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부터 본격적인 ‘나들이’ 시즌이 시작된다. 메모리얼 연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휴가 시즌은 아동들이 여름 방학을 맞는 6, 7월에 절정을 이룬다. 따뜻한 날씨, 신선한 공기, 아름다운 산과 분위기 있는 해변 등은 남가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요즘 같이 날씨도 무덥지 않은 때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최고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휴 여행은 인파와 숙소 예약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풍광은 아름답고 사람은 많지 않다면 연휴 여행지로서 최적이다. 메모리얼 연휴를 맞아 그동안 지상을 통해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숨겨진 관광지들을 소개한다.<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준 레이크 순환도로(June Lake Loop)
이스턴 시에라의 맘모스나 비숍은 이미 잘 알려진 관광지이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준 레이크 순환도로는 뛰어난 경치와 각종 레포츠 시설이 풍부한데 비해 ‘인파’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매년 충분한 적설량으로 지금 방문해도 고산지대에는 하얀 눈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9,000피트의 시에라 산맥 주봉들이 늠름하게 줄서 있는 가운데 제법 큰 사이즈의 알파인 호수가 방문객을 맞고 있다. 수면 위로 시원한 산바람이 불면서 잔잔한 파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드문드문 플라이 낚싯대를 캐스팅하고 있는 강태공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사철 관광지인 준 레이크는 겨울철에는 호수 뒤쪽 준 마운틴(June Mountain) 스키장이 4월까지 오픈한다. 스키장 입구에는 수많은 온천호텔과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완비된 타운을 이루고 있다.
순환도로를 끼고 4개의 잔잔하고 수정같이 맑은 호수가 있는데 1,100에이커의 그레이트(Great) 호수와 64에이커의 걸(Gull) 호수, 160에이커의 준 호수, 80에이커의 실버(Silver) 호수 등 4개의 호수가 나란히 능선을 따라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고 숲이 우거진 호숫가에 피크닉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한적한 곳에 텐트를 치고 하루 이틀 쉬고 있노라면 세상만사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특히 메모리얼 데이부터 문을 여는 준 레이크 수영장은 그 어느 호수보다 맑고 깨끗해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한 무지개 송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395번과 이어지면서 약 1시간이 소요되는 순환도로를 돌면서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풍광을 즐기다가 다시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또 다른 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인근에는 맘모스 레이크, 모노 레이크, 리 바이닝 등 이스턴 시에라의 수많은 관광지가 산재하고 있어 2박3일 여행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좀더 욕심을 내면 그 유명한 티오가 패스(Tioga Pass)를 따라서 요세미티에도 도달할 수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14번 프리웨이 노스→395번 하이웨이를 따라 계속 북상하게 되면 왼쪽으로 우뚝 솟아 끝없이 이어져 펼쳐지는 시에라 산맥이 나타난다. 395번을 따라서 약 4시간 정도를 달려 비솝 시내를 지나 June Lake라는 사인판을 만나 왼쪽으로 들어서면 된다. LA에서 약 320마일 소요시간 5시간30분 정도.
문의 (760)648-7726, www.visitmammoth.com
▲샌타폴라(Santa Paula)
개발 열풍속에서 과거의 멋과 맛을 유지하는 작은 마을들은 대체로 큰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특색이다. 하지만 벤추라 동쪽 시미 밸리 북쪽에 얌전하게 앉아있는 샌타폴라는 LA에서 불과 65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마을의 분위기는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오렌지와 레몬나무 숲과 기암이 곳곳에 박혀 있는 언덕을 넘고 또 넘어서 닿는 샌타폴라는 빅토리아풍의 건물이 스페인풍의 집들과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있다. 다운타운의 메인 스트릿에는 100년이 넘은 고풍스런 건물들이 줄지어 서서 관광객보다는 마을 사람들을 주고객으로 맞는다.
