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돌부터 나르면 되나요?" 애리조나 세도나 마고가든의 일요일 아침은 언제나 밝은 인사와 분주한 손놀림으로 가득하다.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두터운 면장갑을 끼고, 필요한 삽과 톱을 골라 어깨에 둘러메는 모습은 마치 전문 건설 인력과 같다.
이곳은 바로 한국 민속촌의 건립 현장. 이들은 모두 한국 민속촌의 건립에 뜻을 모아 매주 일요일 자원봉사를 자청한 북애리조나 동포들이다.
미주를 포함, 해외에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심는 대대적인 한국 민속촌 건립 공사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 북애리조나 한인회와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국 민속촌 건립은 지난 2002년 3월 하와이에서 결정된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의 전국 12대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사업에 북애리조나 동포사회는 모두 한 마음이 되어 똘똘 뭉쳤다. 그 출발은 북애리조나 한인회의 명예회장이자 한국 민속촌 건립위원장인 이숭헌 총재(새천년 평화재단)가 사재 100만달러를 한국 민속촌 건립을 위해 기부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승헌 총재는 ‘힐링소사이어티’를 비롯한 저서 20여권의 인세와 뇌호흡 관련 발명품의 특허 로열티 전액을 한국 민속촌 건립에 기부하였으며 이를 통해 호수 조성 공사 및 한국문화 기념관 기초공사 등을 위한 기초 재원을 마련하였다. 여기에 북애리조나 동포들 역시 지난해 말부터 자체적으로 자원봉사 조직을 구성해 매주 일요일, 세도나 마고가든의 민속촌 건설 현장을 찾아 직접 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바르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한국 민속촌 건립에 마음을 모았다.
한국 민속촌 건립의 청사진은 이러한 북애리조나 동포들의 열성적인 협조로 벌써 1단계 계획의 반 이상이 현실로 일구어졌다. 공사 6개월만에 한국문화 기념관은 기초 공사가 완료되었으며 야외 놀이마당과 민속촌이 들어설 부지에는 인공 폭포와 계곡,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2~3m의 힘찬 물줄기를 내뿜는 폭포수 밑 계곡에는 단군시대부터 신라 화랑들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 선도 수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야외 명상 수련 시설이 들어섰다. 물줄기가 이어지는 호수의 주변에는 한국 제주도에서 직접 공수해온 유채꽃씨가 파랗게 싹을 내며 자라고 있으며 이 곳은 차후에 설치 예정인 정자, 물레방아와 함께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질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렇게 약 6개월간 바쁘게 단장해온 한국 민속촌 건립 준비는 지난 5월4일 토요일, 대대적으로 열린 ‘한국 민속촌 건립 기공식’으로 미주 한인사회 모두의 프로젝트로 부상되었다. 이 자리에는 이승헌 한국 민속촌 건립위원장 및 LA 성정경 총영사, 민병용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전국 조직사무총장, 서영석 미주 총연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회 회장, 문성신 애리조나 한인회장 등 핵심 관계자와 북애리조나 동포, 지역 주민, 관광객 등 약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민속촌 건립위원장인 새천년 평화재단 이승헌 총재는 환영사에서 "노동이민, 경제이민의 역사가 이제는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 ‘문화이민’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라며 한국 민속촌 건립이 "세도나 한국 민속촌은 한국의 홍익인간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구심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에서도 "올 6월까지 2만달러를 지원, 앞으로도 5만달러에서 10만달러 이상의 계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민병용 사무총장은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북애리조나 한인회의 동포들은 모두 감회가 새로운 표정. 매주 일요일 자원봉사 활동을 벌인 이상호씨는 "한국 민속촌 건립을 위해 쌓은 돌 하나, 흙 하나에도 우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이제 우리는 어글리 코리안이 아니라 홍익정신을 심는 자랑스러운 코리안이다"라며 검게 탄 얼굴로 밝게 웃었다.
앞으로 한국 민속촌은 1단계로 올해 11월까지 한국의 정신과 전통 문화를 교육하는 300여명 수용 규모의 한국 문화 기념관인 건립될 예정이며, 2007년까지는 2단계 프로젝트로 역사관, 제례관, 복식관, 생활관, 과학관, 야외놀이 마당이 건립될 예정이다. 또한 세도나 한국 민속촌과 가장 가까운 도시인 커튼우드에 건립될 약 30에이커 규모의 평화공원(Peace Park)과 하나의 문화타운으로 연결되어 세도나를 찾는 연 500만명의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북애리조나 한인회의 한인회장 전승배씨는 "이승헌 총재와 북애리조나 동포들처럼 많은 이들이 한국 민속촌 건립을 위해 아낌없는 후원을 보내고 있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이 뜻을 이루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민족의 정신을 세우는 일에, 한국 정부와 미주 전 동포사회가 더 많이 동참하고,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후원 문의 북애리조나 한인회 (928)28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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