱정에 벌써부터 허리가 휜다. 저렴하다는 주립대학도 직접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1년 학비로 2만∼3만달러가 쉽게 지출되기 때문. 주립대학의 장점은 명성과 교육의 질, 졸업 후 전망과 인맥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특히 주민에게는 사립에 비해 학비가 월등히 싸다는 것을 그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남가주 학부모들도 자녀가 4년 풀스칼라십을 받지 않는 한 아이비리그 사립대학의 입학허가도 마다하고 가까운 UC를 선택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2만달러가 넘는 UC 계열대 학교생활비는 웬만한 형편의 부모들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다. 더욱이 맞벌이 가정의 경우 세금보고 되는 연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과는 관계없이 그랜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 자녀 학비부담은 오히려 이것저것 혜택 많은 저소득층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다.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
UC 계열대 1학년생의 한인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녀의 거처를 2∼3인용 기숙사로 정하며 2학년부터는 학교근처 아파트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다. 또 전화는 가정용 대신 셀폰 만을 사용토록 하고 주말과 명절에 집에 들르는 교통비나 자녀의 자동차 유지비에 지출의 큰 몫을 할애한다. 매년 UC에서는 수업료와 숙식비, 교통비, 교재비, 용돈을 포함한 연간 예산을 캠퍼스별로 발표하고 있는데 기숙사, 아파트, 혹은 집에서 통학하느냐에 따라 숙식비가 5,000∼1만달러까지 차이가 나며 자동차와 셀폰 사용에 따라 생활비도 천차만별이다. 또 아르바이트와 장학금 지급여부에 따라 부모 지원액도 크게 달라지므로 실제로 지내본 학부모들은 학교측에서 제시하는 예산보다 훨씬 넉넉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난 해 UC에 자녀를 보내 1년을 지내본 한인 학부모들은 어떤 항목에 얼마가 들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봤다.
▲UC어바인
딸이 UC 어바인에서 1년을 마쳤다는 김광숙(파노라마시티 거주)씨는 지난해 딸의 학교생활에 들어간 비용을 약 2만달러 안팎으로 계산한다. 학비 4,600달러와 3인용 기숙사 및 식비 7,500달러는 기본. 처음엔 기숙사 전화와 셀폰을 모두 사용하다가 곧 기숙사 전화는 끊었지만 셀폰 사용료만 다달이 100달러(연 1,200달러) 정도씩 지출됐다. 용돈은 2주일에 한번씩 200∼300달러를 주니 연간 6,000∼7,000달러 정도였고 교통편은 한달에 두 번 부모가 직접 차로 데리고 오갔으므로 거의 들지 않았다. 종합해 보면 총액이 약 1만9,300∼2만300달러 들어간 셈인데 이는 UC측이 제공한 예산 정보, 즉 온 캠퍼스 기숙사 거주시의 총액 1만6,500달러 보다 3,000달러가 높은 차액을 보이고 있다.
▲UC버클리
버클리에서 1년을 보낸 아들의 대학 첫해 비용을 약 2만1,000달러로 계산하는 배명희(발렌시아 거주) 씨는 그랜트 없이 융자와 장학금 약 9,000달러를 받았으므로 이를 제하고 난 금액 약 1만2,000달러를 부모가 지원한 셈이라고 한다. 학비 4,100달러에 2인용 기숙사 및 식비로 9,500∼1만달러가 들어갔고 셀폰과 용돈은 거의 쓰지 않아 연 1,000달러 정도로 잡는다. 하지만 1년 동안 4번 집에 들를 때 소요된 항공료 및 교통비가 약 2,000달러, 교재비와 기타 잡비를 계산하니 약 4,000달러라고 한다. 차는 졸업 때까지 사지 않기로 해 교통비는 앞으로도 별 차이가 없겠지만 올 가을부턴 학교근처 아파트로 옮겨야 하니 숙식비가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CLA
유니스 최(밸리 거주)씨는 지난해 UCLA에서 1학년을 지낸 딸의 학교생활 비용이 총 3만1,000달러라고 한다. 이 중 그랜트와 장학금 9,000달러와 융자 5,000달러를 제외한 1만7,000달러가 실제로 가계소득에서 지출된 액수. 지출항목을 살펴보면 수업료 4,300달러와 2인용 기숙사 숙식비 9,600달러는 학교측에 고스란히 들어간 비용이고 용돈 1,200달러(월 100달러)와 셀폰사용료 600달러(월 50달러), 주말에만 주로 사용하는 차의 페이먼트가 3,000달러(월 250달러)에 유지비 500달러, 자동차 보험료 1,800달러 등이다. 역시 UC가 계산한 평균 비용 1만5,912달러의 두 배가 들어간 셈이다.
▲UC리버사이드
지난해 UC리버사이드 3인용 기숙사에 딸을 보낸 손희자(밸리 거주) 씨는 그랜트 없이 2,800달러의 학생융자를 받았지만 숙식비와 학비 1만6,000달러 외에 기타 잡비를 합하면 총 2만달러 정도가 대학 첫해 생활비로 들어갔다. 셀폰 사용료 540달러와 용돈 1,200달러, 집에 들를 때마다 따로 챙겨 보낸 간식비가 약 1,500달러였고 교통비는 교내에서는 무료셔틀을 이용, 2∼3주에 한번 꼴로 집에 올 때 들어간 기차삯 600∼800달러가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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