마을을 조그만 걸어보면 이 곳이 오렌지와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세워진 남가주의 전형적인 마을로 태평양의 시원한 바닷바람이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정겨운 곳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LA에서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좋지만 1~2박 정도 머물면서 이 곳에 있는 유서 깊은 인(inn)을 이용하면 더욱 추억어린 관광이 된다. 마을 지도와 명소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0가와 샌타바바라 스트릿에 있는 디포(The Depot)를 방문하면 되는데 이 건물은 이 지역 상공회의소로도 쓰이고 있다.
10가와 메인 스트릿에 있는 ‘샌타폴라 유니칼 석유 박물관’(Santa Paula Unical Oil Museum)을 방문하면 1887년 철도 개통과 함께 이 곳이 어떻게 번성했는지를 잘 알 수 있으며 샌타폴라의 기후가 오렌지 재배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기여하는지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골동품 상점들도 많다. 다운타운 앤틱 샵을 구경하면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과거 속의 마을인 샌타폴라는 공항도 과거를 실제로 대할 수 있다. 각종 클래식 비행기 진열되어 있는 박물관이 있으며 활주로에서 멋진 자태를 뽐내는 쌍엽기 등 초기 비행기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 곳의 유일한 호텔(Santa Paula Lodge·805-525-1561)은 한인이 운영하고 있다. 호텔에 체크인 할 때 한인 매니저를 찾으면 저렴한 가격(50달러선)에 방을 구할 수 있다. 인근 10~20분 내외에 오하이밸리 벤추라 옥스나드 필모어 등의 유명 관광지가 있기 때문에 이 곳에 숙소를 정하고 원하는 관광지로 떠나면 좋은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만들 수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매직 마운틴을 지나서 나오는 126번 프리웨이 웨스트로 갈아탄다. 126번을 갈아타고 약 40분 정도 가면 샌타폴라에 도착한다. 참고로 126번은 남가주에서 가장 자동차 사고 사망률이 높은 하이웨이이다. 항상 경찰이 속도위반을 단속하고 있다. 속도를 준수해야 한다.
▲중가주 샌안토니오 호수(San Antonio Lake)
중가주 와인의 도시인 파소 로블즈 북쪽에 숨어 있는 샌안토니오 호수는 연휴 여행지로 좋은 조건들이 풍성한 곳이다. 일단 큰 도시와 떨어져 있어(LA에서 3시간30분) 인파로 붐비지 않는다. 따뜻한 수온과 16마일의 길이, 둘러싸인 언덕들로 보호된 조용한 환경들 때문에 가족 수상 레포츠 여행지로 제격이다. 또한 난류성 어장은 1년 내내 낚시꾼들의 좋은 낚시터가 되고 있다.
5,500에이커의 넓은 호수는 참나무로 뒤덮인 구불구불한 구릉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호숫가가 60마일에 이르는 이 곳에는 많은 현대식 야영장(650개)이 있어 캠핑족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캠프 사이트는 전기 훅업(hook-up)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프 사이트의 가격은 8~12달러선이다.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단체 야영장이 있고, 쓰레기 처리장도 있다.
마리나에는 모터보트 젓는 보트 카누 세일보트, 수상스키 제트스키, 윈드서핑(windsurfing)등을 빌려주거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를 빌려 낚시를 하면 송어 메기 배스 등이 잘 잡힌다.
수영을 할 수 있으며 비치가 있으며 피크닉장도 시설이 뛰어나다. 등산로와 승마로가 있으며 캠프파이어(campfire) 프로그램이 있고 운동 코스와 자연공부도 할 수 있다. 스낵바, 식당, 그로서리 가게가 있고, 미끼와 낚시 도구를 구할 수 있으며, 전기 세탁소와 주유소, 게임 룸 등이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3시간 정도 북상하면 와인의 도시 Paso Robles를 만난다. 이 곳에서 나오는 Nacimiento Lake Dr.(G14)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향한다. Interlake Rd.가 나오면 좌회전 San Antonio Rd.가 나오면 우회전하면 도착한다. LA에서 약 280마일 정도이며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주소 및 문의: 2610 San Antonio Rd. Bradley, CA, (831)385-8322, (805)472-2311, www.co.monterey.ca.us/pa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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