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정체상태에 있던 미골프장 사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3년간 미전국에서 새로 생긴 골프코스는 1,400여개. 하루에 한 개꼴로 새 골프코스가 생겨난 것. 인구 고령화로 골프인구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이미 업스케일 골프코스는 다소 과포화 상태이다.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에는 없던 각종 서비스가 새로 등장하고 있다. 카트에 컴퓨터가 장착되고 클럽하우스에서 스파처럼 마사지를 받을 수 있고 카트를 타지 않고 걸으면 과외 돈을 더 내야 하는 등 골프코스에 신종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골프는 정신상태와 몸을 테스트하는 운동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요즘 골프코스에서는 모든 서비스들이 너무 잘돼 있어 몸을 많이 움직일 필요도 없다. 미동부 볼티모어에서부터 서부 라스베가스에 이르기까지 미전국 모든 골프장들이 골퍼 유치를 위해 벙커가 많은 어려운 난코스는 쉽게 만들고 골퍼들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각종 서비스를 대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프로 골퍼가 아니면 캐디를 대동하고 골프를 치는 경우는 일반코스에서는 거의 없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로스트 캐년 골프 클럽’에서는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도 사막을 헤맬 필요가 없다. 카트 뒤에서 따라오던 캐디가 망원경으로 보고 있다가 공을 잽싸게 주워 갖다준다. 물론 캐디 없이도 골프를 칠 수는 있다. 그러나 지형에 익숙하지 않으면 직접 카트를 운전하면서 구릉을 넘다들기가 수월치 않다.
라스베가스의 ‘베어즈 베스트’ 골프코스도 여자 캐디가 따라붙는다. 그린피가 235달러인 이 코스의 캐디는 클럽을 닦아주고 볼을 씻어주며 점심주문까지 받는다. 카트에 골퍼와 함께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카트 뒤에서 홀과 홀 사이를 조깅을 하며 따라붙으며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관목이 우거진 계곡으로 공이 굴러 내려가기라도 하면 이 캐디는 카요티처럼 재빨리 언덕 덤불을 헤치고 공을 찾아온다. 카트를 타지 않고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디와 함께 걸으면서 골프를 치려면 40달러를 더 내야 한다. 걷는 것이 운동에 좋다는 것을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이런 코스를 이용하려면 당연히 현금을 지참해야 한다. 그린피에 캐디 팁 25달러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이나 호텔까지 라이드가 필요하다면 카지노 리모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콜로라도주의 한 골프 코스는 25달러에 클럽하우스에서 마사지까지 해주고 있다. 지난 3년간 새로 지은 퍼블릭 골프코스의 그린피는 26%가 올랐다. 보통 75달러는 줘야 골프 라운딩 한번 할 수 있을 정도로 값이 올랐으니 골프장측에서도 당연히 골퍼들을 섭섭지 않게 하려면 각종 서비스 강화에 서둘러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디지털 시대라 자연을 만끽하는 운동이라는 골프코스에까지 예외 없이 컴퓨터가 도입되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 새로 생긴 ‘선더버즈 골프 클럽’은 카트마다 GPS 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s)을 장착했다. 이 시스템은 골퍼에게 코스를 화면으로 안내하며 NBA 점수도 알려준다. 골프를 치다가 쌀쌀한 기운을 느끼면 단추하나만 누르면 된다. 즉각 직원이 스웨셔츠를 팔려고 달려온다.
9홀 전에 모니터에 커다란 핫독이나 햄버거, 샌드위치 그림이 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그중 한 개를 눌러 스낵샵에 미리 주문을 해놓는 세련됨도 필요하다. 또 골프카트가 길을 막고 있으면 골퍼가 카트로 돌아올 때까지 알람이 울리기도 하므로 매너에도 각별해야 한다.
지난해에 카트에 이 시스템을 장착한 새 골프코스는 350개로 전년의 3배에 달했다.
미시간의 한 골프코스는 지난해에 이 시스템 장착으로 1만달러를 절약했다. 기계가 일을 다해주므로 골프코스를 도는 레인저를 줄일 수 있어서이다. 또다른 골프코스는 스낵샵의 매상이 30% 증가했다. 또 단순히 이 시스템을 좋아하는 골퍼들이 몰려들어 전체 수입이 10%가 늘었다는 골프코스도 있다.
내셔널 골프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연간 미국에서는 300만명의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대신 그만큼의 숫자가 매년 골프를 그만두기도 한다.
골프장들이 이런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골퍼들을 유치하고 있는 뒷마당에는 염려도 없지 않다. 골프가 돈만 많이 들고 운동은 별로 되지 않는 스포츠로 신세대들에게 ‘낙인’이 찍혀 차세대 골프인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업스케일 골프코스 개발업자들은 아예 ‘워킹 온리’코스를 따로 만들기도 한다. 골프장이 많아지면서 골프장 사업이 예전처럼 쉽지만은 않다. 각종 기발한 서비스 상품 개발에 지혜를 동원해야만 골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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